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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 보험설계사, 고용보험 가입자 될까

  • 2020.11.18(수) 16:20

국회 환노위, 특수고용직 보호방안 마련 공청회 개최
의무가입 vs 선택가입, 별도방안 두고 여야 의견 갈려
특고직간 성격 달라 비용·고용영향분석 등 필요성 제기

정부가 '전국민 고용보험' 추진을 진행중인 가운데 특수고용직종사자(이하 특고직)에 대한 도입방향을 두고 여야 간 입장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특고직을 보호하는데 있어 고용보험이 아닌 다른 선택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소 50만에서 최대 230만명으로 추정되는 특고직 가운데는 40만명이 넘는 보험설계사도 포함돼 있다. 일부는 고용보험 도입을 반기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보험사의 비용부담 증가로 성과가 낮은 설계사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방안 마련을 위한 입법 공청회'를 열어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가운데 여야가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특고직에 대한 사회적 보호 필요성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공감하면서도 특고직 내에서도 의견과 상황이 갈리는 만큼 기금계정을 분리하거나 공제를 만들어 별도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야당측 진술인 대표인 이지만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임금근로자와 특고직은 이직률과 입직·퇴직의 자율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는데, 현재 고용보험은 임금근로자에 최적화돼 설계·운영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올해 7월까지 고용보험기금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고 연말에는 정부지원이 포함됐음에도 고갈될 전망임을 감안하면 특고직 도입시 재정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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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임금노동자의 이직률은 4.4%, 특고직은 38.1%로 차이가 있고 특고직도 레미콘기사 등 생산수단을 가진 직군과 보험설계사, 학습지교사 등 생산수단 없는 직군간 근로조건이나 이직률에 차이가 발생한다"며 "플랫폼 비즈니스 확대로 앞으로 특고직이 더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별도의 사회보장체계나 공제제도를 도입하는 등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용보험을 도입한다고 해도 적용제외 방식을 도입하거나 재정 문제에 대한 충격 방지를 위해 3~4년간 기금을 분리해 운영하는 테스트 기간을 두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임의가입이나 적용제외 없이 일괄 적용해야한다는 입장도 공고했다.

여당측 진술인 대표인 권오성 성신여대 법과대학 교수는 "사회보험은 강제가입이 원칙이며 적용제외는 제도 도입의 본질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는 전체 사회보험 제도의 토대 자체를 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용제외를 허용하는 것은 기업별 경영환경 차이로 불공정 행위를 야기하고 사각지대를 발생시킨다"며 "코로나19로 고용위기가 더 커질 것을 대비해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의 일괄적인 고용보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은 "고용보험 의무가입은 기금에 악영향울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험설계사의 경우 대다수 고용보험 의무가입을 반대하고 선택가입을 희망하는데 국가가 이를 강제적으로 가입시키는 것은 국민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만 교수도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보다 국민 대다수 동의의 문제"라며 "유럽 선진국의 경우에도 특고직의 고용보험 의무화를 추진하는 곳은 프랑스 정도이고 나머지는 임의가입 등으로 예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납입의 형평성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어 이직률, 이직 사이 기간 등에 대한 종함적인 검토 후 전국민고용보험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권오성 교수는 "이직의 자율성 등으로 우려되고 있는 도덕적해이 문제는 어느 보험에나 존재하는 문제이고 이러한 부분이 걱정된다고 해서 가야할 길을 가지 않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계정을 분리해 운영하는 것은 차후 통합에 어려움이 큰데다 공제는 국가의 개입이 힘들고 통제가 안돼 대수의 법칙 측면에서도 고용보험 체제에 포함시키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근로자들이) 보험료를 내지 않고 구휼적으로 급여를 받는 것이 아니라 사회보험 재정에 적극 기여하기 때문에 제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급을 당당하게 행사한다라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시민권 관점에서 고용보험은 포괄적으로 확대해 접근하는게 맞다"고 덧붙였다.

환노위는 향후 '고용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및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등 법안심사 과정에서 논의내용을 반영할 방침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정확한 특수고용직 근로자의 수조차 명확히 파악하지 못해 이들의 의견이나 상황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특고직의 고용보험 편입비용분석을 비롯해 예비타당성분석, 고용영향분석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보험업계 내에서도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내부에서 고용보험 도입에 대해 여전히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선택적 적용이 되지 않는다면 보험사 입장에서도 성과가 낮은 설계사들을 정리하는 일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계사들의 경우 내년 고용보험 이외에도 수수료 개편, 코로나19로 인한 대면영업의 어려움,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과태료 부담 증가 등 다양한 환경 변화가 예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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