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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정책+]블로그 영업 혼란…기존 내용 삭제해! 제재는 글쎄?

  • 2021.03.29(월) 08:36

비대면 영업 계속 느는데…금소법에 가로막혀
금융당국 세부 사례 질문엔 원칙만 강조 '답답'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D+1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법률(이하 금소법)이 지난 25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지만 판매 현장에선 여전히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와 영업현장의 혼란에 대해 연일 해명과 설명 자료를 내놓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사실상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원칙'만 강조하고 있어서다. 비즈니스워치는 금소법 시행 후 보험영업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와 궁금증, 우려들을 꾸준히 짚어보려고 한다. [편집자]

◇ 블로그 보험영업…"기존 내용 삭제가 원칙"

코로나19로 잠재 고객을 만나기 어려워지면서 보험설계사들은 블로그나 유튜브나 SNS 등을 통해 가입자를 유치하는 이른바 '블로그 보험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언택트 시대에 맞춰 직접 만나지 않고도 고객들과 만날 수 있어 최근 더 늘어나는 추세다.

블로그나 SNS에 올라오는 정보들은 ▲보험상품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거나 ▲상품별 보험료 비교 ▲연령·상황에 맞는 보험상품 추천 ▲보험가입 시 꿀팁 등 다양하다. 다만 올리는 목적은 하나다. 바로 '보험영업'을 하기 위함이다.

금융당국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금융거래를 유인하기 위해 금융상품 관련 정보를 게시하는 것' '광고'로 규정하고 있다.

불특정다수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영업을 목적으로 혹은 개별 고객과 추가적인 상담을 위해 연락처 등을 남겼을 경우 광고에 해당해 규제를 받게 된다. 특정 상품에 대한 추천이나 설명이 없는 배너광고 클릭 시 판매자에게 연결되는 방식도 광고에 해당한다.

보험설계사가 앞으로 블로그에 보험영업을 위해 상품내용이나 보험정보를 올리려면 보험협회를 통해 내용이 명확하고 오인사유가 없는지 등 '광고심의'를 거쳐야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블로그 영업을 위해 기존에 올렸던 자료들도 문제가 된다. 금소법 시행 전이라고 해도 기존 광고물을 활용해 '광고'가 이뤄졌을 경우 금소법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당국은 원칙적으로는 모두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블로그 영업은 광고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협회를 통해 '광고심의'를 받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이전에 올린 내용이라고 해도 소비자들이 법 시행 이후 인식해 광고행위가 인정되면 금소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삭제하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다만 여러 블로그나 사이트 등에 내용을 올리면서 기억을 하지 못해 삭제가 안됐을 경우를 감안해 적극적으로 이런 사례를 찾아 제재하진 않겠다는 애매한 입장도 밝혔다. 원칙이 그렇긴 하지만 현실은 인정해 주겠다는 취지로 안 걸리면 그만이고, 걸리면 운이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 이제 비대면이 대세인데…영업 확장 비상

그동안 비대면 영업 방식을 넓혀가던 설계사들은 영업에 비상이 걸렸다. 기존 자료와 내용들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도 문제다.

블로그 영업을 하는 한 설계사는 "고객이 블로그나 유튜브 영상을 통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상담하기를 원하거나 실제 이를 통해 보험계약이 체결되는 경우도 많다"면서 "단순히 전화번호만 들어가지 않으면 된다는 건지 구체적으로 어디까지를 광고로 본다는 건지 혼란스럽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설계사는 "혹시 몰라 1월부터 블로그에 업무관련 글을 아예 게재하지 않고 있다"면서 "블로그, 유튜브, SNS를 통해 영업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영업환경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금소법 관련 내용도 정확히 알 수 없어 너무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 실사례 들어가면 '원칙'만 고수…현장은 '답답'

문제는 금융당국이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선 '원칙을 지키라'라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는 데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세부 사례는 사전에 질의가 들어와 답을 낸 내용이 아닌 경우 답변하기 어렵다"면서 "구체적인 사례에 다 적용하기 어렵고, 실상 내용을 모르는 경우도 있어 금소법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당국이 업계 질의사항을 취합해 답변을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개별 사례 적용은 또 다른 문제다. 실제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보호 부서나 팀에서 관리하다 보니 개별 업권의 세부 내용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GA업계 설계사 관리 담당자는 "금소법 내용을 궁금해하는 설계사들이 많지만 대부분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보험사나 협회 등에서 교육을 하고 있다지만 단순 자료 전달식이어서 설계사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보험사들도 '우리는 알렸다, 대비책은 없다'라는 식이 많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소법은 기존 업권별로 제한적으로 적용하던 6대 판매 규제를 은행·보험·카드·증권 등 전 금융사가 판매하는 모든 상품에 확대 적용하는 게 골자다.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안전장치를 만들고, 과태료·과징금 확대 등 판매자의 책임도 더 강화했다. 

동양사태 등 과거 굵직한 금융사고에 이어 최근 옵티머스, 라임펀드 등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로 추락한 금융시장 신뢰도 회복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도 있었지만 현재로선 졸속 추진 논란과 함께 금융권 전반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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