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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법 시행 이틀 앞두고 CCO 소집한 금감원

  • 2021.03.23(화) 16:44

판매절차 재수립, 약관개정, 시스템 반영 등 시간부족 토로
6개월 유예·비조치 범위, 한계도 '오리무중'…업계 불안 고조
유예기간 내 소비자와 발생하는 분쟁, 민원 책임소지 불분명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금소법)' 시행을 이틀 앞두고 금융당국이 금융권역별 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를 불러 모았다. 시행령과 감독규정이 법 시행 일주일 전에 제정되면서 졸속추진 논란과 함께 금융권 전체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비롯해 금소처 임원들은 이날 업권별 금소법 준비사항 점검과 애로, 건의사항 등 현장목소리를 듣기 위해 은행과 생보사 CCO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은행 10개사, 생보사 11개사 CCO와 은행연합회, 생보협회 소비자보호 담당 임원이 참석했다.

논의의 쟁점은 법 시행을 앞두고 턱없이 부족한 시간과 확정되지 않은 세부내용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금소법은 은행·보험·카드·증권 등 전 금융사가 판매하는 모든 상품에 6대 판매 규제를 확대 적용하는 법률이다. 지난해 3월 제정 이후 시행까지 1년간의 기간이 있었지만 시행령이 지난 16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쳤으며 17일에서야 감독규정이 발표됐다. 시행세칙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6대 판매규제를 적용해 기존 판매절차를 재수립하고 이에 맞는 약관, 상품설명서 변경, 전산시스템 구축 및 반영 등이 이뤄져야하지만 준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일부 규정의 경우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고의․중대한 법령위반, 감독당국의 시정요구 불이행 이외는 비조치(법규정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6매 판매규제는 반드시 지켜야 하기 때문에 준비가 안됐어도 다른 우회적인 방법을 동원해 시작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특히 유예기간 중 제도적 장치의 문제가 아닌 소비자와 금융사간 분쟁이나 문제가 불거졌을 경우 어디까지 비조치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비조치 방침을 밝혔지만 소비자와 문제가 불거졌을 경우 어디까지 비조치가 적용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당국이 바로 이야기해줄 수 있는 부분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책임소지 여부까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예기간 동안 업권별 애로사항이나 유권해석 질문에 대해 얼마나 빠르고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제도가 안착되지 못한 혼란스런 틈을 타 금융브로커 등이 시장교란을 일으킬 경우 혼란이 더욱 가중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사건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비조치만으로 이를 무마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며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소법 시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영업위축을 비롯해 소비자가 금융상품을 가입하는데 있어 오히려 불편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책잡히지 않기 위해 소비자에게 가능한 기존보다 많은 정보나 확인을 요구할 수 있다"며 "소비자의 편의성은 떨어지고 금융사 부담은 커지는 등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지만 당장은 모호성 때문에 오히려 소비자를 괴롭히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은경 금소처장은 간담회에서 "금소법 시행에 금융업계가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한다"며 "간담회에서 제기된 애로, 건의사항에 대해 업계와 지속적인 소통으로 해결하고 금소법 안착을 위해 적극적인 지도와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다만 간담회에서 질문이나 애로점을 쏟아낸다고 해도 당장 해결책이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간담회가 릴레이로 진행되는데 업권별 질문이 겹치거나 차이가 나는 부분들이 있는 만큼 이를 모두 종합해 순차적으로 답변이 나올 것"이라며 "업권별 세부적인 사안들의 경우 당장 유권해석이나 답변이 어려울 수도 있어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법이 최대한 빨리 안착하기 위해서는 금융권 공통 문제와 개별 업권 질문들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도록 당국이 별도TF나 관리·운영 조직을 만들어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한편 간담회는 23일 은행, 생보사들을 시작으로 26일 손해보험, 30일 금융투자, 4월 6일 여전사, 4월 9일 저축은행 순으로 릴레이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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