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공동점포를 개설했다. 서로 다른 시중은행이 점포 한 곳을 함께 사용해 영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공동점포를 개점한다고 25일 밝혔다. 두 은행은 지난해 말 폐점된 우리은행 신봉지점 공간을 절반씩 사용한다. 인근에 있던 하나은행 신봉지점은 작년 9월 문 닫았다.
아파트가 밀집한 주택가인 용인 수지에는 작년까지 4대 시중은행이 △수지지점 △성복지점 △신봉지점 등 각각 3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해왔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여전히 3개 점포를 열고 있다. 시중은행 3·4위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제각각 채널 효율화 과정에서 신봉지점을 폐쇄했지만 금융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 지붕 두 은행'을 택했다.
공동점포에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직원 각 2명씩 총 4명이 근무한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로 향후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점포는 △소액 입출금 △제신고 △전자금융 △공과금 수납업무 등 고령층 수요가 가장 많은 단순 창구업무를 취급할 예정이다. 사회공헌 목적이 큰 만큼 양측이 상품 판매는 자제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점포 축소에 따른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고객층의 이용 편의성도 높여드리고자 이번 공동점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채널혁신섹션 관계자는 "향후 디지털 취약계층 등 금융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고 오프라인 채널의 접근성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중 경북 영주시에 공동 점포 열기로 했다. 시중은행들은 영업점이 없는 곳이나 기존 영업점을 없애는 곳에 우체국 공간을 공동점포로 활용하는 방안이 정부 차원에서 논의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겪은 지난 2년 사이 국내 5개 대형 은행 점포수가 10% 넘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기준 국내은행의 점포수는 총 6094개로 전년말(6405개)보다 311개 줄었다. ▷관련기사: 코로나 2년새… 5대은행 점포 '열에 하나' 사라졌다(3월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