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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더 오를라…3세대 실손보험료 인상 '머뭇'

  • 2022.07.07(목) 06:05

3세대 실손보험 출시 5년지나 보험료 조정 기로
보험료 상승…6% 물가 더 밀어올릴 가능성↑

3세대 실손의료보험료 인상을 두고 보험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국민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실손보험료 인상이 외환위기이후 최악으로 치달은 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올 상반기 보험업계는 물가상승률의 두 배를 웃도는 실손보험료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4월 출시한 3세대 실손보험이 올해 5월을 기점으로 보험료를 인상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라 출시 5년 후에는 보험료를 조정할 수 있어서다. 일부 보험사는 최대 10% 수준의 보험료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계는 누적된 적자에 따라 3세대 실손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세대 실손보험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은 107.5%를 기록했다. 단순히 계산하면 보험료 100원을 받고 107.5원을 보험금으로 내줬다는 뜻이다. 사실상 마이너스 영업이다.

하지만 강한 인상 목소리를 내는 건 조심스러워 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정부가 물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실손보험료 인상이 물가상승률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작년말 기준 실손보험 가입자는 약 3900만명에 달한다. 전 국민의 75%에 달하는 데다, 소비자물가지수에도 반영돼 실손보험료가 오르면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하는 구조다.

지난 5일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8.22로 1년 전보다 6.0% 뛰었다고 밝혔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최근 소비자물가가 급등하는 주된 원인은 국제 유가·원자재 가격 등 공급 측 요인 때문인데, 이는 수요 측 분야로까지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다.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로 빠르게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미 올 상반기 단행한 1·2·3세대 실손보험 보험료 인상 오름폭이 모두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보험업계는 올해 1월과 4월 2세대 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과 1세대 실손보험(2009년 9월까지 판매)의 보험료를 평균 16% 수준으로 인상했다. 3세대 실손보험 역시 '안정화 할인 특약' 종료로 보험료가 평균 8.9% 올랐다. ▷관련기사 : 내년 실손보험료 평균 14.2% 인상…실제 인상률은 50%↑(2021.12.31)

/그래픽=한국은행

앞서 한국은행은 실손보험료 인상이 물가 상승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지난달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올해 1월~5월중 소비자물가지수내 가중치 약 20%를 차지하는 관리물가가 전기료·도시가스요금 인상, 보험서비스료 상승 등 영향으로 오름폭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1·2·3세대 실손보험료 인상으로 보험서비스료가 올해 1월 전년동월대비 13.4%, 5월 14.8% 각각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3세대 실손보험이 2017년 출시된 후 한 번도 실질적인 보험료 조정을 하지 않아 올해 보험료 인상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면서도 "물가상승으로 인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2023년부터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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