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카카오 먹통 사태로 소상공인이 입은 피해에 대해 "적절한 보상 처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셧다운 대비 훈련 또한 앞으로 철저히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지난 24일 신 대표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 접수 규모를 묻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모든 채널을 열어 놓고 관련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며 "각각에 대해 사례를 분석한 뒤 적절한 보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카카오측이 매장별 한 달 매출액을 파악할 수 있을 텐데 왜 입증 책임을 소상공인이 져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신 대표는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카카오페이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이 있고 카카오에서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잘 나눠서 내부적으로 공유하겠다"고 답했다.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비상상황 훈련 강화할 것"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재난 대응이 적절지 못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강 의원은 "(이번 사태에서)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 결제나 계좌 송금 등 핵심 서비스가 가능하기까지 10시간이 넘게 걸렸고, 페이 인증 서비스는 이틀 뒤인 17일에나 가능했다"라며 "지키지 않는 재해 복구 지침을 만든 이유는 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 의원은 카카오페이 또한 카카오처럼 데이터센터에 재해가 발생할 것을 대비한 훈련이 없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신 대표는 "그 부분(셧다운 대비 훈련)에 있어 미흡한 점이 있다"고 답했다.
함께 증인으로 출석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금융감독원이 재해 발생 시 비상 대응계획이 미흡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치한 사항은 고객 자산과 관련된 사항은 아니었고, 은행 내부 자산을 데이터센터에 보관하라는 지적이었다"며 "해당 가이드라인을 이행했고, 화재 발생 당시 위기 대응 훈련 가이드라인에 따라 바로 대응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종합국정감사 다음날인 25일 화재 및 재해 등 내외부 각종 비상사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비상대응특별점검반을 꾸렸다. 최고정보책임자(CIO)가 위원장을 맡아 재해 대응의 신속한 판단 및 의사결정을 돕는 위기상황대책본부내 신설되는 조직이다.
카카오뱅크는 팀장급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이 참여해 전문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비상대응특별점검반 구성을 계기로 각종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을 강화, 고객의 자산과 데이터를 안전히 보관하고 서비스의 연속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카카오 사태 문제 인식…피해 보상 한도 늘릴것
이외에도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게 이번 카카오 사태 때 전자금융사고 보고 기한이 정확히 명시되지 않아 보고가 즉각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카카오 화재 발생 시간은 15일 오후 3시 30분경이지만, 카카오뱅크는 16일 오후 4시 19분에 사고를 최초 보고 했다"며 "전자금융사고의 최초 보고 기한을 1영업일 이내로 규정하는 게 타당한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 원장은 "카카오페이 같은 경우 이중화가 미비하다고 볼 여지가 큰 것으로 보이고, 카카오뱅크도 대출이나 이체 기능에 지장이 생겨서 저희가 굉장히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며 "규정상으로는 보고는 지체 없이 즉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부규정에 1영업일 내라는 뜻은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아무리 늦어도 1영업일 내로 하라는 조치인데, 이 규정을 오히려 우회해 빨리 보고해야 할 사항을 늦게 했다"며 "하위 규정에 대한 해석 지침을 낼 계획이며 개정도 검토하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또 윤 의원은 최근 카카오 화재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이용자가 본 피해에 대한 보상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카카오 금융계열사처럼 가입자가 많은 기업에 대해서는 그 기준을 달리하거나 별도로 피해 보상 준비금을 적립하는 것은 어떻느냐"고 제시했다.
이 원장은 이러한 지적에 "자체적으로 피해보상을 준비할 수 있는지 회계상으로도 보고 전자금융업자의 최소 피해보상 한도를 크게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