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대손비용 급증한 삼성카드, 4년 만에 순익 감소

  • 2024.02.08(목) 16:58

[워치전망대]
작년 당기순이익 6094억원…전년비 2.1%↓
신판 늘었지만 금리 상승 속 연체율 1%대로

지난해 삼성카드의 당기순이익이 4년 만에 감소했다. 본업인 신용판매(카드사용액·일시불+할부)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자금조달 비용과 대손비용으로 깎아먹었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올해도 큰 폭의 이익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온다.

삼성카드 분기 당기순이익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삼성카드는 지난해 순이익이 6094억원으로 전년 6223억원 대비 2.1%(129억원) 감소했다고 8일 밝혔다. 순이익 감소는 지난 2019년(-0.3%) 이후 4년 만이다. 매출은 4조42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100억원으로 전년보다 4.6% 감소했다. 4분기만 따로 본 순이익은 1794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1658억원, 전분기 1395억원과 비교해 각각 8.2%, 28.6% 증가한 수치다.

작년 대손비용 62.8% '껑충'

지난해 전체 순익이 주춤한 건 조달금리 상승으로 금융비용이 늘고, 경기 여건 악화로 고객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대손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우선 2022년 초만 해도 2%대 중반이었던 여신전문채권(여전채) 금리가 지난해 3% 후반에서 4%대를 넘나들며 금리부담이 커졌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시장에서 돈을 빌려와 신용을 제공한다. 이로 인해 금리가 조금만 인상돼도 비용부담이 커진다. 실제 지난해 삼성카드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4860억원)이 전년 대비 12.2% 증가했다.

더불어 개인채무조정(워크아웃) 접수가 증가하며 지난해 말 연체율(30일 이상 연체율)이 1.2%를 기록했다. 2019년 6월(1.4%) 이후 최고 연체율이다. 부실률이 늘면서 작년 말 대손비용(7200억원) 부담 또한 1년 전보다 62.8% 뛰었다. 대손비용은 대손충당금 전입액과 대손준비금 전입액을 합한 비용이다. 쉽게 말해 가계나 기업에 빌려준 돈을 떼일 경우에 대비해 회사 곳간에 미리 쌓아두는 돈이 급증했다는 얘기다.

신판서 3.7%↑…올해도 '힘들다'

본업에서 선방해 비용 손실을 일부 만회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총 취급고(이용금액)는 165조18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이 중 카드사업 취급고는 164조8437억원으로 지난해에 견줘 2.6% 증가했다. 해외여행 재개에 따라 여행 업종 이용금액이 확대됐고 온라인·요식 업종에서도 카드를 긁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카드사업 각 부문별로는 △신용판매(일시불+할부)가 148조2333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늘었다. 반면 △금융부문(장기+단기카드대출)은 16조6104억원으로 6.9% 감소했고 △할부리스사업의 경우 3371억원으로 반토막(-50.6%)이 났다.

고금리에 연체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올해도 실적 개선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온다. DB금융투자는 올해 삼성카드 당기순이익 전망치를 5700억원으로 제시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4만15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금융비용 및 대손비용 부담이 올해도 개선되기 어렵다는 게 주된 근거였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올해도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 고물가,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리스크와 효율 관리를 통해 회사의 모든 전략을 이익 중심으로 전환하고,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플랫폼과 데이터가 강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