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올해 검사계획을 작년보다 크게 축소하기로 했다. 대신 긴급 현안과 중점 사항에 대한 집중 점검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금융사들의 수검 부담을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주요 검사 내용으로는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금융상품 관련 불완전판매 등 공정 금융과 대손충당금 적립 등 금융사들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중심으로 한 건전성 제고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21일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 달성을 위한 연간 검사업무 기본 방향과 중점 검사사항을 담은 '2024년 검사업무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전 권역 검사부서를 1·2·3국 체제로 개편한 첫 해로 검사부서 간 협업과 연계 검사를 강화하고 중요 현안에 대해 인력을 집중 투입하는 등 유기적·탄력적 검사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검사부서 간 유기적 협력을 바탕으로 기동성 있는 검사를 위해 검사원 풀링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동일권역 검사부서 간 검사 인력을 통합운영해 중대·긴급 사건에 가용 검사 인력을 집중 투입해 신속 대응한다는 내용이다.
다수 은행 연계사항 일괄대응과 증권사·운용사 통합형 연계검사 등 타 검사부서와 협업·연계검사도 강화한다. 홍콩 H지수 ELS 등 다수 권역에 발생한 불건전 영업행위에도 신속히 공동 대응해 권역 간 검사·제재의 일관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위기대응 역량 강화를 통한 유연하고 탄력적인 검사 체제를 운영한다. 특히 긴급 현안 발생 시 필요 인력을 적기에 투입해 리스크 확산을 조기 차단할 수 있도록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같은 운영방안을 기반으로 올해 검사 규모는 작년에 비해 축소하기로 했다. 검사 규모를 예년 수준으로 조정해 금융사들의 수검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긴급 현안사항과 중점 검사사항에 대한 대응역량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우선 종합 검사 횟수는 622회, 검사 인원은 2만1154명으로 구성했다. 검사실적은 작년에 비해 40회(6%), 인원은 2245명(9.6%) 감소한 숫자다.
정기검사는 작년보다 5회 줄어든 24회, 인원은 22.2% 적은 6099명으로 계획했다. 수시검사는 35회 감소한 598회, 조사 인원은 3.2% 줄어든 1만5055명을 동원하기로 했다.
올해 중점 검사사항으로는 H지수 ELS 판매 관련 내부통제 적정성과 불완전판매 등 불법행위 여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고위험 자산에 대한 단기 실적 위주 투자 의사결정과 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실태 점검이 포함됐다.
보험금 지급거절·삭감과 불합리한 합의 유도 행위,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보험상품 판매 관련 부당차별과 불완전판매 여부를 점검하고 대출 관련 목표이익률과 원가 등 가산금리 산정기준, 수수료 부과체계와 금리인하요구권, 대출청약철회권 운영실태도 살펴보기로 했다.
아울러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하고 시스템 리스크 발생 우려 시 검사인력을 집중 투입한다. 보험사는 해외 대체투자 손실 확대에 대비해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자본적정성 제고 방안 마련 등을 들여다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Best practice) 반영 현황도 점검한다.
영업행위 관련해선 초대형 GA(법인 보험대리점)에 대한 정기검사 실시와 판매자 회사형 GA에 대한 연계검사를 정례화한다. 중소기업·자영업자에 대한 여신 심사·관리체계와 부실채권 상·매각절차 적정성도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정 금융과 건전성 제고, 불건전 영업행위 근절 등을 중점 점검할 계획"이라며 "검사 양에 치중하지 않고 핵심 부문에 필요 인력을 집중 투입해 검사·제재를 내실화하고 부서 간 유기적 협력으로 검사인력 기동배치 등 위기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