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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아쉬운 성적표…3분기 시선은 부동산으로

  • 2024.08.14(수) 09:27

[워치전망대]
상반기 별도순익 3478억원…전년비 44%↓
역기저효과·금융당국 회계제도 변경 영향
"리츠에 빌딩매각 2000억원대 이익 추정"

한화생명이 올 상반기(1~6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두 자릿수 빠졌고, 장래이익을 뜻하는 보험계약마진(CSM) 잔액도 떨어졌다. 보험 가입자에 돈을 제때 줄 보험금 지급 여력(K-ICS)도 나빠졌다.

지난해 반영된 일회성 투자이익 역기저 효과와 금융당국이 제시한 회계 가이드라인을 따른 결과다. 금융투자업계 시선은 한화생명이 부동산을 팔아 거머쥘 '현금'에 쏠렸다. 배당 등 주주환원 확대 여지가 있어서다.

/그래픽=비즈워치

한화생명은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이 347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3.8% 급감했다고 밝혔다. 보험부문에서 2746억원, 투자부문에서 1597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준 올 2분기(4~6월)만 따로 보면 172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8% 줄었다. 별도 순이익에 자회사 실적을 합친 연결기준으로는 6673억원으로 전년동기에 견줘 17.5% 감소했다.

금융당국 회계변경 여파

반기 순익 부진에 대해 한화생명이 내놓은 첫 번째 해석은 지난해 높은 실적에 따른 역기저 효과다. 실제 작년 1분기 당기손익에 반영되는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 매각·평가이익의 호조와 퇴직연금 갈아타기 관련 해약패널티 이익 발생으로 세전 기준 약 2000억원대의 일회성 투자이익을 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별도기준 투자손익이 전년동기대비 반토막(-54.6%) 수준이 됐다.

별도기준 보험손익도 전년동기대비 29.9% 줄어 위축이 이어졌다. 금융당국의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기준 변경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올해 1분기 대거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IBNR은 보험사고가 발생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생겼으나 아직 계약자가 청구하지 않은 금액이다. 한화생명은 이를 약 840억원으로 추정해 비용으로 처리하면서 보험손익이 줄어들었다.

상반기 말 CSM 잔액은 전년동기대비 9.6% 감소한 9조1537억원으로 집계됐다. 역시나 금융당국 입김이 작용한 게 뼈아팠다. 변동수수료접근법(VFA)에 대한 금융당국의 경제적 가정 변경(부채할인율 강화)으로 변액보험 CSM이 약 3200억원 조정받은 것이다. 부채할인율 강화로 시가 부채가 증가, K-ICS가 2분기 말 163%로 집계됐다. 당국 권고치(150%)는 웃돌았지만 전분기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그래픽=한화생명

빌딩 매각대금 사용처는?

한화생명은 일반보장성 보험영업 순항에 의미를 뒀다. 보험영업 성장을 가늠하는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가 올 상반기 1조919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가량 증가했다. 이 중 보장성 APE가 1조5268억원으로 1년 전보다 36.6% 늘었다.

'시그니처암보험 3.0' 등 고수익성 일반보장성 상품의 매출이 증가한 덕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상반기 신계약 CSM은 9965억원으로 총량 자체는 전년동기대비 14.4% 줄었지만, 수익성은 일반보장성 상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12.6%포인트 개선됐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사진=비즈워치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은 사옥 매각 발생 손익이었다. 한화생명은 이달 초 서울 장교동 소재 한화빌딩을 한화리츠에 매각키로 했다. 이를 통해 한화생명에 인식될 손익이 배당가능이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화생명은 배당가능이익 감소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180%를 하회하는 K-ICS와 더불어 해약환급금 준비금 규모(올 상반기 별도기준 1조4297억원)가 순이익을 압도하는 현상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지민 한화생명 지원관리팀장은 "코로나19 종료 이후에 부동산 가치 상승 흐름, 매각 전후의 투자 손익 영향도 등을 고려해 올해가 매각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부동산 매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익은 약 2000억원으로 추정되며, 배당가능이익 증가분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대금은 올 3분기(7~9월) 편입된다. 김동희 한화생명 재정팀장은 "금융당국에서 해약환급금 준비금 축소 규모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다"며 "9~10월 중 결론이 나면 추가 배당 재원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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