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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펫보험에 건 800% 인센티브…'안할 수도 없고'

  • 2024.10.21(월) 08:00

DB손보·메리츠·KB손보 700~800% 시책
'미래 먹거리' 펫보험…대량 판매는 소극적
업계 "진료정보 표준화 등 개선 이뤄져야"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마음인 거죠"

최고 800%까지 치솟은 반려동물(펫)보험 시책 경쟁에 대한 손해보험사 관계자의 말입니다.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거예요. 펫보험은 시장성은 높지만 제도 개선이 따라주지 않아 보험사 간 온도차가 뚜렷한데요. 판매액은 급증하고 있지만, 손해율 우려 등으로 적극적인 판촉이 어렵다고 합니다.

2018~2023년 반려동물 펫 보험 보험료 총액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최근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이 벌이는 펫보험 시책 경쟁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시책은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판매 수수료 외 수당을 말합니다. 일정기간, 특정 상품을 집중판매하기 위한 인센티브 지급인데요. 펫보험의 경우 약속이나 한 듯 한 번에 우르르 끓기보단 앞사람이 끌면 뒷사람이 따라가는 구조라고 하네요.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엔 메리츠화재(700%)·현대해상(700%)·KB손보(300%)가 고시책을 내걸었고요. 이달엔 현대해상을 제외한 DB손보(800%)·메리츠화재(700%)·KB손보(700%)·삼성화재(600%) 등이 파격 시책을 알렸죠. 예컨대, 700% 시책을 약속한 메리츠화재에서 이달 월납보험료가 4만원인 펫보험 하나를 팔면 다음 달 판매 수수료와 함께 시책 28만원이 들어온다는 얘깁니다. 같은 기간 100~200%인 인(人)보험과 비교하면 7배나 높은 수준이죠.

보험업계는 펫보험을 '미래 먹거리'로 꼽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펫보험을 판매하는 11개 손보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거둔 원수보험료는 468억5000만원으로 2022년 말 287억5000만원보다 62.9% 급증했고요. 보유한 계약 건수는 총 10만9088건으로 전년 7만1896건 대비 51.7% 늘었습니다.

높은 성장세지만 절대적인 규모는 그리 커지지 않았습니다. 2022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이 799만마리로 추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입률이 1.4%에 불과하니까요.

성장성이 크지만 손보사들은 펫보험 대량 판매를 꺼리고 있습니다. 무턱대고 팔았다가 손해율 등 위험 관리에 골머리를 앓을 수 있거든요. 동물병원은 같은 질병이라도 병원별 진료 항목이나 가격이 천차만별이랍니다. 진료 정보가 표준화되지 않았대요. 그래서 보험사들은 합리적인 보험료를 산정하기 어렵고 보험금 내주기도 까다롭죠.

/사진=카카오페이 반려동물(펫)보험 비교추천 캡쳐(예시)

제한적인 상황에서 새로운 담보도 큰맘 먹고 출시해야 하니 회사별로 차별화된 상품도 별로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가입자들도 만족스러운 보장을 기대하기 힘들죠. 정부가 펫보험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한 가운데 △동물진료 권장 표준 제정안 고시 △펫보험 플랫폼 비교·추천 서비스 등 제도 개선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관련기사 : [보푸라기]"치과·중성화수술 보상 안돼"…슬기로운 펫보험 활용법(4월20일)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펫보험 주도사인 메리츠·DB가 공격적으로 할때 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요청을 많이해 눈치를 보며 다른 회사들도 시책을 올리는 것"이라며 "자칫 무분별한 시책경쟁으로 보일까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및 관련 제도 개선이 선행되지 않으면, 과잉진료로 동물병원만 돈을 벌고 보험사 손해만 누적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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