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원이 넘는 서울시·인천시 금고 약정이 내년 하반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시중은행 간 물밑 경쟁에 벌써 불이 붙었다. 신한은행이 맡고 있는 수도권 금고를 두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차기 수주를 겨냥한 사전 교감 등 물밑 작업에 나서며 사실상 1차전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시금고 유치는 공공자금 운용 권한 확보와 브랜드 신뢰도 제고 등 전략적 이점을 누릴 수 있다. 하나은행은 인천, 우리은행은 서울시와 각각 인연(?)이 각별한 상황이라 금융사 간 자존심 싸움으로도 평가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현재 서울시 1·2금고와 인천시 1금고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1·2금고(약 48조원)와 인천시금고(약 12조원)는 총 60조원이 넘는 운영자금을 관리하는 기관영업의 '최대어'로 꼽힌다.
신한은행은 2018년 우리은행을 제치고 서울시 1금고를 확보한 데 이어, 2022년에는 서울시 2금고까지 따내며 서울시금고를 모두 차지했다. 인천시금고는 2007년부터 맡아오고 있다. 수도권 시금고를 사실상 '싹쓸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경쟁 은행들 추격도 만만찮다. 신한은행이 관리하는 서울시금고와 인천시금고 약정 기간이 내년 하반기 동시에 종료되며 하나·우리은행은 이미 차기 수주를 겨냥한 물밑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특히 하나금융은 내년 상반기 중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로 본사를 이전하며 이른바 '청라 시대' 개막을 앞두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청라를 디지털 시대 해외 진출 전초 기지로 삼는다는 청사진이다. 본사 이전은 2017년 통합 데이터센터, 2019년 하나글로벌 캠퍼스 완공에 이어 하나드림타운 사업의 3단계 사업이다.
지난 2월 그룹 차원에서 청라 이전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으로 청라 이전을 본격화, 향후 인천 지역경제를 대표하는 그룹으로 자리매김 하게 된다. 하지만 인천 내 금고는 서구 달랑 하나뿐인 상황에 대해 내부적으로 문제의식이 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화·옹진군(농협은행) 이외 7개 구금고는 모두 신한은행 차지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인천 금고 수주에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서울시 금고 재입찰을 앞두고 반격을 노리고 있다. 이 은행은 1915년부터 2018년까지 104년간 서울시 금고를 단독 운영해왔지만 2018년 복수금고 체제 전환으로 1금고를 신한은행에 내줬고, 2022년 입찰에서는 2금고마저 빼앗기며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리딩뱅크 탈환에 전력을 쏟고 있는 KB국민은행도 다크호스다. 최근 군 장병 급여통장과 체크·교통카드 기능이 결합된 '나라사랑카드' 제휴 사업에서 밀려난 만큼, 공공금융 영역에서 만회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풍족한 곳간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 기관영업에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은행들이 쟁탈전에 나서는 건 시금고로 지정될 경우 지자체 세입·세출 업무를 맡는 데 더해 지방세와 정부 교부금, 각종 기금 등 거액의 자금 수신 기반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산하기관 등 지역 공무원들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지자체가 벌이는 각종 사업을 수주하는 데도 유리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출연금 부담과 행정비용 등을 고려하면 지자체 금고 운영만으로는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면서도 "수천 명의 공무원을 단번에 고객으로 확보하는 이점이 있어 수신 기반 확대와 이자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