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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코로나때 반짝했던 'N잡 설계사'…손보 1등 뛰어든 까닭은

  • 2026.02.11(수) 09:11

코로나때 '반짝' 후 한화생명·KB손보 발 뺐는데
메리츠 '4만 설계사' 시대 열자 뒤쫓는 삼성
고객 접점은 늘어나는데 관리 비용은 적어
전문성 부족·사후관리 한계…부작용 우려도

보험업계에서 한동안 잠잠했던 'N잡 설계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등 손보 업계 선두사들이 부업형 설계사 모집과 운영을 확대하자 업계 안팎에서는 기대와 함께 묘한 거리감도 감지된다.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메리츠화재'를 견제하기 위한 업계 1등 삼성화재의 양적 확대 전략이라는 평가와 함께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보호 이슈 등이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이같은 전략이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코로나19 시절 '주목'…업권별 평가는 '온도차'

앞서 N잡 설계사 모델을 선보였던 한화생명과 KB손해보험의 경우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이들 회사는 지난 2020~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에 부업형 설계사를 모집하기 위한 플랫폼을 잇달아 선보였다. 당시에는 대면 영업이 쉽지 않았고 소비자들 역시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환경이 형성되면서 하나의 대안적 채널로 주목받았다.

다만 현재 한화생명과 KB손해보험은 N잡 설계사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기조와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대면 영업 환경이 회복되면서 부업형 설계사 모델의 실효성에 대한 내부 평가가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N잡 설계사에 대한 평가는 업권별로도 엇갈린다. 손해보험의 경우 △자동차보험 △주택보험 △운전자보험 등 비교적 설명이 단순하고 접근성이 높은 상품이 있다. 이를 계기로 다른 상품을 추가로 소개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반면 생명보험은 장기·복합 상품 위주여서 구조가 다르다. 

이 같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최근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를 중심으로 N잡 설계사 플랫폼이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과거와는 다른 환경 변화와 회사 내부의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별화 어려운 시장…'양'으로 가는 회사의 계산

전통 설계사는 △출근 △교육 △목표 관리 △상품·이슈 공유 등 일정한 영업 구조 속에서 움직인다. 반면 N잡 설계사는 활동 강제성이 낮다. N잡 설계사의 가장 큰 특징은 진입과 이탈이 쉽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단기간 인력 풀은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이 같은 구조를 두고 보험사 내부에서는 또 다른 계산법이 작동하고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보험상품 자체가 상당 부분 평준화된 상황에서 지인 영업을 넘어서는 차별화된 영업이 쉽지 않다는 인식이 오히려 N잡 설계사 확대의 전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예 설계사 1명이 계약 1건을 파는 것보다 관리 부담이 거의 없는 N잡 설계사 여러 명이 합쳐서 2건만 만들어도 회사 입장에서는 계산이 맞는다"고 말했다. 상품 차별화가 어려운 시장에서는 결국 접점의 수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N잡 설계사는 관리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는 점도 회사 입장에서는 무시하기 어렵다. 전통 전속 설계사처럼 출근 관리, 상시 교육, 성과 압박을 전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인력 유지 비용이 낮다. 관리를 '타이트하게'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 채널의 전제 조건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관리 강도를 높이면 N잡 설계사의 장점 자체가 사라진다. 회사 입장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넓은 인력 풀을 확보해 놓고 성과가 나는 만큼만 가져가는 구조로 볼 수 있다.

메리츠 독주, 삼성 추격…설계사 수 경쟁도 변수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규모와 증가 속도에서 격차를 벌리자 삼성화재 역시 인력 기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접점 확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관련기사: 'N잡 보험설계사' 확산…CSM 확대 영업망 돌파구?(1월1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속 설계사 수는 4만1111명으로, 전년 동기(2만9362명) 대비 1만명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의 전속 설계사 수는 2만4798명으로 전년 동기(2만337명)보다 4400여명 증가했다. 

두 회사 간 전속 설계사 격차는 2024년 9월 말 기준 약 9000명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1만6000여명까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성·사후관리 공백…소비자 보호 시험대

N잡 설계사 확산 속 가장 큰 우려는 역시 전문성이다. 보험상품은 △면책·감액 조건 △갱신 구조 △장기 유지 리스크 등 복합적인 이해를 전제로 한다. 전속설계사에게 주입식 교육을 반복해도 불완전판매가 발생하는데 본업을 병행하는 N잡 설계사 구조에서 이를 통제하기는 더 어렵다는 지적이다.

사후관리 측면에서도 물음표가 붙는다. 특히 업계에서는 '고아 계약'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설계사가 활동을 중단해도 계약은 남고 계약 관리 책임은 결국 회사와 소비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불완전판매는 판매 시점보다 관리 과정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는 말이 현장에서 나오는 이유다.

특히 가족·지인 영업이 늘어날수록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아는 사람이니까 믿고 가입했다가 나중에 관리가 안 되는 경우가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N잡 설계사가 일을 그만두는 순간 관리 공백이 생기고 책임 소재는 흐려진다.

금융당국은 최근 불완전판매 방지와 설명의무 강화를 반복적으로 강조해왔다. 이는 설계사의 전문성과 책임 있는 사후관리 역량을 전제로 한 정책 기조다. 이와 맞물려 단기적인 인력 확장에 초점을 둔 N잡 설계사 전략이 지속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추가 소득 제공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면서도 "설계사를 단기 유입 가능한 인력 풀로 인식하는 구조에서는 전문성 축적과 소비자 보호를 전제로 한 감독 체계 작동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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