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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 일진글로벌 3대 승계 ‘5부 능선’…발원지 베어링아트의 실체

  • 2026.08.10(월) 07:10

[중견기업 진단] 일진글로벌④
2대 사주 이동섭 자녀 기륜·기원 지분 70%
2020년엔 창업주 ‘글로벌’ 지분 40% 인수
2130억 5년 분할 지급 조건…단일 1대주주

오너 지배구조 도식(圖式)을 보면, 자동차부품 그룹 일진글로벌에는 2대 사주(社主)의 직접적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계열사가 하나 있다. 주인이 사실상 창업주 3세들이다. 

즉, 일진글로벌은 2023년 창업주의 작고를 계기로 2세 체제가 출범한지 3년 밖에 안 됐지만 3대 승계가 이미 ‘5부 능선’에 도달해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용 베어링 전문 업체 베어링아트(BEARING ART)가 발원지다. 

오너 3세→베어링아트→글로벌 승계 구도

베어링아트는 현재 이동섭(55) 회장의 두 자녀가 지분 70%를 소유 중이다. 이기륜씨 40%, 이기원씨 30%다. 나머지 30%는 이 회장의 세 누이 이윤정(58), 이윤선(56), 이윤주(54)씨가 각각 10%를 가지고 있다. 둘째누나 지분의 경우 원래는 자녀인 이원석, 이주현씨에게 각 5%를 무상증여했다가 지난달 28일 취소했다.  

올해 5월 일진글로벌이 공정거래위원회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됨에 따라 처음으로 주주들의 면면이 드러났다. 이를 볼 때, 베어링아트는 사실상 오너 3세의 개인회사다.   

원래부터 이랬다. 베어링아트가 설립된 때는 2011년 5월이다. 아이제이, 일진제너럴베어링을 거쳐 같은 해 11월 현 사명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지분율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2012년 최대주주도 이기륜씨다. 이외 특수관계인 4명을 합해 지분 100%를 보유했다. 

다시 말해 이 회장이 2006년 자동차 섀시 부품사로서 당시 간판 계열사인 ㈜일진의 대표와 1대주주에 올라 가업 승계를 시작한 지 5년 뒤에 베어링아트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보면, 표면적으로 3세 대물림은 2대 때와 달리 비교적 일찍 개시됐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매우 진전된 상태다. 일진글로벌 주력 제품인 3세대 휠 베어링 생산업체이자 그룹의 ‘얼굴’로 부상한 사업 중추사 ㈜일진글로벌에 대해 베어링아트가 지분 40% 단일 1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어서다. 이외 60%는 이 회장과 최상위 지배회사 ㈜일진이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일진글로벌그룹 3대 승계

2023년 글로벌 주식 소각 땐 800억 유입 

따라서 고(故) 이상일(1938~2023) 창업주가 2020년 3월 ㈜일진글로벌 지분 60% 중 40%를 베어링아트에 넘긴 것은 다름 아닌 3세 대물림 기반을 닦기 위한 정지작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2019년 7월 옛 ㈜일진글로벌을 투자 및 부동산 임대 부문 현 일진글로벌홀딩스(존속)와 베어링 부문 ㈜일진글로벌(신설)로 인적분할한 직후다. 

이 창업주가 3대 승계를 위해 공을 들인 흔적 또 있다. 매각 조건이다. 양도가액은 2130억원(주당 780만원·액면가 1만원)이다. 이를 5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도록 해줬다. 베어링아트가 현금성자산(2019년 말 별도) 56억원에 현재 본사가 위치한 경북 영주공장 투자와 맞물려 장단기차입금이 2940억원에 달했던 시기다.     

또 2023년 3월 ㈜일진글로벌이 베어링아트(40%), ㈜일진(30%), 이 창업주(20%), 이 회장(10%) 등 4인 주주 지분율대로 62.4%를 2000억원(주당 469만원)에 소각했을 때는 베어링아트에 800억원이 유입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2020년부터 매년 426억원을 갚아나가던 베어링아트는 2024년 인수대금을 전액 상환했다.      

일진글로벌그룹 지배구조

영업이익 연평균 780억…내부매출 41%

게다가 베어링아트가 ㈜일진글로벌 지분을 인수했을 때는 이미 수익기반이 안정궤도에 들어서 있었다. 특히 베어링아트가 변신하기까지 ㈜일진글로벌을 위시해 계열사들이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해왔다는 점도 특징이다. 

베어링아트는 2015년까지만 해도 계속된 영업적자로 결손금 510억원에 자기자본 마이너스(-) 787억원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2016년 매출 3150억원에 영업이익 206억원을 기록하며 급반전했다. 2009년 결손금을 전액 해소하고, 자본잠식에서도 탈출했다. 

2022~2025년에는 매출 5300억~56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4년 동안 한 해 평균 776억원을 벌었다. 영업이익률이 14.1%~14.7% 수준이다. 베어링아트의 작년 영업이익(810억원)은 ㈜일진글로벌(2903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일진(86억원), 일진베어링(107억원)을 압도한다. 

내부거래가 적잖다. 지난해 베어링아트는 ㈜일진글로벌(576억원), 일진베어링(722억원), ㈜일진글로벌 미국 제조판매법인 일진USA(795억원) 등 6개사로 부터 23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41.4%다. 결국 지금의 베어링아트가 뛰어난 수익성을 갖게 되기까지 안정적인 내부매출이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베어링아트의 차입금이 여전하지만 이 역시 재무구조를 위협하는 요소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작년 말 베어링아트의 차입금은 3180억원이다. 일진글로벌 5개사 중 유일하게 차입금이 존재한다. 부채비율은 108.6% 수준이다. 

게다가 ㈜일진글로벌을 본격적인 현금 유입 통로로 활용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진글로벌이 작년 결산배당으로 500억원을 현금배당했다. 2023년 3월 주식 이익소각 이후 3년만이다. 단일 1대주주인 베어링아트에 200억원이 유입됐다.  

이 회장의 두 자녀가 양대 주주로 자리 잡고 있는 베어링아트가 ㈜일진글로벌의 뒤를 잇는 신흥 ‘캐시 카우’로 변모하면서 3대 승계 디딤돌이 튼실하게 진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 [거버넌스워치] 일진글로벌 ⑤편으로 계속) 

베어링아트 재무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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