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K-바이오' 산업은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시나요? 비즈워치는 신년기획으로 업계 최고경영자(CE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주요 임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현상에 숨겨진 의미를 해석하고 본질을 깊이있게 들여다보기 위해 연락을 돌렸습니다. 경기 전망부터 투자 환경, 주목해야 할 연구개발 분야, 인력 및 정책 과제 등 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해 꼼꼼히 물어봤습니다. 바이오 업계 리더들이 진단하는 2026년 K-바이오 산업은 어떨지 함께 보시죠. [편집자주]
2026년 국내 바이오·제약 업계의 자금 조달 환경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기업에게 기회가 열리는 것은 아니다. 자본 시장의 관심이 확실한 기술력과 성과를 가진 기업에 쏠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은 투자유치 만큼 '기술수출(License Out)'을 통한 자생력 확보가 최우선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비즈워치가 업계 주요 임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장의 리더들은 2026년 투자 환경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면서도, 시장의 흐름이 기술력과 성과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한파 끝나나"… 10명 중 6명 "자금조달 환경 개선"
바이오기업의 극심했던 자금난,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은 2026년을 기점으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6년 자금조달 환경(IPO, 유상증자, VC 투자 등)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1%가 '다소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고, '크게 개선될 것(5%)'이라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긍정적 전망이 66%에 달했다.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는 신중론은 31%였으며, 악화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은 3%에 불과해 시장의 공포감은 확실히 줄어든 모습이다.
투자 유치 난항은 '투자자의 보수적 태도'
환경 개선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체감하는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다. 지난 기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은 가장 큰 이유로 응답자의 35.3%(복수응답)가 '투자자들의 보수적 투자 태도'를 꼽았다.
이는 기업 내부의 문제(기술 신뢰도 부족 15.7%, 실적 부재 11.3%)나 외부 문제(거시경제 침체 8.8%, 투자자 관심사업 변화 8.3%)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현장에서는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엄격해지면서, 확실한 데이터나 성과 없이는 자금을 유치하기 어려운 기조가 고착화됐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보수적 기조는 산업 내 심각한 양극화를 초래하고 있다. 응답자들은 현재 바이오 산업의 가장 심각한 불균형 문제로 '기술 성숙 기업과 초기 연구 개발 기업 간의 투자 유치 격차(36%)'를 1위로 지적했다. 기술 성숙이 필요한 초기 창업기업이 극심한 자금난에 내몰린 상황을 설명한다.
이어서는 특정질환, 기술에 대한 R&D 쏠림 현상(31%), 대기업과 스타트업간 자금 및 기회 불균형(20%) 등이 지목됐다.
투자 매력도 1위는 '플랫폼 기술'
그렇다면 업계 리더들이 꼽은 2026년의 '투자 블루칩'은 어디일까.
투자 관점에서 가장 매력적인 섹터를 묻는 질문에 절반인 50%가 '플랫폼·기술 중심 기업'을 선택했다. 이는 단일 파이프라인 의존도가 높은 전통적 신약 개발사보다, 다양한 신약으로 확장 가능한 원천 기술 보유 기업이 시장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업계의 중론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개발 단계별 선호도다. '신약개발 초기 단계(시드~시리즈 A) 기업'이 22%로 2위를 차지해, '임상 후기(2·3상) 기업(13%)'보다 높게 나타났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부담이 큰 후기 단계 기업보다, 유망한 기술을 가진 초기 기업을 선점하는 것이 투자 유치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리스크가 적은 후기 기업 투자가 주를 이루는 현 상황과는 다른 결과여서 실제 실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달라진 생존 방정식…"기술수출로 자생력 확보"
기업들이 희망하는 자금 확보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대규모 VC 투자 유치나 상장(IPO)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성과 기반의 자금 조달을 선호하고 있다.
향후 가장 선호하는 자금조달 방식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L/O)'이 32.2%로 1위를 차지했다. 전통적인 자금줄인 'VC/PE 투자 유치(24.8%)'와 'IPO/상장 및 후속 증자(14.9%)'를 모두 제친 결과다.
이는 외부 자금 수혈에만 의존할 수 없는 현실을 인식하고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력을 입증하고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확보해 독자 생존 능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전략적 제휴·조인트벤처(13%)'에 대한 선호 역시 같은 맥락이다.
2026년은 바이오 기업들에게 기회의 해인 동시에 냉정한 검증의 해가 될 전망이다. 업계는 '플랫폼 기술'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갖추고 '기술수출'이라는 실질적 성과를 내는 기업만이 다가오는 봄의 온기를 누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심리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은 다행이지만, 과거처럼 '바이오' 간판만 달면 투자를 받던 시절은 지났다"며 "2026년은 자금 시장의 온기가 돌더라도 철저히 성과를 내는 기업에게만 자원이 집중되는 '양극화의 정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