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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금지 고육지책이라는데…휴온스그룹 재편 왜?

  • 2026.06.03(수) 11:00

[휴온스 합병 논란]②
"자금조달 위해 불가피"…그런데 왜 하필 '합병' 
기술수출 협상 2건 확인…호재 앞두고 왜 '지금'
모회사 주주 어떻게 되나…주주설득 가능할까

휴온스글로벌이 자회사 간 합병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외형상 두 자회사의 결합이지만, 합병 결과 중복상장과 유사한 주주 간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하는 구조 때문이다. 모회사 주주들은 핵심 자산의 가치를 고스란히 넘겨줘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번 논란의 배경과 합병을 둘러싼 의문점들을 짚어본다. [편집자]

앞에서 휴온스글로벌의 합병 결정이 어떤 경위로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어떤 쟁점을 낳고 있는지 살펴봤는데요. ▷관련기사: 합병 발표에 시총 반토막…휴온스글로벌 무슨 일이?

합병 논란 이후 송수영 휴온스 대표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번 합병을 "고육지책"이라 말했습니다. 휴온스랩의 연구개발 자금이 바닥나면서 불가피하게 내려진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의 중복상장 금지 기조로 자회사 신규 상장이 막힌 상황에서 연구개발 자금을 조달할 현실적인 방법이 합병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반면 소액주주들은 이번 합병을 "우회 합병", 즉 일종의 꼼수라고 주장합니다. 합병이란 방식을 통해 현행 우회상장 규제는 피해가면서 사실상 유사한 효과를 노렸다는 겁입니다. 일부 주주들은 모회사 주주들이 핵심 자산을 넘겨주는 손해를 감수하는 사이, 오너 일가는 지배력을 유지하면서도 낮아진 지주사 주가를 향후 승계에 활용하려는 포석 아니냐는 것이죠.

고육지책이든 꼼수든, 양측의 주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번 합병 둘러싼 의문들을 짚어보아야할 것입니다. 자금 조달이 목적이라면 꼭 합병이어야 했는지, 기술수출 계약을 앞두고 왜 하필 지금인지, 그리고 합병이 강행된다면 모회사 주주들을 보호할 방안은 있는지입니다.돈이 부족했다면…'합병' 최선?

첫 번째 의문은 기업간 합병 방식이 과연 유일한 선택지였느냐는 겁니다. 송 대표는 IPO 길이 막히자 합병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자금조달 수단이 '상장 아니면 합병' 양자 사이에서 이루어져야 했던건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상장된 계열사 휴온스에 핵심 자산인 휴온스랩을 넘기면, 그 가치는 휴온스로 이전되고 모회사인 휴온스글로벌의 기업 가치는 훼손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휴온스랩을 기업공개(IPO)를 통해 중복상장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죠. 

상장이 막힌 상황에서 휴온스랩의 자금 조달이 필요했다면, 굳이 기업간 합병이란 방식을 택해야 했느냐는 물음입니다.

자금 조달 수단은 합병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유상증자로 시장에서 직접 자본을 끌어올 수 있고, 차입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지주회사-자회사 구조가 원활하게 작동한다면, 지주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 자회사를 지원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지주사의 재무 여력이 부족했다면 유상증자나 차입으로 자본을 조달한 뒤 자회사에 투입하는 방식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휴온스글로벌은 합병이란 방식을 택했을까요. 시장에서는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합병이 더 유리한 선택지였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옵니다. 지분 희석 우려 없이 사업회사의 자금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오너와 주주, 달랐던 셈법

일반주주들과는 다른 오너가의 셈법을 이해하려면 유상증자를 가정해보면 됩니다. 유상증자는 새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인데, 그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됩니다.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그룹 지배력 약화를 감수해야 하는 선택지인 셈입니다.

가령 휴온스글로벌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1000주를 발행한다고 가정 해보겠습니다. 오너 일가 지분율이 57.41%인 만큼, 기존 지분율을 유지하려면 그 비율에 맞게 574주를 사들이면 되겠죠. 이 과정에 오너일가의 자금이 투여될 것입니다. 만약 증자를 받아주지 못하면 지분율은 낮아지게 되겠죠.

반면 기업 합병은 다릅니다. 오너일가가 대규모 현금을 투입하거나 지분 희석을 감수하지 않으면서도, 사업회사인 휴온스의 자금력과 재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오너 일가도 휴온스글로벌의 최대주주인데, 주가가 떨어지면 본인들도 손해 아니냐는 거죠. 하지만 최대주주에게 이 지분은 주가 차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룹 전체를 지배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주가가 다소 하락하더라도 지분을 팔지 않는 한 실현 손실이 아니고, 지배력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일반 주주와 이해관계가 다른 이유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 일부 주주들은 "합병으로 지주사 주가를 낮춰 향후 승계 과정에서 증여세 부담을 줄이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이에 휴온스글로벌 측은 "사업적 시너지를 위한 결정일 뿐 승계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승계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합병이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이번 합병으로 일반 주주는 주가 하락을 감수해야 하는 반면, 오너 일가는 지배력을 그대로 유지하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휴온스 측은 연재가 시작된 이후 유상증자를 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답해왔습니다. 휴온스 측은 "그간 휴온스랩은 유상증자 방식으로 3년간 324억원을 자금 조달을 반복해왔으나 자금조달의 유연성이 필요했다고 판단했다"며 "지주사로부터 지원을 받거나 유상증자를 받는 것보다 든든한 캐시카우가 있는 사회업회사 편입되어 R&D를 지속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술수출 계약 앞둔 '오묘한 타이밍'

두 번째 의문은 타이밍입니다. 휴온스랩은 기술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계약이 현실화되면 기업가치는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는데, 시장의 평가가 이루어지기 전에 합병을 서두른 것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합병 결정 공시에 첨부된 외부평가기관의 평가의견서를 보면, 휴온스랩의 기업가치 산정에는 이미 2건의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관련 내용이 반영돼 있습니다. 의견서에는 "계약이 가시화된 2개사와의 협상 내용을 기준으로 현금흐름을 추정했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공식적인 계약 체결 발표는 없었지만, 평가 기준일 현재 이미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 중이었다는 사실이 공시를 통해 확인된 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합병비율은 합병 기준일의 기업가치를 토대로 산정되기 때문에, 이후 계약이 체결돼 기업가치가 아무리 올라도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이 받는 합병 대가는 이미 고정됩니다. 계약 가능성만 반영된 단계에서 합병비율이 결정된 만큼, 실제 계약 체결 이후의 가치 상승분은 고스란히 휴온스 주주들의 몫이 되는 겁니다.

이번 평가에서 휴온스랩은 129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매출도 없고 자본잠식 상태임에도 1000억원대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미래 수익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그러나 계약 체결 이후 휴온스랩의 기업가치가 지금의 몇 배로 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소액주주들이 "합병비율 산정 과정에서 책정된 휴온스랩의 기업가치는 기술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기술이전 계약에 성공하게 되면, 계약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휴온스랩은 스스로 R&D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을테니 주주들이 이번 합병 타이밍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죠.

휴온스 측은 공시상 기재된 기술수출 가능성에 대해 '세모'로 답했습니다. 휴온스는 "복수의 거래상대방과 논의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그 시기가 임박했거나, 계약 조건이 구체화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주주가치 훼손 우려…보호수단 있나 

세 번째이자 가장 핵심적인 의문은 모회사 주주 보호 문제입니다. 휴온스랩이 휴온스에 합병되면, 성장 가능성을 보고 휴온스글로벌에 투자했던 주주들은 핵심 자산을 넘겨준 채 간접적인 수혜만 기대해야 하는 처지가 됩니다. 지금까지 휴온스랩의 성장 가능성은 휴온스글로벌의 기업가치에 반영돼 왔습니다. 

그러나 합병 이후에는 그 가치가 휴온스 주가에 귀속되고, 휴온스글로벌은 휴온스 지분 32.44%를 통해 일부만 간접적으로 누릴 수 있게 됩니다. 휴온스랩에 대한 수혜가 100%에서 32.44%로 줄어드는 셈입니다.

회사 측이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모회사 주주들에게 찬반 투표 기회는 열렸지만, 이것이 주주 보호의 완전한 해법은 아닙니다. 합병으로 모회사 주주들이 실질적으로 입는 손해를 어떻게 메워줄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합병 당사자인 휴온스 주주들은 합병에 반대할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지분을 회사에 되팔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합병 당사자가 아니니 합병에 반대표시에 부가된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죠.

결국 관건은 7월 임시주총에서 회사가 주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느냐입니다. 찬반 투표 기회는 열렸지만, 합병으로 입는 실질적인 손해를 메워줄 구체적인 주주 환원 방안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주주들의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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