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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벨바라페닙' 독자 임상…흑색종 신약 국산화 도전

  • 2026.01.08(목) 17:48

제넨텍 개발 중단했지만 국내서 돌파구 모색
"효능 입증해 재 기술수출, 상용화 발판 마련"

한미약품이 파트너사 제넨텍(Genentech)의 개발 중단으로 잠시 멈춰 섰던 항암 신약 '벨바라페닙(Belvarafenib)'을 국내 독자 임상에 돌입했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 흑색종을 타깃으로 벨바라페닙의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약의 가치를 재입증해 글로벌 개발의 불씨를 되살리겠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표적 항암신약 벨바라페닙에 대한 국내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고 8일 밝혔다.

식약처, 한미약품 벨바라페닙 국내 2상 승인

벨바라페닙은 2016년 한미약품이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Genentech)에 최대 9억1000만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하며 기대를 모았던 후보물질이다. 제넨텍은 2024년 초 회사 내부 전략 수정 등의 이유로 개발을 사실상 멈췄고 국내 권리를 보유한 한미약품은 독자적인 후속 개발을 추진해 왔다.

이번 임상 2상은 벨바라페닙의 '새판 짜기' 전략의 일환이다. 시험은 NRAS 돌연변이를 보유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벨바라페닙과 MEK 억제제인 '코비메티닙(Cobimetinib)' 병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흑색종은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고 재발 위험이 높은 대표적인 난치성 암이다. 특히 한미약품은 현재 세계적으로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NRAS 변이' 환자군을 특정해 효능을 입증함으로써, 신약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향후 재 기술수출이나 상용화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약물 내성 극복해 차별화"

벨바라페닙은 세포 성장과 증식에 관여하는 MAPK 경로 중 RAF 및 RAS 유전자 돌연변이를 억제하는 경구용 표적 항암제다.

가장 큰 경쟁력은 작용 기전이다. 기존 BRAF 저해제들이 주로 단일체(monomer)만을 억제하는 것과 달리, 벨바라페닙은 'RAF 이합체(dimer)'를 선택적으로 저해한다. 이를 통해 기존 약물의 한계인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앞서 진행된 임상 1상에서도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 병용요법은 NRAS 및 BRAF 변이 고형암 환자군에서 유의미한 항종양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벨바라페닙은 식약처가 혁신 신약의 빠른 상용화를 돕기 위해 도입한 '길잡이' 프로그램 대상 품목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 설계, 통계 분석 등 개발 전반에 대한 맞춤형 자문을 제공받고 있다. 회사 측은 신속심사(GIFT) 프로그램과의 연계를 통해 허가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는 "치료 대안이 충분치 않은 질환 영역에서 의료적 미충족 수요를 해소해 나가는 일은 제약기업의 본질적 사명"이라며 "벨바라페닙이 다양한 암 환자군을 대상으로 중요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흑색종 임상을 시작으로 벨바라페닙의 적응증을 다양한 희귀·난치암 영역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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