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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모닝, 불황에 더 빨리 달렸다

  • 2014.01.03(금) 17:21

포터·봉고 등 소형트럭, 자영업자 증가로 판매 늘어
모닝·스파크도 인기..불황에 따른 '다운사이징' 효과

현대·기아차는 작년 내수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기 침체 탓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은 탓이다. 여기에 수입차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현대·기아차는 내수 시장의 일부를 내줬다.
 
하지만 전반적인 내수 부진에도 불구, 경차와 소형 트럭 등은 인기를 끌었다. 불황이 이들 모델에게는 오히려 호재가 된 셈이다.

◇ 포터, 쏘나타·그랜저도 제쳤다

국내 소비자들의 주된 관심은 승용차에 국한돼 있다. 자주 접하고 자주 이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소형 트럭 시장도 규모도 상당하다. 비록 승용차보다는 못하지만 연 10만대 이상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트럭 시장의 대부분은 소형 트럭이 차지하고 있다. 택배 등 각종 물품 운반용으로 널리 쓰인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많이 애용한다. 물품을 나르는 것은 물론 개조하면 작은 가게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소형 트럭의 판매 대수가 늘어날수록 불황 시그널로 여긴다. 불황으로 창업에 뛰어든 자영업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차가 이들 소형 트럭이기 때문이다. 소형 트럭들이 '불황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유다.
 

작년 현대차의 내수 판매 승용 모델 중 전년대비 판매량이 늘어난 모델은 에쿠스가 유일하다. 심지어 작년 내수 판매 베스트셀링 모델인 아반떼도 전년대비 15.6% 줄었다. 기아차는 K3와 K7만이 전년대비 판매가 증가했다.

반면 소형 트럭은 달랐다. 현대차의 포터는 전년대비 5.4% 증가한 9만209대가 판매됐다. 기아차의 봉고도 전년대비 7.3% 늘어난 5만4781대를 기록했다. 이들은 작년 국산차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 각각 3위와 9위를 차지했다.

특히 현대차 포터의 판매량은 쏘나타와 그랜저 등 현대차의 대표적인 볼륨 모델들을 제칠만큼 인기가 높았다. 기아차 봉고도 기아차의 대표 준중형 모델인 K3를 앞섰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자영업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소형 트럭의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경차 "우리도 불황 수혜주"

불황 덕을 본 것은 소형 트럭 뿐만이 아니다. 경차도 수혜를 입었다. 비록 전년대비 판매는 줄었지만 작년 국산차 베스트셀링카 톱 10에 기아차 모닝과 한국GM 스파크 모두 이름을 올렸다.

기아차 모닝의 질주는 작년 상반기에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상반기 국산차 베스트셀링카에서 아반떼 등을 제치며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작년 한해 동안 내수 시장에서 판매된 모닝은 총 9만3631대다. 전년대비 0.6% 감소했다.

한국GM의 대표 모델인 쉐보레 스파크도 전년대비 5.9% 줄어든 6만969대를 판매했다. 모닝과 스파크 모두 작년 기아차와 한국GM이 판매한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렸다.

모닝은 불과 355대 차이로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놓쳤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모닝이 아반떼를 제쳤다면 15년만에 경차가 연간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하는 기록을 세울 수도 있었다.
 
▲ 작년 국산차 베스트셀링 모델 2위에 오른 기아차 모닝. 불과 355대 차이로 현대차 아반떼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업계에서는 불황이 길어짐에 따라 소형 트럭과 경차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이처럼 경차의 인기가 높은 것은 가격이 저렴하고 세제 혜택 등이 크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팍팍한 가계 살림에 한 푼이라도 아껴보자는 심리가 경차에 대한 인기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얇아진 여파도 있지만 최근의 경차들은 준중형 등에서 선보이는 각종 편의 사양들도 두루 갖추고 있어 인기가 높다"면서 "앞으로는 세컨드카로도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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