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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계家]<34>오원②효성과 ‘따로똑같이’…막바지 가업승계

  • 2014.09.23(화) 10:50

장손 허성환 실장으로 대물림 상당히 진척
일가 오성M&I 30억 자본확충 성장성 관심

▲ 서울 마포구 염리동 소재 오원빌딩./이명근 기자 qwe123@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후계 승계는 재계의 관심사 중 하나다. 세 아들 중 차남 조현문(45) 전 부사장이 경영을 둘러싸고 가족과 갈등을 빚다 지난해 초 그룹을 떠나기도 했거니와 장남 조현준(46) 효성 전략본부장(사장)과 3남 조현상(43) 산업자재PG장(부사장)은 사실상 지주회사 효성의 지분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사들이며 후계자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듯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효성가의 3대 승계가 막바지에 다다른 요즘, 오원가에서도 ‘젊은피’가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장손이 아버지의 아버지 세대 때부터 일궈놓은 가업을 잇기 위해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허성환 오원엠앤아이(M&I) 실장이 주인공이다. 오원가의 대물림은 이제 시간이 해결할 일이다.

▲ 조석래 효성 회장(왼쪽). 허수창 오원 회장

증권거래소 이사장과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지낸 고 윤승두(1923~2013) 전 한일은행장의 사위 허수창 오원 회장은 부인 윤명근씨와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는데, 그의 외아들이 오성환 실장이다. 그는 미국 시카고 출생으로 청담초·중·고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노던대(Ohio Northern University)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연세대 경제대학원에서 통신산업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오성환 실장의 주(主) 활동 무대는 부동산 임대 업체 오원종합개발, 지금의 오원엠앤아이(2013년 12월 상호 변경)다. 부친이 경영하는 또다른 계열사 오원물산에서도 존재감(오원물산의 지분 10%를 가진 주요주주다)을 찾아볼 수 있지만, 오원엠앤아이에서 보다 뚜렷이 각인된다.

오원엠앤아이는 1994년 9월 설립된 동남건설이 전신(前身)이다. 옛 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원래는 건설업 면허를 가지고 서울 종로구 관훈동의 오원빌딩, 강남구 청담동의 청담빌딩(현 뮈샤빌딩) 등 허수창 회장 일가 소유의 빌딩 공사와 인테리어·조경 공사를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장부가격 141억원(2013년 말 기준 토지·건물)의 서울 마포구 염리동 본사 오원빌딩과 경기 평택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와 관리비가 주수입원이다. 특히 지상 6층 규모의 오원빌딩은 마포구 공덕동 효성 본사에서 걸어서 20분 정도에 위치하고 있을 만큼 지근거리에 있다.

허성환 실장은 학업을 마친 뒤 2006년 3월 오원엠앤아이에 입사, 현재 부친을 도와 인사, 계약, 임차인 관리 등 전반적인 경영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이 오원엠앤아이의 주주 구성을 보면 허 실장으로의 가업 대물림 작업이 상당히 진척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원엠앤아이는 원래는 허수창 회장의 동생 허효창씨와 매제들이 일정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2008년 허 회장의 자녀들이 전량 인수했다. 이에 따라 허 회장이 최대주주로서 50.0%, 부인 윤명근씨가 22.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이외 지분 중 21.3%를 허성환 실장이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두 딸 성진(38)씨와 성은(34)씨가 각각 3.7%, 2.5% 가지고 있다. 허 실장은 또 1995년 취임 이래 줄곧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부친과 함께 2009년부터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오원엠앤아이는 비록 최근까지 재무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허수창 회장 일가의 애착은 남다르다고 할 만하다. 최근 일가들의 대규모 자본 투입이 이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오원엠앤아이는 2010~2013년 연 평균 20억원가량의 매출에 7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순이익은 청담빌딩(현 뮈샤빌딩)을 매각한 2006년 22억원의 벌어들인 뒤로는 신통치가 않다. 7년간 순이익은 많아봐야 연 1억원이 안됐고, 두 해는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원물산과 마찬가지로 외형에 비해 차입금이 많아 빠져나가는 이자가 많다는 뜻이다.  작년 말 총자산 194억원의 오원엠앤아이는 차입금이 117억원에 이른다. 이로인해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을 상당액 이자로 지급하고 있다. 최근 4년간 오원엠앤아이 재무제표에서 매년 빠짐없이 볼 수 있는 특징이다.

오원엠앤아이는 2012년 3월 세 차례에 걸쳐 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 11억원이던 자본금을 41억원(발행주식 41만주·액면가 1만원)으로 늘렸다. 출자자는 두 말할 것도 없이 오수창 회장 일가다. 지금으로선 의심의 여지 없이 오원가의 장손 허성환 실장이 물려받는 게 될, 오원물산과 함께 오원앰앤아이의 성장 가능성을 앞으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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