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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의 그늘]⑤기부는 '쥐꼬리' 배당은 '펑펑'

  • 2015.06.19(금) 16:26

수입차 업체들, 기부금에는 인색..배당에는 적극
"사회적 환원도 마케팅이라는 인식 필요"

수입차 100만대 시대가 도래했다. 한국 소비자들의 수입차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車=사회적 지위'라는 등식이 통용된다. 그덕에 수입차 사장은 고속성장 중이다. 조만간 수입차 점유율이 20%를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덩치는 커졌지만 속은 부실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현 주소와 풀어야할 과제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수입차 업체들은 매년 국내 시장에서 고속 성장 중이다. 수입차 시장을 이끄는 주요 업체들의 경우 이미 한해 매출액 규모만도 조단위를 기록하고 있다. 웬만한 중소기업들 보다도 훨씬 좋은 실적이다. 그만큼 수입차들의 인기가 높다.

하지만 사회적 공헌에는 인색하다. 국내 시장에서 조단위 매출액을 거두고 있지만 기부 등 사회적 책임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게다가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의 상당 부분을 해외 본사로 보내고 있다. 벌기만하고 사회적 책임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짠물' 기부금

국내 수입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작년 매출액은 모두 2조원을 돌파했다. 매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2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업체들의 실적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각 업체들의 본사에서도 한국은 이미 중요한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이처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시장이 없기 때문이다. 각 업체들이 매년 새로운 신차들을 대거 국내에 들여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업체들은 한국을 아시아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는 테스트 베드로 삼기도 한다.


수입차 업체들의 성공은 국내 소비자들이 만들어준 것이다. 생산공장이 없음에도 불구,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로 매년 조단위의 매출액과 수백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래서 수년 전부터 수입차 업체들의 사회적 공헌과 기부의 필요성이 대두됐었다. 한국 시장에서 한국 소비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만큼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요구에도 불구 수입차 업체들의 사회 환원 수준은 극히 낮다. 대표적인 것이 기부금이다. 현재 수입차 업체들 중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내는 곳은 BMW코리아다. BMW코리아는 작년 총 17억260만원의 기부금을 냈다. BMW코리아는 그동안 연간 3억~19억원 가량의 기부금을 내고 있다. 
 

 


하지만 BMW코리아가 작년 국내 시장에서 벌어들인 이익에 비하면 기부금 수준은 매우 낮다. BMW코리아는 작년 57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의 비율은 2.97%에 불과하다. BMW코리아는 그나마 나은 편에 속한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작년 12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기부금은 11억2061만원에 그쳤다. 전체 이익의 0.9%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기부금 수준은 더욱 낮다. 아우디폭스바겐은 54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부금은 2억120만원이었다. 영업이익 대비 0.36%였다. 그나마 아우디폭스바겐의 기부금은 예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금액이다. 아우디폭스바겐의 지난 2010년 기부금은 4200만원이었다. 같은 해 BMW코리아는 8억8614만원을 냈다.

◇ '통큰' 배당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배당을 통해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상당 부분을 해외 본사로 보내고 있다. 사회적 환원에는 인색한 반면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대표적인 곳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다. 작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매출은 전년대비 62% 증가한 2조204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80.6% 늘어난 969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대주주에 대한 배당금도 대폭 늘렸다. 지난 2013년 173억원이었던 배당금을 작년에는 484억원으로 올렸다. 당기순이익의 49.9%에 달하는 규모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매출액은 작년 4740억원으로 전년대비 40.8% 늘어났다. 당기순이익은 21억원에서 70억원으로 증가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작년 대주주 배당금으로 61억원을 책정했다. 당기순이익의 87.1%에 해당하는 규모다.


포르셰코리아도 작년 매출액 2878억원, 당기순이익 120억원을 기록했다. 포르셰코리아의 배당금은 109억원으로 당기순익의 90.8% 규모다. 크라이슬러를 수입하는 FCA코리아는 작년 1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중 78.7%에 해당하는 89억원을 대주주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작년 9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하지만 대주주 배당금은 30억원을 책정했다.

결국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에서 적게는 절반, 많게는 90% 가량을 본사에 보내고 있는 셈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 인프라 확대와 소비자들을 위한 사회적 환원에는 소극적인 반면 본사의 이익 챙기기에는 적극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기업의 사회적 환원은 또 하나의 마케팅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사회적 환원에는 인색하고 배당에만 열을 올리는 수입차 업체들의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면 이는 다른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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