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전성시대다. 불과 몇년 전만해도 디젤차는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치부돼 왔다. 승차감도 좋지 않고 소음도 많았다. 소비자들은 '디젤=트럭'으로 간주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180도 바꿔놓았다. 디젤차는 이제 친환경적이면서 경제적이고 높은 효율을 지닌 차량으로 인식된다. 디젤차의 대명사였던 SUV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효자 모델이 됐다. 디젤 엔진의 인기는 가솔린 엔진의 고유 영역이었던 승용모델에까지 확대됐다.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디젤 차량의 인기 요인을 분석해 본다. [편집자]
운전자들에게 기름값은 매우 중요하다. 기름값은 운전자들의 지갑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과거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입시 최우선 고려사항이 브랜드와 디자인이었다면 이제는 연비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같은 양의 기름으로 더 멀리 가는 차가 좋은 차라는 인식이 보편화된 지 오래다.
디젤 차량은 같은 배기량의 가솔린 차량에 비해 연비가 우수하다. 그런 만큼 기름값이 적게 든다. 디젤 차량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물론 가솔린 차량에 비해 소음이 심하고 속도를 내는 능력은 떨어진다. 하지만 그런 단점에도 불구 많은 소비자들이 디젤 차량을 선택하는 것은 그만큼 디젤 차량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디젤 차량은 같은 배기량의 가솔린 차량에 비해 연비가 우수하다. 그런 만큼 기름값이 적게 든다. 디젤 차량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물론 가솔린 차량에 비해 소음이 심하고 속도를 내는 능력은 떨어진다. 하지만 그런 단점에도 불구 많은 소비자들이 디젤 차량을 선택하는 것은 그만큼 디젤 차량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 탁월한 '경제성'
디젤 차량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적이라는 점이다. 같은 양의 연료를 주입해도 가솔린 차량보다 디젤 차량이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다. 여기에 경유 가격은 휘발유보다 저렴하다. 통상적으로 디젤 차량은 가솔린 차량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초기 구입비 부담은 시간이 지날수록 연료비와 유지비로 상쇄된다. 결론적으로 디젤 차량을 오래탈수록 가솔린 모델에 비해 이득이라는 이야기다.
자동차 정보 분석 사이트인 클린디젤마케팅연구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2016년형 LF쏘나타, 기아차 신형 K5, 르노삼성 2015년형 SM5 노바 등 3개 차종의 1.6 가솔린 모델과 1.7 디젤 모델(SM5 노바는 1.5디젤)을 비교한 결과, 디젤 모델이 훨씬 경제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주행거리 1만5000㎞, 지난 7월 서울시 평균 유가(휘발유 1664.62원, 경유 1445.43원) 기준]
연비의 경우 LF쏘나타와 K5 디젤 모델은 16.8 ㎞/ℓ, SM5 노바는 16.5㎞/ℓ 였다. 가솔린 모델은 LF쏘나타와 K5 모두 13.4㎞/ℓ , SM5 노바가 13㎞/ℓ 였다. 디젤 모델이 가솔린 모델에 비해 리터당 3㎞ 가량 더 운행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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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클린디젤마케팅연구소. |
연간 연료비는 LF쏘나타와 신형 K5 가솔린 모델은 186만원인 반면 디젤 모델은 128만원이었다. SM5 노바도 가솔린 191만원, 디젤 131만원으로 나타났다. 디젤 모델을 운행할 경우 연간 연료비를 60만원 가량 절약할 수 있다. 유지비도 차량 교체 시기를 5년이라고 가정할 경우 동급 가솔린 모델 대비 LF쏘나타 디젤은 205만원, K5 디젤은 340만원, SM5 노바 디젤은 500만원 가량 덜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 차량은 엔진의 구조상 가솔린 차량에 비해 많은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초기 구입 비용이 가솔린 차량에 비해 통상적으로 높다"면서 "하지만 기본적으로 연료비가 가솔린 차량보다 적게들어 경제적인 데다 최근에는 가솔린 차량의 장점까지 흡수해 여러모로 매력적인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 탁월한 '힘'
이 뿐만이 아니다.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에 비해 엔진의 힘이 더 좋다. 디젤 엔진은 연료를 자연 발화시키고 압축비가 높아 폭발력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따라서 출력은 높지 않지만 토크가 좋다. 최근에는 가술의 발전으로 디젤 엔진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소음과 진동까지 잡았다. 화재 위험도 적어 안전성도 높다.
흔히 자동차 엔진의 성능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출력(Power)'과 '토크(Torque)'를 사용한다. '출력'은 엔진이 스피드를 낼 수 있는 능력이다. 통상 마력(PS)로 표현한다. 1마력은 75㎏의 무게를 1초 동안 1m 옮길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시간의 개념이 들어간다. 출력이 높을수록 속도를 낼 수 있는 능력이 더 많다는 의미다.
반면 토크는 출력과 달리 시간의 개념이 들어가지 않는다. 축을 비트는 힘을 지칭한다. 즉 자동차에서 바퀴를 회전시키는 핵심인 크랭크샤프트를 돌리는 힘이다. 이 힘이 클수록 그 엔진은 토크가 높게 나타나고 힘이 좋다. 토크가 좋으려면 엔진 실린더에 공기가 많이 들어가야 한다. 디젤 엔진은 실린더에 고압의 공기가 형성된다. 디젤 엔진에 비해 적은 양의 공기가 들어가는 가솔린 엔진에 비해 토크가 좋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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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도 가솔린 엔진에 비해 디젤 엔진이 높다. 경유의 인화점은 65℃인 반면 휘발유는 40℃ 이하다. 휘발유가 더 낮은 온도에서 불이 쉽게 붙는다. 따라서 디젤 엔진이 화재 위험이 더 적다. 소음과 진동은 그동안 디젤 엔진의 가장 큰 약점이다. 고압력·고온에서 엔진을 구동하는 만큼 소음과 진동 발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린더 내에 경유를 분사하는 시간 간격을 미세하게 두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보완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디젤 차량의 소음과 진동은 가솔린 차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디젤 차량은 이처럼 다양한 장점들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가솔린 차량이 디젤 차량에 비해 성능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디젤 차량은 여전히 승차감과 속도 등에서 가솔린 차량에 못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디젤 차량을 선호하는 것은 최근의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디젤 차량이 가진 경제성과 높은 활용도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았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사실 디젤 차량은 가솔린 차량에 비해 손이 많이 간다"며 "하지만 최근들어 디젤 마니아층이 생길 정도로 디젤 차량은 이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큰 영역을 확보했다. 오랜 기간 유지돼왔던 가솔린 중심의 자동차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젤 차량은 이처럼 다양한 장점들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가솔린 차량이 디젤 차량에 비해 성능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디젤 차량은 여전히 승차감과 속도 등에서 가솔린 차량에 못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디젤 차량을 선호하는 것은 최근의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디젤 차량이 가진 경제성과 높은 활용도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았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사실 디젤 차량은 가솔린 차량에 비해 손이 많이 간다"며 "하지만 최근들어 디젤 마니아층이 생길 정도로 디젤 차량은 이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큰 영역을 확보했다. 오랜 기간 유지돼왔던 가솔린 중심의 자동차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젤 엔진, 연비·출력 좋은 이유 디젤 엔진과 가솔린 엔진의 가장 큰 차이는 주입하는 연료의 종류다. 디젤 엔진은 경유를 쓰는 반면 가솔린 엔진은 휘발유를 쓴다. 경유와 휘발유는 모두 원유(原油)에서 추출한다. 둘의 차이는 원유에서 추출할 때의 온도다. 이때의 온도를 '비점(沸點)'이라고 한다. '비점'은 액체를 어떤 압력으로 가열했을 때 도달하는 최고 온도를 말한다. 물의 경우 비점은 100℃다. 휘발유의 비점은 30~200℃, 경유는 240~350℃다. 즉 휘발유가 경유보다 낮은 온도에서 쉽게 비점에 도달하는 셈이다. 비점이 낮다는 것은 낮은 온도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또 소음이 적다. 반면 경유는 비점이 높다. 그만큼 높은 온도와 압력이 필요하다. 작동하기 위한 온도와 압력이 높아 폭발력이 크다. 디젤 엔진이 출력이 좋은 이유다. 디젤 엔진이 가솔린 엔진에 비해 힘이 좋은 것도 이 때문이다. 대신 온도와 압력을 높여야 하는 만큼 소음이 심하다. 이런 차이는 각 엔진의 열 효율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가솔린 엔진의 열효율은 25%, 디젤 엔진은 35%다. 엔진에 100이라는 열을 가했을때 가솔린 엔진의 경우 가한 열의 25%가, 디젤 엔진의 경우 35%가 운동 에너지로 전환된다는 의미다. 같은 양의 원료를 주입했을 때 디젤 엔진의 연비가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엔진의 작동 원리에서도 차이가 있다. 엔진은 기본적으로 열 에너지를 가해 기계적 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엔진은 '흡입-압축-팽창-배기'의 단계를 거친다.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은 흡입 단계부터 다르다. 가솔린 엔진은 흡입 단계에 이미 원료인 가솔린과 공기가 들어간다. 하지만 디젤 엔진은 공기만 주입한다. 공기의 온도와 압력을 미리 올려둬야 해서다. 압축과 팽창 단계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압축 단계에서 가솔린 엔진은 가솔린과 공기를 10분의 1로 압축하는 반면 디젤 엔진은 20분의 1로 압축한다. 디젤 엔진은 더 높은 열과 압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고밀도로 압축을 한다. 팽창 단계에서도 가솔린 엔진은 압축한 가솔린과 공기를 전기 불꽃으로 점화해 폭발시켜 엔진을 구동한다. 하지만 디젤 엔진은 고열·고압축 상태의 공기에 연료인 경유를 직접 분사해 자연발화시킨다. 통상적으로 압축 비율이 높을수록 온도도 높아진다. 따라서 디젤 엔진의 공기가 가솔린 엔진의 공기보다 더 뜨겁다. 온도가 높으면 연소가 더욱 잘된다. 디젤 엔진이 가솔린 엔진보다 효율이 좋은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디젤 엔진과 가솔린 엔진의 장단점은 모두 엔진을 가동하는 연료의 특성에서 비롯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