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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차이나, 인도]③장밋빛만은 아니다

  • 2016.01.27(수) 08:21

삼성·현대차도 경쟁 격화 직면
부족한 인프라, 치밀한 전략 세워야

중국 경제가 지난해 7%대 성장, 이른바 바오치(保七) 시대를 마감했다. 그동안 고속성장을 이어오며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성장해온 중국경제의 부진은 한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맞물려 인도가 주목받고 있다. 이미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추월했고, 성장 잠재력도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 부진에 직면한 한국기업들도 인도시장을 주목하고,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편집자]

 

 

인도 시장의 성장성이 밝고 정부 차원의 육성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성공이 담보되지는 않는다. 일찌감치 인도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도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특히 일본에 이어 중국기업들의 인도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현지기업들도 약진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경쟁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전반적인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 역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보다 세밀하고 정교한 진출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 경쟁, 점점 더 쎄진다

 

인도 주요산업에서 경쟁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삼성전자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나타난다. 거대인구를 기반으로 인도는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2017년에는 인도시장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여전히 저가형 제품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지난해 인도에서 판매된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는 131달러에 불과하다. 190달러 미만 제품이 전체의 90%를 넘는다.

 

실제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마이크로맥스, 인텍스, 카본, 라바 등 인도 현지업체는 저가제품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S6와 함께 보급형 모델, Z시리즈 등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강화했지만 마이크로맥스와의 점유율 격차는 2%포인트에 불과했다. 점유율 상위 5개 업체중 3개가 인도 현지기업이다.

 

중국기업들의 인도시장 진출 확대도 위협요인이다. 레노버의 점유율이 9.2%까지 올라간 상태고 샤오미 역시 10위권에 진입해 있다. 특히 인도가 제조업 육성정책을 구사하기 시작한 2014년 하반기 이후 중국, 대만기업들의 진출은 더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인도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이들은 인도에 직접 생산라인을 신설하거나 현지기업들과의 합작투자를 통해 스마트폰 사업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애플 역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프리미엄 제품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가 점유율 2위를 기록중인 자동차 시장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인도시장에서 17% 점유율로 2위를 기록중이다. 하지만 1위인 스즈끼마루티의 점유율이 46%에 달하는 등 격차가 큰 상황이다.

 

아직 한자릿수 점유율에 머물고 있는 일본 혼다나 도요타, 인도 현지기업인 마힌드라, 타타 등의 추격이 본격화될 경우 현대차의 시장이 상당부분 잠식될 가능성도 있다. 독일이나 미국 자동차업체들도 최근 인도 투자를 확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 인도 자동차시장 현황(자료: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11월말 현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인도 자동차 시장과 관련 "업체별 상위차급과 UV 주력모델 출시가 이뤄지고 렉서스의 인도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해당차급내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모델 노후화로 부진이 지속되던 타타의 신차 출시 확대로 점유율 회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부족한 인프라..차별적 접근 필요

 

모디 정부가 제시한 정책들이 무리없이 추진되는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특히 인프라 부문이 단 시일 내 확충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과거 정부 역시 인프라 확충에 나섰지만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반발로 지연된 사례가 많다. 모디 정부 역시 인프라 개발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따라 지방 정부 등의 상황을 감안해 차별적인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이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인도는 공식언어만 해도 23개에 달하고 29개 주가 각각 하나의 나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환경과 문화가 다르다"며 "주 정부 역시 중앙정부와 별개로 독립적인 권한이 있는 만큼 권역별, 주별 연구와 산업별 심층 연구를 기반으로 진출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트라 역시 인도시장의 경우 지역과 산업별 구조, 언어와 인종, 계층별 차이가 다양해 단일 시장으로 관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각 권역별 특성이 있는 만큼 그에 맞는 업종과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현지생산을 확대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높은 관세나 운송비 등의 요인 외에 현지 합작생산을 통하지 않고서는 정부 수주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코트라는 다만 최근 인도가 변화하고 있는 만큼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진출을 모색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코트라는 최근 인도시장 진출관련 설명회에서 "인도가 가진 사업기회와 다양성은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인도시장은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보다 긴 호흡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고, 신뢰구축이 가장 필수적"이라며 "단순한 제품 판매에서 벗어나 완벽한 현지화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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