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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혹하는’ 전기차 Part.1…더 오래 멀리 빨리!

  • 2018.01.26(금) 15:36

요새 전기차가 없어서 못 판대요. '헐, 말이 돼?'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또 전기차 좀 타본 남자거든요.

 

 

때는 2015년 봄께. 접촉사고 때 보험사에서 수리 대체차량으로 내준게 전기차였어요. 르노삼성 'SM3 Z.E.'였는데 2013년식이었나 2014년식이었나 그랬겠죠. 그 차를 쓰던 며칠 사이였는데, 아뿔싸 서울 여의도 회사 근처서 경기도 성남 분당에 다녀올 일이 있었죠.

 

갈 때부터 배터리가 불안했는데 돌아오려니 '간당간당'. 약속 시간은 급한데 정체 심한 경부고속도로에 올릴 자신이 없었어요. 게다가 충전을 할 곳도 쉽게 찾아지지 않아 진땀을 뺐어요. 물어물어 찾아가는 곳마다 '코구멍(전원 연결부)' 규격도 제각각이었어요.(ㅜㅜ)

 

'이놈의 차 그냥 버려버리고 알아서 가져가든가 말든가 하라 해야겠다'할 정도로 속이 끓었죠. 겨우 율동공원 공영주차장에서 맞는 충전소를 찾았어요. 한시간 정도 충전하니 절반쯤 차더군요. 상경했지만 이미 밤 10시. 그날 저녁 약속은 '펑크'가 났죠. 그리고 다시 배터리는 '간당간당'

 

해는 이미 지고 T.T 2015년 4월 율동공원 공영주차장에서 충전중인 전기차. /윤도진 기자 spoon504@

 

그 때 탄 전기차는 에너지 용량이 22.0kWh,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135㎞였네요. 수도권 안에서도 왕복이 수월치 않은 수준이었죠.

 

하지만 요즘 나오는 차들은 좀 다르대요. 한 번 충전하면 400㎞ 가까이 달릴 수 있대요. '완충'하고 출발하면 서울서 부산 근처까지 갈 수 있다나요. 제가 탔던 것과는 그 사이 많이 달라졌나봐요. 통근거리가 15㎞(편도) 정도라면 완충하고 1주일도 다닐 수 있겠다 싶어요.

 

얼마전 5000대 사전계약 물량이 3시간만에 동난 한국GM 쉐보레 2018년형 '볼트EV'는 60kWh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을 갖췄어요. 한번 충전하면 383㎞를 달릴 수 있대요.

 

▲ '2018 볼트EV'(사진: 한국GM 쉐보레)
▲ 예약판매중인 '코나 일렉트릭'(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도 올 상반기중 출시를 앞두고 지난 15일부터 예약판매를 했는데, 닷새만에 1만대 신청을 넘겼대요. 코나 일렉트릭은 64kWh 배터리가 탑재된 항속형, 39.2kWh 배터리가 달린 도심형으로 나오는데 한 번 충전하면 항속형은 390㎞, 도심형은 240㎞를 달릴 수 있대요. 아직 공식 인증은 받지 못한 자체 측정거리라네요.

 

미국 전기차 '테슬라 모델S 100D'는 배터리 용량이 101.5kWh나 돼요. 환경부가 내놓은 자료로는 한번 충전에 451㎞를 달린다네요. 올해 국내서도 판다는데 차값이 무려 1억원을 넘어요.

 

▲ 테슬라 모델 S(사진: 테슬라 홈페이지)

 

요새 나온 전기차가 이렇게 오래, 멀리 달릴 수 있게 된 건 배터리만 좋아져서 된 건 아니래요. 예전에는 기존 내연기관(엔진) 차에 엔진만 빼고 모터와 배터리를 장착하는 식이었다면 요즘은 설계 자체를 전기차용으로 하고 부품도 싹 바꿨기 때문에 가능하대요.

 

모터도 좋아지고, 차체도 가벼워진 거죠. 그래서 더 빠르고 역동적으로 운전하는 맛도 살릴 수 있다고 해요. 볼트EV 경우 최대출력은 204마력, 최대토크(회전력)는 36.7kg.m인데 시속 100㎞까지 7초 이내에 닿을 수 있대요. 코나 일렉트릭 모터도 최대 출력 150kW(약 204마력)이에요.

 

▲ 전국 전기차 충전소 분포도(자료: 환경부)

 

찾아지지 않아 절 오도가도 못하게 하던 전기차 충전소도 그 때보단 훨씬 많아졌고 더 늘어난대요.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충전설비는 2016년 750기에 그쳤지만, 작년 말까지 1801개로 늘었고, 올해에는 3941개까지 늘어난대요. 

 

참 그런데 전기차는 요즘 같은 겨울에는 힘이 빠진다는 점을 알아두셔야 해요. 기존 내연기관차도 겨울에 시동이 안걸리는 경우가 있죠. 특히 액화천연가스(LPG) 차는 연료가 얼 때가 적지 않아요.

 

▲ 환경부 차종별 보조금 내역에 제시된 상온 및 저온 주행거리

 

전기차는 배터리 성능 자체가 떨어지는게 문제에요. 주행거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거죠. 상온 때 낼 수있는 최고거리에서 20~30%씩 줄어들어요. 섭씨 20~30도 온도서 390㎞안팎 달리는 볼트EV나 코나 일렉트릭은 영하 7도 날씨에서는 260~270㎞밖에 못 가요.

 

이는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 원리 때문이에요. 액체 전해질이 화학반응해 전력을 생산해야 하는데, 저온에서는 전해질 속 리튬 이온이 움직이기 힘들어져서 성능이 떨어져요. 특히 액체 전해질이 얼면 일시적으로 전기가 흐르지 않고 지속하면 전원이 꺼지기도 해요.

 

 

요새 같은 한파라면 더 맥을 못출수 있단 얘기죠. 요 며칠 휴대폰이나 노트북이 전원이 이상했던 분들도 더러 있죠? 리튬이온 배터리가 가진 한계인 셈이죠.

 

그래도 3년 새 정말 몰라보게 달라진 전기차에요. 저 역시 '나도 한 번?'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다음엔 보조금과 세금, 전기값 등 경제성 부분을 따로 짚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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