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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단위로 실탄 모으는 LG화학…어디 쓸까

  • 2021.07.01(목) 09:33

채권 발행으로 올해 들어 2.3조원 확보
양극재 등 소재 키워 배터리 '지원사격'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LG화학이 올해 상반기에만 2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채권 발행 방식으로 조달하면서 이렇게 만든 재원을 어디에 쓸지 관심이 쏠린다. LG화학은 이른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내세워 조 단위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대표적 친환경 사업이자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2조3000억원으로 무엇을 할까?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LG화학은 총 2조30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달 29일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그린본드를 발행한 바 있고, 올해 2월에는 ESG 채권 8200억원, 일반 회사채 3800억원을 발행했다.

그린본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동시에 발행해 유통되는 국제 채권이다. 발행대금의 용도는 기후변화와 재생 에너지 등의 친환경 프로젝트 및 인프라 투자에 한정된다. LG화학도 그린본드로 확보한 자금 사용처를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 관련 소재 분야로 밝혔다.

다양한 분야가 망라됐지만, 양극재와 같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투자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LG화학 관계자도 "아무래도 배터리 분야 투자 비중이 높을 것"이라며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는 기존 공장 라인을 활용해서 원료를 바꾸는 방식 등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LG화학이 발행한 채권별 비중에서도 배터리 분야 투자에 집중될 대목이 엿보인다. 당시 LG화학은 ESG 채권으로 8200억원어치를 발행했고, 일반 회사채는 38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LG화학이 당시 밝힌 ESG 채권 사용계획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재생 에너지 전환 투자 △친환경 원료 사용 생산 공정 건설 △양극재 등 전기차 배터리 소재 증설 △소아마비 백신 품질관리 설비 증설 △산업재해 예방 시설 개선 및 교체 △중소 협력사와의 상생을 위한 금융지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양한 투자처 가운데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며, 이익이 기대되는 항목은 양극재 등 전기차 배터리 소재가 사실상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LG화학은 그동안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회사 성장과 투자 확대라는 선순환을 이어왔다. 지난해는 9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 바 있고, 2019년에는 1조원 규모의 회사채와 글로벌 그린본드 15억6000만달러(약 1조7800억원)어치를 발행하면서 배터리 사업과 같은 신성장 동력을 강화해왔다.

양극재 제품./사진=LG화학 제공

올해 투자 리스트는 '소재'

LG화학은 이처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배터리 소재 사업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기존 성장동력이었던 배터리 사업 부문 'LG에너지솔루션'을 작년 말 분할한 데 이어 배터리 소재 분야를 새로운 먹거리로 공략하는 것이다. 

LG화학은 장기전을 대비하는 모양새다. 올 상반기 배터리 소재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세 자릿수 규모의 인력 채용도 진행했다. LG화학은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전지(배터리) 소재 육성이 주요 방향"이라며 "첨단소재부문에서 올해 매출 4조 후반을 예상하고, 향후 5년 내 관련 매출액이 두배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올해 LG화학이 진행한 투자 내용들을 봐도 이같은 목표가 보인다. 지난 5월 LG화학은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동박을 제조하는 중국 '지우장더푸(九江德福) 테크놀로지'(이하 더푸) 지분 5%를 약 400억원에 샀다. 더푸는 중국 3위 동박업체다.

동박은 머리카락 두께의 15분의 1정도 수준의 얇은 구리판이다. 배터리 음극재에 사용되면서 전류를 흐르게 하는 2차전지의 핵심 소재다. 특히 더푸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11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배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성을 기반으로 내년에는 현지 주식시장에 상장할 계획도 있다.

배터리 소재를 중심으로 급성장중인 CNT(Carbon Nanotube, 탄소나노튜브) 분야에도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4월 여수 CNT 2공장의 1200톤 증설 공사를 마치고 상업 가동에 돌입했다. 연내 3공장을 추가로 증설할 계획도 있다. 글로벌 CNT 수요가 지난해 5000톤 규모에서 2024년 2만톤 규모로 연평균 약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CNT는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업체에 '양극 도전재' 용도로 공급될 예정이다. 양극 도전재는 전기 및 전자의 흐름을 돕는 소재로 리튬이온 배터리 전반의 첨가제로 쓰인다. 니켈, 코발트, 망간 등으로 구성된 양극재 내에서 리튬이온의 전도도를 높여 충·방전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회사 관계자는 "CNT는 전기와 열전도율이 구리 및 다이아몬드와 동일하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하는 차세대 신소재"라며 "기존 소재를 뛰어넘는 우수한 특성으로 배터리, 반도체, 자동차 부품, 면상발열체 등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과감한 투자 'M&A'도 할까?

LG화학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까닭에 인수·합병(M&A)과 같은 덩치 키우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회사 측은 채권 재원으로는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회사 관계자는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기존 목적상 이 같은 지분 투자나 인수·합병(M&A)에 활용할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이런 관점에서 LG화학이 지난 5월에 IMM크레딧솔루션이 운영하는 KBE 펀드에 핵심 투자자로 참여해 1500억원을 투자한 것은 눈여겨 볼만하다. 이 펀드는 △양극재·음극재 제조 및 배터리용 주요 금속 재활용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폐플라스틱 등 고분자 제품 재활용 및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 등을 포함한 친환경 산업 소재 분야에 투자할 방침이라고 했었다.

올해 LG화학의 채권 발행 성공은 'LG에너지솔루션' 분할 이후에도 차세대 성장 동력이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최근 LG화학이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과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지난달 28일 LG화학은 자회사인 'LG Chem China Investment'(이하 LGCCI)가 19.2% 지분을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난징법인'의 자본을 전부 감소시키는 차등 유상감자를 결정했다. 기존에 난징법인 지분 80.8%를 보유했던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감자 이후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이를 통해 LGCCI로 흘러가는 자금은 올 3월 말 난징법인의 순자산 가치 기준 5050억원이다. 회사 측은 '전지사업의 독립적인 운영을 위한 해외 종속회사간 지분구조 개편'이라고 설명했으나, 이 과정에서 생긴 5000억원이 LG화학의 투자 재원으로 보태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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