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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경동나비엔, 말 많던 일감몰아주기 눈총에…결국

  • 2021.07.18(일) 07:05

주식교환 통해 경동폴리움 완전자회사 추진
사주 손연호 일가 소유 ㈜경동원의 알짜사업
매출 경동나비엔 의존…일감 논란 해소 효과

말 참 많았다. 국내 가정용 보일러 업계 1위 경동나비엔 얘기다. 차고 넘치는 내부 일감을 지렛대 삼아 오너 일가가 재산을 불리고 계열 장악력을 높이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서다. 눈총에서 벗어나기 위해 요즘 분주하게 계열재편에 나서는 모양새다. 경동전자에 이어 이번엔 경동폴리움이다.   

㈜경동원→나비엔→폴리움 계열재편, 왜?

18일 경동나비엔에 따르면 계열사 경동폴리움과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키로 지난 16일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경동나비엔이 발행하는 신주가 발행주식의 10%를 넘지 않아 상법상 소규모 주식교환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주총회 및 반대주주 주식매수청구권 없이 이사회 승인만으로 오는 10월 1일 매듭짓는 일정이다. 

교환가격은 각각 6만7809원(액면가 1000원), 6만5359원(5000원)이다. 1주당 0.96주의 비율로 경동폴리움 주주에게 경동나비엔 신주 96만3862주(현 발행주식의 7.08%)가 주어진다.

이번 주식교환은 오너인 손연호 회장이 1대주주로서 지분 27.45%를 보유 중인 지배구조의 핵심축 ㈜경동원을 정점으로 경동나비엔→경동폴리움으로 연결되는 계열재편이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동원이 현재 경동나비엔의 최대주주로서 지분 53.65%를 보유 중이고, 경동폴리움의 경우는 100% 자회사로 두고 있어서다. 아울러 주식교환을 완료하면 경동원의 경동나비엔에 대한 지분은 56.72%로 강화된다. 

사업적 측면에서는 ‘나비엔’ 브랜드로 잘 알려진 국내 1위의 가정용 가스보일러 업체인 경동나비엔이 경동폴리움 자회사 편입을 통해 핵심 원재료, 중간제품 등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 아울러 연결재무제표상 재무실적 증가도 기대된다는 게 경동나비엔의 설명이다. 

경동폴리움은 플라스틱 제조업체로서 보일러·온수기 수배관모듈 및 온수매트를 주력으로 한다. 전방산업이 보일러산업이다. 매출 물량 대부분이 경동나비엔에 납품되고 있다. 

㈜경동원, 나비엔 매출비중 한 때 69%

또 한 가지, 무시못할 효과가 더 있다. 사주(社主) 손연호 회장 및 친족, 특수관계인이 지분 94.43%를 보유한 ㈜경동원을 대상으로 한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한 꺼풀 떨어뜨릴 수 있어서다. 이유는 이렇다. 

경동원은 경동나비엔→경동에버런(가스보일러용 열교환기·버너), 경동티에스(보일러·온수기 시스템)로 이어지는 지배회사지만 세라텍(소재개발) 및 네트웍(난방제어시스템), IT용역 등의 자체 사업도 벌이고 있다. 

투자사업만은 영위하던 경동원이 2012년 7월 경동네트웍 및 경동세라텍을 흡수합병한 데서 비롯됐다. 본체 사업 중 가장 큰 부문은 세라텍으로 전체 매출(2020년 별도기준 1840억원) 중 90%에 이른다. 

헌데, 계열 주력사인 경동나비엔과의 내부거래가 적지 않다. 가령 2012년 사업부문을 가진 이후 가장 많은 매출(2650억원)을 올렸던 2018년에는 경동나비엔 매출이  69%(1830억원)에 달했다. 경동나비엔이 떡하니 자리를 깔아주는데 돈을 안 벌려야 안 벌 수 없다. 경동원은 영업이익으로는 117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렇다보니 손 회장을 비롯한 일가들이 안정적인 내부거래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경동원을 지렛대 삼아 재산을 증식하고 계열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에 경동나비엔이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경동폴리움은 경동원 세라텍 사업부문의 일부다. 즉, 경동원이 이달 1일 사전정지작업으로 물적분할을 통해 떼어냈던 것이다. 

경동폴리움의 사업구조에서 볼 수 있듯이 경동나비엔을 사업기반으로 하는 까닭에 분할 전에는 2020년 997억원 매출에 12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경동원의 알짜 사업부문이다. 따라서 경동나비엔 지배 아래 놓이게 되면 자연스레 경동원과 경동나비엔간의 직접적인 내부거래도 줄게 되는 것이다. 

경동원이 앞서 2019년 1월 네트웍사업부문 일부인 보일러․온수기 콘트롤러 부문을 경동전자로 떼어낸 뒤 작년 11월에 가서는 아예 경동나비엔에 합쳐 버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동전자 또한 매출 대부분을 경동나비엔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를 가진 때문이다. 2019년 전체 매출(829억원) 중 92.5%(767억원)에 달했을 정도다.  

경동원은 2019~2020년 본체 매출이 1700억~1840억원에 머물며 2018년에 비해 대폭 축소됐다. 영업이익 또한 13억~31억원에 머물렀다. 경동나비엔의 매출 비중 또한 45~48%로 낮아졌던 시기다. 경동전자를 떼어낸 뒤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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