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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탄소중립 '과속'…"완성차, 마음 급하다"

  • 2021.11.18(목) 17:11

'탄소중립, 자동차 산업의 미래' 심포지엄
탄소중립 목표 상향하자 업계 "실행 어렵다"
"中배터리 장악…현대차 경쟁서 살아남겠냐"

"기업들 마음이 급하다."

김용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해야 하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 대해 "시행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18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주최한 '탄소중립, 자동차 산업의 미래' 심포지엄에서다.

최근 정부는 '2030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7억2800만톤)보다 40%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2030 NDC 계획(26.3%)보다 더 과감한 목표를 제시하면서 자동차 업계에서도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사진 =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목표 너무 가파르다"

이번 NDC 상향안을 보면 수송 분야는 2018년 기준 9800만톤의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37.8% 줄여야 한다.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국내 완성차 업체는 2030년까지 전기·수소차를 450만대로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김 상무는 "이전 계획에 맞춰 2030년까지 전기·수소차 385만대를 생산하기 위한 기계, 설비 투자와 인력 수립 계획을 짰는데 올해 목표치를 올리면서 모든 걸 앞당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탄소 감축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빠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상무는 "한국은 2018년 기준 탄소배출을 연평균 4.17% 줄이겠다는 계획"이라며 "하지만 미국은 2005년 기준으로 연평균 2.81%, 유럽은 1990년 기준 1.98%"라고 지적했다. 이어 "탄소 줄이는 목표가 너무 가파르다"며 "시행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내연기관차 중심의 완성차 회사의 일자리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상무는 "전체 자동차 생산의 30%가 전기·수소차일 경우 내연기관차 회사의 고용이 38% 감소할 것"이라며 "외국계 3사(한국지엠, 르노삼성차, 쌍용차)에서 문제가 더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이 같은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규제보다 인센티브를 통한 미래차 전환 △금융지원 등의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김 상무는 "전기차 전환에 기업들이 따라갈 수 있도록 대응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안으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의 활성화도 제시했다. 정부는 2019년 하이브리드차(HEV, Hybrid Electric Vehicle) 보조금 100만원을 단계적으로 폐지한 데 이어 올해 PHEV 보조금 500만원 지급도 전면 중단했다.

HEV의 주동력원은 화석원료, 보조동력원은 전기에너지인 반면 PHEV는 주동력원으로 전기에너지, 보조동력으로 화석원료를 쓴다.

김 상무는 "유럽은 PHEV를 순수 전기차와 동일한 크래딧(보조금)을 주고 있지만 한국은 기준이 오락가락한다"며 "PHEV는 HEV와 구분해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조금 폐지 탓에 올해)국내 PHEV 생산은 중단됐다"며 "순수 전기차로 전환하는 중간 과정에서 PHEV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장악"

이날 김태년 미래모빌리티연구소장은 향후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중국발 원자재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은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며 "차이나리스크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1위는 중국 CATL이 차지했다. 지난해 1위를 지켰던 LG에너지솔루션은 2위로 밀렸다. 

특히 중국은 전기차에 사용될 원자재 주도권도 쥐고 있다. 김 소장은 "배터리 소재의 핵심은 희토류"라며 "중국은 희토류뿐 아니라 코발트, 망간, 리튬 등 전세계 공급의 70~80%를 장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차량용 반도체나 요소수처럼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전기 수소차 생산 목표 달성에 큰 문제가 생긴다"며 "이 경우 중국이 전기차 시장의 헤게모니를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향후 원자재 시장 장악력을 바탕으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입지를 더 키울 가능성도 있다. 김 소장은 "중국 신생 전기차 기업들이 유럽에 진출하고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경쟁에서 살아남겠느냐는 우려가 크다. 중국 저가 전기차 공략을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엠·르노·쌍용차도 전기차 정부 지원"

이날 심포지엄에선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의 현대차 쏠림 현상도 완화하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민우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과장은 "정부의 미래차 전환 지원이 현대·기아차에 집중됐다는 얘기가 있다"며 "올해부터는 중형 3사(한국지엠·르노삼성차·쌍용차)의 기술력이 낮더라도 향후 기술개발을 할 수 있도록 정부 기술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최근 방한한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이 "전기차를 한국에서 생산할 계획은 현재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한 정부 입장도 내놨다.

이 과장은 "현재 계획이 없다는 것이지, 앞으로 계획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며 "미국 GM본사가 한국지엠의 전기차 생산이 유리하다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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