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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뉴삼성' 벼린 이재용, 구글과는 '동맹 재확인'

  • 2021.11.23(화) 17:37

미 동서부 오가며 5G·AI 등 미래사업 구상
구글 CEO 만나 '시스템 반도체' 공조 논의도
파운드리 투자 확정하며 출장 마무리할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에서 바이오와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등 삼성의 '미래 성장사업' 챙기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4일 미국으로 떠난 이 부회장이 현지 정·재계 인사를 잇달아 만나면서 파악된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이에 더해 구글 본사를 방문해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도 논의했다. 구글은 검색엔진, 모바일 운영체제(OS)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업이다.

이들의 만남은 이 부회장 출장 여정에 남은 마지막 이벤트와 연결고리가 있어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은 앞서 미국 백악관과 연방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반도체 관련 의견을 나눴고, 신규 파운드리(위탁생산) 투자 결정을 끝으로 출장을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투자와 관련해 구글이 '안드로이드 동맹'으로서 칩 생산을 맡기는 우군 역할을 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CEO(오른쪽)/사진=삼성전자 제공,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이재용, 구글 CEO 만나 시스템 반도체 논의

2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를 방문해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을 만났다.  이들은 시스템 반도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자율주행, 플랫폼 혁명 등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 분야의 공조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양측이 시스템 반도체 부문도 다뤘다는 점이다. 구글은 자체 설계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자사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 6'에 탑재하기 위해 올 연말부터 생산할 예정인데, 이 칩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사의 협업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이 부회장은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내놓은 바 있다. 삼성의 이 같은 여정에 이른바 '안드로이드 동맹'으로 불리는 구글이 우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고객사(구글) 수요에 맞춰서 반도체를 생산한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번 미팅을 계기로 삼성은 세계적 고객사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한 것으로 관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미래' 집중적으로 챙긴 이 부회장

이재용 부회장은 21일과 22일에는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와 세트(완제품) 연구소인 DS미주총괄(DSA·Device Solutions America)과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방문했다.

AI와 6세대 이동통신(6G) 등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연구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DSA와 SRA는 각각 반도체와 모바일, 소비자 가전 부문의 선행 연구조직이다. 혁신을 선도하고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전진 기지로 불리는 곳이다.

이 부회장은 DSA와 SRA의 연구원 등과 만난 자리에서 "미래 세상과 산업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면서 우리의 생존 환경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한 뒤 "혁신 노력에 가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이 부회장은 특히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의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이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며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 출장에서 이 부회장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모더나, 버라이즌 등의 경영진을 만나 바이오, AI, 5G 등 삼성의 미래 성장사업 분야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챙긴 일정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미국 출장 마무리는 파운드리 투자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 피날레를 장식할 마지막은 파운드리 투자다. 이 부회장은 지난 18~19일 워싱턴에서 백악관 핵심 참모, 연방의회 의원들과 회동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이들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관련 삼성의 역할을 논의한 것은 물론,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 행정·입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세계 1위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절대 우위를 유지하면서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1위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는 평가다.

이는 삼성이 미국에 20조원(약 170억달러) 규모로 계획 중인 신규 파운드리 공장 증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미국 파운드리 투자를 이번 출장에서 마무리 지을 것"이라며 "시스템 반도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생산기지 구축이 본격화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삼성은 조만간 별도로 투자 계획 등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는 이 부회장의 이번 미국 출장이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글로벌 네트워크를 재가동하는 수준을 넘는 행보라고 해석하고 있다. '글로벌 삼성'을 가능하게 한 '초격차'에서 '뉴 삼성'으로 나아가자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나타났다는 평가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뉴 삼성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하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자는 의미"라면서 "사법 리스크 속에서 갈고 닦은 뉴 삼성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창업의 각오로 과감한 변화와 도전을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된 행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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