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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게임산업 대형 M&A…왜?

  • 2022.04.30(토) 15:00

[테크톡톡]
MS의 블리자드 인수 등 대형 M&A 늘어
구독서비스 경쟁력 강화·IP 확보 등 목적

올해 들어 글로벌 게임업계에서 대형 인수합병(M&A)가 잇따르고 있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1월 테이크투인터랙티브(T2)는 징가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달 말에는 소니의 번지 인수도 발표됐다.

30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글로벌 이슈 포커스(게임산업의 연이은 대형 M&A의 의미와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 은행 드레이크 스타 파트너스는 올해 게임산업의 M&A 거래액 규모가 1500억달러(약 190조45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월 T2가 징가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금액은 127억 달러(약 16조846억원)였으며,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6조9948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 두 건의 M&A만으로도 2021년 한 해 동안 게임산업에 투입된 자금 전체에 육박하는 규모의 자금 이동이 발생한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결정한 것은 게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MS는 이번 인수가 완료되면 자사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텐센트와 소니의 뒤를 이어 3위 기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뉴주가 추산한 지난해 3분기 게임 매출을 기준으로 보면 MS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매출 총합은 소니를 뛰어넘는다.

보고서는 소니와 텐센트를 거론한 것을 두고 MS가 두 기업을 따라잡아야 할 목표라고 보는 것이라 해석했다. 소니는 콘솔을 넘어 모바일 게임과 구독서비스 부문을 강화하고 있으나, 콘솔기기의 공급 부족 사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텐센트는 중국의 강력한 게임 규제로 인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MS 입장에서는 지금이 콘텐츠를 강화하며 경쟁자들을 앞지를 적기인 것이다.

MS의 게임부문 사업의 핵심 전략은 게임구독서비스 '게임패스(GamePass)'다. 구글이 시작한 게임구독서비스 부문에서 게임패스는 가장 앞선 서비스로 평가받고 있다. 게임패스의 구독자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 1월 25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소니가 최근 구독서비스에 주목함에 따라 MS는 더 적극적인 공세를 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활성사용자를 게임패스로 흡수하는 것이 이번 인수의 목표 중 하나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아직 인수가 완전히 종료되지 않았으며, 단기간에 큰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MS는 인수한 게임사의 경쟁력 있는 프랜차이즈 IP와 팬덤을 게임패스로 흡수하며 구독서비스의 경쟁력을 키워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31일 소니는 미국의 게임사 번지를 36억달러(약 4조5619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MS의 대형 M&A 발표 후 약 2주 만에 최대 경쟁사의 인수 발표이기에 주목받았다. 다만 소니는 여러차례 MS의 행보를 의식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소니의 이번 번지 인수에 대해 SIE 월드와이드 스튜디오의 허먼 허스트 총괄은 번지의 기술력과 팬 커뮤니티가 다양한 협업에 장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퍼스트파티 스튜디오 확대가 IP 범위의 확장, 새로운 게임 개발, PS5의 기술역량 활용을 위한 노하우 공유와 협업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소니의 최근 행보는 게임 콘텐츠 경쟁력을 서드파티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IP 확보에 직접 나서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보고서는 올해 초부터 시작된 게임산업의 M&A 열풍의 배경으로 새로운 게임 퍼블리싱 채널인 구독서비스 경쟁력 강화, 지식재산권(IP) 확보 경쟁과 함께 빅테크 진영의 메타버스 경쟁을 지목했다.

콜롬비아 대학의 해리건 교수는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대해 MS가 메타에게서 "메타버스 주도권을 뺏어오기 위한 선제공격"이라고 해석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관계자에 따르면 초기 기업 매각 타진 시 메타에 인수 의향을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게임산업이 빅테크 진영의 차세대 전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M&A 확산 전망의 원인으로 게임사들이 성장 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의 게임사가 성장하는 방법은 작품성이 높고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출시하는 것뿐이었다. 이는 점점 더 많은 돈과 시간의 투입을 요구하는 반면 성과는 도박에 비유될 정도로 불확실성이 컸다. 점차 게임사의 규모가 커지고 자금력이 갖춰지며 소규모 게임사를 인수하기 시작했고, 이는 자체적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것보다 성공확률이 높다는 게 증명됐다.

여기에 2020년을 기점으로 상장하는 게임사들이 급증했고 투자도 확대됨에 따라 빠르게 성장해야 할 압박이 증가했다. 게임산업에서 M&A는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보고서는 "MS처럼 역대 기록을 갈아치울 규모의 M&A가 또 발표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게임산업 전반에 파급력을 일으킬만한 인수 발표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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