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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하니]팍팍한 일상에 한줄기 꽃 '틔운'

  • 2022.06.05(일) 11:00

LG전자 식물재배기 '틔운 미니'로 6주간 꽃 키워보니
'똥손'도 성공하는 간편한 사용법, '식물멍'으로 힐링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

LG 틔운 미니로 키운 메리골드. /사진=백유진 기자 byj@

10년 넘게 꽃집 딸로 살았지만 스스로 식물을 키우는 데는 재능이 없었다. 가장 오랫동안 키웠던 화분은 밖에 내놨다가 한파에 얼려 죽였고, 선물로 받은 화분은 늘 오래 가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반려(伴侶), '짝이 되는 동무'라는 뜻의 단어가 동물이 아닌 '식물'에 합성한다는 것이 유독 이해되지 않았다. 식물에 정이 들 만큼 오랜 시간 키운 경험이 거의 없어서다.

그러던 중 LG전자의 식물생활가전 '틔운 미니'를 체험할 기회가 생겼다. 6주 동안 메리골드 꽃을 키우며 칙칙했던 방 안이 초록초록한 정원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니, 반려의 의미가 제대로 다가왔다. 연쇄 살식마(식물을 계속 죽이는 사람)도 반려식물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LG 틔운 미니로 키운 메리골드. /사진=백유진 기자 byj@

틔운으로 식물 죽인 사람 찾습니다

LG 틔운 미니는 LG전자가 지난 3월 고객들이 더 쉽게 식물생활에 입문할 수 있도록 크기와 가격을 낮춰 출시한 제품이다. 기존 식물생활가전으로 선보인 LG 틔운의 경우 일반 식기세척기 정도의 크기라 좁은 공간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비해 틔운 미니는 공간적 제약이 거의 없다. 가로 48cm, 폭 16.5cm로 침대 옆 협탁, 사무실 책상, 식탁 등에 배치하기 좋은 크기다. 제품 상단에는 LED 조명이 장착돼 있어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실내 공간에서도 식물을 키울 수 있다.

씨앗키트를 장착하지 않은 상태의 무게는 2.3kg 수준이라 이동도 간편하다. 씨앗키트도 흙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씨앗키트를 장착해도 무게의 부담은 없다. 캠핑족이라면 상추, 루꼴라 등 식용 식물을 키워 캠핑장에 들고 가 야외에서 바로 따먹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단순한 사용 방법이다. 비닐을 제거한 씨앗키트를 제품에 올려두고 적정량의 물과 영양제를 넣어준 뒤 전원을 켜면 식물이 알아서 컸다.

LG 틔운 미니는 물탱크 옆에 물 높이를 표시해주는 부표가 있어 물양 조절이 쉽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식물을 키울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물'이다. 언제 물을 줘야 하는지는 매번 기억하기 어렵고, 얼마만큼의 물을 줘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은 '흠뻑' 혹은 '적당히' 정도라 설명을 들어도 제대로 판단하기 힘들다. 기자가 연쇄 살식마가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LG 틔운 미니는 식물이 생장하는 데 적합한 물 수위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씨앗키트 옆에 물 수위를 표시하는 부표가 있어 위치에 따라 물양을 조절하면 된다. 부표 상단이 물탱크 높이와 일치할 때까지 물을 채워주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물양이 많으면 부표가 위로 뜨고, 물이 부족하면 가라앉아 주황색 표시가 보인다. 또 물이 부족할 때는 LED 조명이 깜빡이며 경고해주기도 한다.

LG 씽큐앱을 통해 조명 지속 시간, 조명 세기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사진=LG 씽큐앱 캡처

스마트폰의 LG 씽큐앱과 연동하면 관리는 더 쉬워진다. 물이 부족하면 알림이 오고, 식물이 생장하기 적정한 온도인지 확인할 수 있다. 또 LED 조명이 켜져 있는 시간이나 조명 밝기 등도 조절 가능하다. 식물이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시간을 확인해, 각자의 생활 패턴에 따라 조명이 켜져 있는 시간을 바꿀 수 있다. 설정해놓은 시간이 되면 조명이 알아서 켜지고 꺼졌다. LG씽큐앱까지 더해지면 틔운으로 식물을 키우기 실패했다는 사례는 절대 찾아낼 수 없을 것 같았다.

LG 씽큐앱에서는 청소나 물 공급이 필요할 경우 알림을 보내준다. /사진=스마트폰 화면 캡처
LG 씽큐앱에서 설정한 시간에 알아서 LED 조명이 꺼졌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청소도 어렵지 않다. LG 씽큐앱은 매주에 한 번씩 물탱크를 깨끗이 청소하고 영양제를 주라고 안내해준다. 물탱크는 손쉽게 분리되고, 씨앗키트도 뺄 수 있다. 부표에 따라 물을 따라서 주기 귀찮다면 씨앗키트를 빼 물탱크에 직접 물을 채울 수도 있다.

LG틔운 미니는 물탱크와 분리가 쉽게 되기 때문에 청소도 간편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내 방 안에 작은 정원

현재 출시된 틔운 미니용 씨앗키트 중 유일한 꽃 종류인 '메리골드'를 선택했다. 식물을 활용한 플랜테리어(Planterior, 플랜트와 인테리어의 합성어)에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해서였다.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사실 처음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설치 3일 만에 싹이 올라오자 신기한 마음에 잠시 들여다보긴 했지만, 바쁜 일상이 계속되면서 관심이 떠났다. 하지만 꽃봉오리가 눈에 띈 순간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자기 전 매일 같이 틔운 미니 앞을 떠나지 못했다. 꽃이 잘 자라도록 잎을 솎아주는 작업도 여러 번 했다.

LG 틔운 미니로 키운 메리골드. /사진=백유진 기자 byj@

그 덕분인지 꽃이 피는 속도도 빨랐다. 설치 후 한달쯤 지나자 주황색 꽃잎이 보이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꽃이 활짝 폈다. 식물을 가꾸고 기르는 것이 정서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바쁜 일과가 끝나고 난 뒤 틔운 미니를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이 늘었다. 틔운과 달리 틔운 미니는 별도의 문이 없는 개방형 구조라는 점에서 '식물멍(식물을 보며 멍때리는 것)'에도 적절했다. 아이들 교육용으로도 좋을 듯했다.

LG 틔운 미니로 키운 메리골드. /사진=백유진 기자 byj@

LG 씽큐앱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부가적인 기능들도 쏠쏠한 재미였다. 앱에서 쓸 수 있는 '식물 일기'는 반려 식물의 생장 과정을 직접 기록할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줬다. 식물 일기에 등록한 사진이 8장 이상이 되면 성장 영상도 만들 수 있다. 다만 이는 사진이 연달아 빠르게 재생되는 간단한 수준이라 다소 아쉽기는 했다.

약 50일 동안 메리골드를 키우며 LG씽큐앱에서 작성한 식물 일기./사진=LG 씽큐앱 녹화

네이버 카페에서 운영되는 '틔운 미니 공식 카페'로 바로 연결되는 기능도 있다. 공식 카페는 꽤 활발히 운영되고 있어 식물 재배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적합했다. 운영진들이 직접 댓글로 틔운 미니 활용법에 대한 정보를 주기도 하고, 이용자끼리 정보를 나누기도 한다. 다른 이용자가 키우는 식물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특히 다른 식물에 비해 활용도가 낮다고 생각한 메리골드의 여러 쓰임새도 카페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 가장 눈길이 갔던 '메리골드 스머지 스틱'을 직접 만들어봤다. 스머지 스틱은 말린 허브를 스틱 형태로 묶은 것을 말한다. 타임, 로즈메리 등의 허브 식물과 함께 메리골드를 엮어주니 예쁜 스머지 스틱이 완성됐다.

LG 틔운 미니로 키운 메리골드로 스머지 스틱을 직접 만들어봤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메리골드를 키워본 이후 다른 꽃도 키워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지만, 아직 틔운 미니용 씨앗키트 중에서는 다른 꽃 종류가 없다. 씨앗키트의 종류 역시 아직 6종으로 한정적이다. 전용 재배 키트만을 사용할 수 있는데 키울 수 있는 식물의 종류가 한정적이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LG전자는 점차 씨앗키트 종류를 늘려갈 예정이다.

씨앗키트 가격도 만만치 않다. 현재 씨앗키트는 2번 사용할 수 있는 패키지로 판매하는데, 2만원대에 달한다. 일회용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전용 영양제 가격도 1만원 수준으로 비싼 편이다.

LED 조명이 너무 강력하다는 것도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면이 있었다. LED 빛만으로 식물이 생장해야 하는 만큼 강력한 빛이 나오는데, 사람에게는 다소 불편했다. 꿀 같은 주말 늦잠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면 틔운 미니를 침실에 두지 않길 추천한다.

LG 틔운 미니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지인의 집에 초대돼, 직접 키운 비타민을 얹은 파스타를 대접받았다. LED 조명이 밝아 거실 조명 대신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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