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포항제철소 전 고로 가동을 멈춘 태풍 피해원인을 두고 포항시를 언급하고 나섰다.
과거 포항시가 제철소 인근 하천에 조성한 공원시설이 이번 냉천 범람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인근 하천 공원이 문제?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 6일 포항제철소 고로 3기가 태풍 힌남노로 인해 가동이 중단됐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직원 3만여명(누적 인원)이 결집해 피해 복구를 위한 노력을 쏟은 결과, 지난 13일 고로가 재가동됐다. 다만 제강 공장, 압연 설비 등 후공정 시설의 완전 재가동 시기는 불투명하다. ▷관련기사: 고로 가동했어도 '압연 설비' 아직…사실상 반쪽 정상화(9월13일)
포스코 측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24시간 복구작업을 지속해 조업 정상화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라며 "가장 피해가 큰 포항제철소 압연지역은 약 90% 정도 배수가 완료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역대급 규모 태풍에 포항 지역 전체가 큰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포항제철소 역시 피해를 피할 수 없었다. 포항제철소의 모든 고로가 가동을 멈춘건 창사 이래 처음이자 49년 만의 일이다.
하지만 피해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포스코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 나온다. 실제로 더 많은 폭우가 쏟아진 창원, 마산 지역의 산업 시설 피해는 미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수벽, 배수펌프 시스템을 사전에 설치한 덕이다.
이번 포항제철소 피해의 직접적 원인은 인근 냉천의 범람이다. 그리고 이 인근에 조성한 공원 시설들이 범람을 발생시켰단 지적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제철소 피해의 원인은 냉천 범람이다"며 "냉천의 관할과 운영은 포스코가 아닌 포항시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스코 자체의 배수 시설에는 문제가 없다"며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과거 태풍에 이미 포항제철소는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형일 포스코 금속노조 지회장은 비즈니스워치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MB정부 시절 제철소 인근에 위치한 냉천을 활용해 체육공원시설을 조성했다"며 "(시설 조성이 아닌) 하천을 더 깊게 팠다면 범람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현장 직원들 사이에선 '천재지변은 미리 예견된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온다"고 밝혔다.
이번 피해의 직접적 원인은 냉천의 범람이며, 냉천을 비롯한 시설 관리 책임은 포항시에 있다는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포스코 "피해복구가 우선·이후 방지책 강구"
포스코는 우선적으로 피해 복구를 위해 총력을 다한단 입장이다. 당장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보단 포항제철소를 하루 빨리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단 판단에서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는 피해를 최대한 빨리 복구하는 게 우선이다"며 "어느 정도 피해 복구가 완료되면 포항시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원 지회장은 "보통 태풍이 발생하면 비가 많이 내리는 것보단 강풍으로 인한 사고에 대비한다"며 "하지만 이번엔 폭우로 인한 하천 범람이 주원인이었던 만큼 하수 시설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하천관리를 담당하는 포항시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