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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IRA 법안 나올수도…대책 마련해야

  • 2022.09.28(수) 17:51

기술개발·정치적 타협점 모색해야
핵심 광물 중국 의존도 낮출 필요

28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미 공급망 재편전략과 한국의 대응 간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배상근 전경련 전무,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석영 법무법인(유) 광장 고문, 양향자 국회 반도체특위 위원장,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장,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 /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우크라이나에 최고 반도체 기업이 있었다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특별위원회위원장을 맡고 있는 양향자 의원이 28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미 공급망 재편과 한국의 대응'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이 국가간 전쟁을 막을 만큼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양 의원은 "세계는 과학기술 패권 전쟁 중이고 패배는 곧 신식민지로의 전락을 의미한다"며 "과학기술이 외교이자 안보인 시대"라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앞세워 자국 중심의 공급망 변화를 꾀하면서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 국내 첨단 산업에 위기가 닥쳤다. 이날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 개발과 동시에 정치적 대응 필요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외적으로 미국, 중국과 협상을 통해 타협점을 찾는 동시에 대내적으로 기술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양 의원은 "현재 미국이 반도체 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 CSA), 칩4(CHIP4) 동맹, IRA 등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첨단 산업을 육성하고 메모리반도체 1위인 한국을 따라잡아 패권을 확보하기 위한 발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반도체 기술 개발이라고 보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K-칩스법'(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법) 통과를 촉구했다. 양 의원은 "대중국정책만으론 부족하고 반도체 기술 개발을 통해 미국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미국과는 전략적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중국과는 협력적 공생 관계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도 "미국과는 협상을 통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가 기술 역량을 갖추는게 장기적인 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IRA가 정치적 이유로 탄생한 법안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비슷한 조치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연 팀장은 "IRA는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낮은 민주당이 여론 전환을 위해 통과시킨 법안"이라며 "2024년 미국 대선이 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이런 식의 굉장히 강력한 대중국 조치가 쏟아져 한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 이슈로 통과된 법안이라는 점에서 볼 때 WTO나 FTA에 제소하는 방법보다는 양국이 정치적인 관점에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8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8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미 공급망 재편전략과 한국의 대응 전문가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김민성 기자 mnsung@

핵심 광물 공급처 다변화해야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에 편중된 핵심 광물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향후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동맹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나서 해외 광물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은 2023년부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리튬·코발트 등 핵심 광물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로부터 최소 40% 이상을 조달해야만 친환경차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김동환 국제전략자원 연구원장은 "단기적으로 코발트, 니켈, 망간 등 전구체의 대중국 수입률이 99%에 이르고 리튬, 흑연의 중국 의존도도 높아 IRA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다수 핵심 광물을 분리·정제할 수 있는 제련 시설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장기적으로도 우리 기업들의 전망이 밝지 않다"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장은 이어 "희소금속을 비롯한 핵심 광물에 대한 해외자원 개발 생태계는 10년 전부터 무너져 민간 기업은 더 이상 해외자원 개발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며 "공기업 등 공공분야에서 앞장서고, 일반 기업이 따라가는 방식으로 해외 자원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으로는 IRA 시행으로 중국산 광물이나 원자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기업이 미국 내 배터리 광물, 소재, 셀 등의 공급망에서 제외되면 국내 배터리나 전기차 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조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미국과 협상을 통해 FTA 체결국가에서 조립된 전기차는 보조금 대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광물이나 소재를 국산화하고 미국뿐 아니라 주요 광산 소재지 국가 등 다양한 국가와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동맹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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