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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하니]에어팟프로2로 엄마들 잔소리 늘어나겠네

  • 2022.10.26(수) 10:52

개선된 H2칩으로 노이즈캔슬링·음질 향상

에어팟프로 2세대./사진=백유진 기자 byj@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

기자의 어머니는 안전사고에 민감한 편이다. 무선이어폰을 끼고 보행하다가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잔소리가 일상이다. 사실 이런 우려는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

어머니의 걱정 어린 잔소리가 뇌리에 남았는지, 에어팟프로 2세대를 5일 동안 귀에 꽂고 다니며 이런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엄마가 이거 쓰면 더 싫어하겠네."

지금까지는 무선이어폰의 편리함을 놓칠 수 없어 '이어폰을 끼고 있어도 어느 정도는 들리니 괜찮다'고 합리화 해왔다. 하지만 에어팟프로 2세대부터는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 돼 버렸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이 전작 대비 2배 개선되면서다. 3년 만의 에어팟프로 후속작인 에어팟 프로 2세대를 애플로부터 대여받아 5일 동안 사용해봤다. 

에어팟프로 2세대./사진=백유진 기자 byj@

새 애플 실리콘이 만든 혁신

에어팟프로2는 애플이 자체 개발한 'H2'칩을 탑재한 첫 무선이어폰이다. 이전까지 출시된 모델에는 모두 H1칩이 탑재됐다. H2칩은 다양한 기능을 향상시켰다. 

대표적인 것이 노이즈 캔슬링이다. 전작 대비 2배 향상됐다는 애플의 설명이 과장이 아닌 듯 했다. 에어팟프로 1세대 제품을 2년 넘게 사용하고 있던 터라 차이가 크게 느껴졌다. 1세대 제품도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꽤 괜찮은 편으로 평가되지만, 차량이 많이 지나다니는 시끄러운 거리에서는 소음 차단이 잘 되지 않았다. 종종 '이게 노이즈 캔슬링을 켠 상태가 맞나?' 의심이 들기도 했다.

에어팟프로2는 가까이 지나가는 차 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차를 잘 보고 다니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겠다고 느껴질 정도다. 지하철 소음 역시 거의 다 막아줬다. 에어팟프로2를 착용한 채 눈을 감으면 혼잡한 출퇴근 시간 버스나 지하철이 순식간에 콘서트장이 됐다.

에어팟프로 2세대에는 XS사이즈의 이어팁이 추가됐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애플은 이어팁의 선택지도 넓혔다. 기존에는 S·M·L 3종류만 지원했다면, 더 작은 크기의 XS 옵션을 추가했다. 착용 테스트를 통해 어떤 사이즈의 이어팁이 사용자의 귀에 가장 잘 밀착되고 음향이 선명하게 들리는지 확인할 수 있다. 기자의 경우 기본으로 장착된 M 사이즈가 양쪽 귀에 잘 맞는다고 나왔다.

기자의 구매욕을 가장 불러일으킨 것은 개선된 '주변음 허용' 모드였다. 무선이어폰을 착용하면 사용자는 물리적으로 귀가 막혀 있는 상태다. 때문에 주변음 허용 기능을 활성화하면 무선이어폰이 주변 소리를 인식, 이를 증폭해 들려준다. 그래서 주변음 허용 모드를 켠 상태에서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등 큰 소음이 나면 눈살이 찌푸려졌던 것이 사실이다. 에어팟프로 1세대 역시 이를 피할 수는 없었다. 

에어팟프로 2세대(왼쪽)와 1세대(오른쪽). 전작과 사이즈는 같지만 스피커 등 위치가 바뀌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하지만 에어팟프로2를 사용해보니 인식이 바뀌었다. 신작에는 '적응형 주변음 허용 모드'가 적용됐다. 쉽게 말해 오토바이 소리나 공사장 소음 등은 알아서 걸러준다. 실제 사용할 때도 큰 소음은 알아서 줄여주고, 일상적인 주변음은 이어폰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와 유사하게 들렸다. 에어팟프로2를 착용한 상태로 카페에서 대화로 주문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에어팟프로2는 전작과 크기가 같지만 케이스 호환은 되지 않았다./사진=아이폰 캡처

드디어 볼륨 조절까지, 편의성 높였다

사용성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던 건 터치를 통해 볼륨 조절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1세대 제품만 해도 콩나물 모양의 줄기 부분을 누르는 기능만 가능했는데, 2세대는 줄기를 쓸어내리거나 올리면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다만 귀에 착용한 상태에서는 터치해야 하는 부분이 얼굴과 가까워 생각보다 조절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스마트폰을 꺼내는 것보다 편해진 것은 사실이다.

에어팟프로 2세대는 터치로 볼륨 조절이 가능해졌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또 아이폰에 에어팟 전용 섹션이 생겼다. 이어팁 착용 테스트나 터치 설정, 에어팟을 분실할 경우 위치를 보여주는 '나의 찾기' 기능 등 에어팟 관련 기능을 한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에어팟 설정을 하려면 블루투스 메뉴를 통해 들어가야 했는데, 별도 메뉴가 생기니 편리했다. 이는 iOS(애플 운영체계) 16 버전부터 적용된다. 

iOS 업데이트를 하면 아이폰 내 에어팟 전용 메뉴가 생겼다./사진=아이폰 녹화

이 메뉴에서는 개인 맞춤형 공간 음향 설정도 가능하다. 사람마다 두상이나 귀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춰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아이폰 전면에 위치한 트루뎁스 카메라를 활용해 얼굴 전면과 오른쪽·왼쪽 귀를 스캔하면 설정이 완료된다. 애플 기기에서 한 번만 형성하면 다른 기기에도 자동으로 연동된다. 개인 맞춤형 공간 음향을 설정하면 소리가 더 깨끗하게 들리고 공간 음향도 풍부해진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인데, 설정 전후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

개인의 귀 모양과 두상을 인식하면 맞춤형 음향 설정이 가능하다./사진=아이폰 녹화

맞춤 설정 후 음질과 공간 음향은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음질에 크게 예민한 편이 아니라 에어팟프로 1세대 제품도 큰 불만 없이 사용해왔는데, 이번 신작을 사용해보니 음질 차이가 느껴졌다.

팝, 록, 힙합 및 일레트로닉 댄스 음악 장르에 특화돼 있다는 애플 측 설명에 따라 싸이의 'That That'을 재생해보니 흠뻑쇼가 부럽지 않았다. 싸이 특유의 목소리가 더 귀에 꽂히는 느낌을 받았다.

공간 음향 역시 전작 대비 2배 정도 개선된 것이 체감됐다. 애플의 자체 서비스를 활용했을 때 이 장점은 더 크게 다가왔다. 다른 음원 사이트와 달리 애플뮤직에는 '공간 음향으로 듣기'라는 메뉴가 있다. 이 음원을 재생하면 머리 움직임에 따라 소리 방향이 바뀌었다. 애플TV도 마찬가지였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미국 드라마인 '포 올 맨카인드'를 재생해보니 소리가 따라다니는 것처럼 느껴졌다.

에어팟프로 2세대(왼쪽)와 1세대(오른쪽)./사진=백유진 기자 byj@

배터리 사용 시간도 늘었다. 노이즈 캔슬링이 켜져 있으면 최대 6시간, 꺼져 있으면 7시간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실제 사용했을 때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오전 10시30분부터 음악을 듣기 시작해 노이즈 캔슬링과 주변음 허용 모드를 번갈아 가며 사용했는데, 오후 5시30분이 돼서야 방전됐다. 충전 시간도 빨랐다. 배터리 잔량 7%에서 50%까지 충전하는데 불과 10분 걸렸다.

에어팟프로 2세대(왼쪽)와 1세대(오른쪽). 신작 케이스 아래에 스피커가 탑재되고 옆면에는 가방 등에 걸 수 있도록 랜야드 루프가 생겼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충전 케이스에도 변화가 있다. U1칩 탑재로 '정밀 탐색 기능'이 가능해지면서 케이스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 분실 위험을 줄였다. 케이스 하단에 자리한 스피커는 페어링 완료·배터리 부족·충전 시작 등 상태별 다른 소리를 낸다. 또 맥세이프 충전기뿐만 아니라 애플워치 충전기와도 호환이 가능해졌다. 

에어팟프로 2세대는 맥세이프뿐 아니라 애플워치 충전기와도 호환된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다. 애플은 에어팟프로 모델을 3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만큼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다만 아이폰, 애플워치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이라면 USB-C타입 충전을 지원하지 않는 부분이 아쉬울 수 있다. 평소 에어팟 음질에 불만이 있었다면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통화 품질을 개선했다지만 무선이어폰이 지닌 물리적 한계는 여전하다.

애플은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부동의 1위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점유율은 지속 하락하는 추세다. 에어팟프로2가 애플의 왕좌를 더 높이 올려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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