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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생태계 완성한 에코프로, 포항 전진기지 삼아 글로벌로

  • 2022.11.26(토) 11:00

15만평 부지에 전 계열사 공급망 생태계
해외 진출도 패키지화 추진

경북 포항시 영일만 산업단지에 자리한 에코프로의 에코 배터리 포항캠퍼스./사진=에코프로 제공

[포항=백유진 기자] 에코프로그룹은 현재 국내 배터리 업계를 주도하는 기업 중 하나다. 1998년 유해 온실가스 저감장치 등 환경사업으로 시작해 2003년부터 이차전지 양극재, 전구체 등 전자재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두각을 드러내는 분야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다. 에코프로그룹의 생산 근거지인 경북 포항시를 찾았다.

지난 25일 오전 영일만 산업단지에서는 에코프로의 양극재 공장 증설 현장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공장 옆에서 벌목 작업을 하고 있는 포크레인 여러 대가 눈에 띄었다.

양극재 완성품 한 곳서 만든다

에코프로는 현재 영일만 산업단지 내 약 10만평 부지에 '에코 배터리 포항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을 중심으로 △삼성SDI와 합작 설립한 에코프로EM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씨엔지 △에코프로AP 등 에코프로그룹 모든 계열사가 이곳에 모여있다.

지난 9월에는 경북도·포항시와 생산공장 추가 건립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 약 5만7000평 부지를 확보했다. 에코프로BM의 이차전지 양극재 공장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전구체 공장이 추가로 들어선다. 양극재 공장은 내년 3~4월, 전구체 공장은 내년 7월 착공 예정이다. 각 공장의 생산 능력(CAPA)은 5만4000톤, 6만톤 규모다. 

이 공장을 포함하면 에코프로그룹이 영일만 산업단지에서 사용하는 부지는 15만평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까지 포항 캠퍼스에 투자된 비용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가 공장 증설을 감안하면 약 3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예상된다.

경북 포항시 영일만 산업단지에 자리한 에코프로의 에코 배터리 포항캠퍼스./사진=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 포항캠퍼스의 가장 큰 특징은 '연결성'이었다. 배터리 재활용에서부터 전구체부터 양극재 완성품까지 생산하는 생태계를 구축했다. 

먼저 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 에코프로씨엔지가 배터리에서 리튬과 니켈·코발트·망간 등의 금속을 추출한다. 이중 리튬은 리튬화합물을 제조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으로, 니켈·코발트·망간은 전구체를 제조하는 에코프로멀티리얼즈로 전달된다.

특히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씨엔지는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돼 있다. 용액 상태의 리튬을 파이프를 활용해 이송하기 위해서다. 또 고순도 산소·질소 제조사인 에코프로AP는 전 캠퍼스와 지하 파이프로 연결돼 있다. 공기에서 분리해낸 산소와 질소를 각각의 공장으로 전달한다.

이날 에코프로 관계자는 "에코프로씨엔지 공장 옆에 바로 에코프로이노베이션 공장이 있어 재활용 과정을 통해 리튬을 분리해내면 파이프라인을 통해 옮겨진다"며 "물류비 절감과 단지 집적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서 생산된 전구체와 에코프로이노베이션에서 가공된 수산화리튬은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EM으로 옮겨져 양극재로 최종 생산된다. 생산된 양극재는 배터리 제조사로 납품이 되고,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스크랩)이나 폐배터리는 에코프로씨엔지에서 회수해 주요 원료를 재추출한다. 

에코프로는 이같은 일련의 과정을 '클로즈드 루프 에코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양극재 생산의 모든 과정을 한 곳에서 이뤄지도록 해 공급망 안정성과 생산 효율을 높인 것이다. 이런 생태계는 전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사례라는 게 사측 설명이다. 

경북 포항시 영일만 산업단지에 자리한 에코프로의 에코 배터리 포항캠퍼스./사진=에코프로 제공

해외로 뻗어가는 '에코시스템'

에코프로는 클로즈드 루프 에코시스템을 포항을 넘어 해외 사업장까지 적용할 예정이다. 해외 공장도 에코프로의 모든 계열사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현재 에코프로는 배터리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과 북미 지역에 해외 양극재 공장 건설을 준비 중이다. 지난 7월에는 SK온, 포드와 손잡고 북미 지역 양극재 생산시설 설립과 투자를 위한 1조원 규모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기도 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캐나다에 확장 계획을 갖고 있다"며 "재활용부터 리튬, 전구체 등이 하나의 패키지 사업으로 다 같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에코프로AP를 통해 고순도 산소·질소 생산 사업에 뛰어든 것도 해외 패키지 진출을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해외에 진출해 고순도 산소·질소를 공급하는 업체와 협력하는 것보다 해당 사업을 하는 자체 계열사를 마련해 공급망 안정성을 높인 것이다.

이 관계자는 "에코프로AP는 기존 사업 영역이 아니지만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테스트베드 삼아 2년 전 신규 사업으로 론칭했다"며 "그룹 내 모든 사업이 함께 패키지화돼 타사 대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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