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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유전자 검사 1분 만에"…LG, 의료 AI 글로벌 판 키운다

  • 2025.07.09(수) 10:00

LG AI연구원, '엑사원 패스 2.0' 공개…정밀도 78.4%
폐암·대장암 특화 모델에 생체 지표 발굴까지
美 밴더빌트와 실전형 AI 플랫폼 공동 개발

엑사원 패스 2.0 성능 비교./자료=LG

LG가 암 정복을 향한 정밀 의료 AI 전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차세대 모델 '엑사원 패스(EXAONE Path) 2.0'을 공개하며 병리 이미지 기반 유전자 분석 기술을 고도화한 데 이어, 미국 밴더빌트대학과 손잡고 글로벌 의료 AI 플랫폼 개발에도 착수했다. 

LG는 지난해 1.0을 시작으로 지난달 ASCO 2025에서 1.5를 공개, 이번 2.0은 그 연장선에 있는 진화형 모델이다. 기존 유전체 분석에 수주 걸리던 시간을 1분 내로 줄였고 새로운 생체 지표 발굴까지 가능해지면서 LG는 AI와 바이오 융합 기술을 미래 성장축으로 정조준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AI와 바이오를 ‘고객의 삶을 바꾸는 기술’로 규정해왔다. LG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바탕으로 두 영역의 융합 성과를 끌어올리는 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AI가 예측하는 질병의 미래

'엑사원 패스 2.0'은 고품질 병리 조직 이미지와 함께 DNA·RNA 기반의 멀티오믹스(Multiomics) 정보를 학습한 정밀 의료 AI 모델이다. 암 등 질환의 조기 진단과 예후 예측, 신약 개발, 개인 맞춤형 치료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병리 조직 이미지는 환자 조직을 현미경으로 촬영한 고해상도 디지털 슬라이드 이미지로, 한 장당 기가바이트 단위의 방대한 데이터를 담고 있다. AI는 일반적으로 이를 수천 개의 패치로 나눠 학습하지만, 이 경우 특정 조직에만 집중해 분석 정확도가 떨어지는 '특징 붕괴(Feature Collapse)'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엑사원 패스는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WSI)에서 암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예측할 수 있다./자료=LG

LG AI연구원은 패치 단위는 물론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까지 함께 학습하는 기술을 적용해 유전자 변이 예측 정확도를 세계 최고 수준인 78.4%까지 끌어올렸다. 1만 장 이상의 병리 이미지와 유전자 정보를 짝지은 데이터를 학습함으로써, 값비싼 유전체 검사 없이도 이미지 분석만으로 유전자 활성 여부를 예측할 수 있게 했다.

박용민 LG AI연구원 AI 비즈니스팀 리더는 "엑사원 패스 2.0은 유전자 검사 소요 시간을 기존 2주에서 1분 이내로 줄인다"며 "의료진과 제약사는 병리 이미지를 통해 유전자 변이를 빠르게 확인하고 이에 맞는 표적 치료제를 식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은 폐암, 대장암 등 특정 암종에 특화된 모델도 함께 공개했다.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표적 약물 치료 대상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엑사원 패스 2.0은 임상시험 현장에서 환자의 치료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 인체 내 특정 유전자나 단백질의 변화를 기반으로 질병 유무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생체 지표 발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전형 의료 AI 플랫폼 만든다

LG AI연구원은 글로벌 의료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 센터(VUMC)의 황태현 교수 연구팀과 손잡고 멀티모달 의료 AI 플랫폼 공동 개발에 나섰다. 기술을 먼저 만든 뒤 임상에 적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실제 임상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며 AI를 개발하는 '문제 기반 접근법'을 택했다.

양측은 임상시험에 참여 중인 암 환자의 병리 이미지·유전자 정보·치료 반응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질병 원인 식별 △조기 진단 △신규 타깃 및 바이오마커 발굴 △환자 맞춤 치료 전략 수립 △치료 효과 예측 기술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황태현 교수는 "우리가 만드는 AI는 단순한 진단 보조 도구가 아닌 실제 의료진이 치료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전형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신약 개발 전과정을 혁신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미국 정부 주도의 '캔서문샷(Cancer Moonshot)' 위암 프로젝트를 이끄는 한국인 석학으로, VUMC 내 '분자 AI 이니셔티브(Molecular AI Initiative)' 창립자이기도 하다.

향후 양측은 암 분야를 넘어 이식 거부·면역학·당뇨병 등으로 연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오는 22일 'LG AI 토크콘서트 2025'를 통해 엑사원 패스 2.0을 대중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LG AI연구원은 미국 잭슨랩(The Jackson Laboratory)과 함께 알츠하이머 인자 발굴 및 신약 개발을, 서울대 백민경 교수 연구팀과는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AI를 공동 개발 중이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과의 AI 기반 신약 개발 협업 논의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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