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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를 각오해야"…이재용에 날린 준감위의 경영 시그널

  • 2025.07.23(수) 16:26

이찬희 위원장 "재판 족쇄 끝…이제 책임 보일 때"
"삼성은 500만 주주 기업…공격적 경영으로 보답해야"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정례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이재용 삼성 회장의 대법원 무죄 판결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제는 죽기를 각오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삼성의 경영 전환을 정면으로 촉구하며,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와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10년에 걸친 사법 족쇄가 풀린 지금 삼성은 다시 '책임경영'이란 시험대 앞에 섰다는 게 이 위원장의 진단이다.

23일 이 위원장은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재판에 대한 굴레에서 벗어난 만큼 이 회장이 진정한 책임경영을 보여줘야 한다"며 "삼성이 발전해야 국민경제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 이제는 공격적 경영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주식을 직접 사고 싶어도 지금 맡고 있는 공적 역할 때문에 매매한 적이 없다"며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 중 500만명 이상이 삼성전자 주주다. 삼성은 이제 단순한 사기업이 아니라 국민경제를 책임지는 기업으로서 보다 기업가적인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책임경영과 관련해 그는 "등기이사 복귀에 대해 많은 위원들이 공감하고 있으나, 위원회 차원의 통일된 권고 수준은 아니다"며 "개인적으로는 조속한 복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오늘 회의에서 그 의견을 공식적으로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상법상 등기이사 복귀는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므로 시기나 방식 등은 결국 회사가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재계 일각서 거론되는 삼성 컨트롤타워 부활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 위원장은 "삼성이라는 큰 기업이 국민경제에 차지하는 비중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감안할 때 컨트롤타워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위원회 내에서도 아직 통일된 입장을 내지 못할 정도로 쉽지 않은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설치한다고 해도 그 기능이나 견제 방식, 운영 구조 등을 어떻게 설계할지는 여전히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며 "결국 회사 내부의 판단이 핵심"이라고 부연했다.

이 위원장은 이 같은 내부 의견을 조만간 이 회장에게 공식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그는 "최근엔 이 회장을 뵐 기회가 없었지만 빠른 시일 내에 간담회든 어떤 방식이든 직접 만나 위원회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며 "그 첫머리에 반드시 책임경영 문제를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사내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부정거래, 시세조종, 회계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해당 사건은 국정농단 수사 이후 '불법 승계' 프레임으로 이어졌고 이 회장은 1심부터 대법원까지 총 102차례 재판에 출석했다.

대법원은 지난 17일 이 회장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기소 기준으로는 4년 10개월,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로는 5개월 만의 결론이다. 첫 수사와 의혹 제기까지 포함하면 10년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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