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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이유 있는 '바이 코리아'

  • 2017.01.12(목) 10:56

코스피 2070선 돌파 주역…11일간 1.8조 매수
IT·철강 등 기업실적 매력 부각…달러고점 인식

연초 외국인의 한국 주식 사랑에 불이 붙었다. 지난해 말부터 11일간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진 끝에 결국 코스피를 1년반래 최고치까지 끌어올렸다. 작년부터 심화된 달러 강세에도 전혀 아랑곳 않고 한국 주식을 쓸어담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와 철강업종 강세에서 알 수 있듯이 실적 기대감이 그대로 반영됐다. 달러 고점 인식 등 시장 여건도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 강달러도 막지 못한 먹성

 

외국인은 지난달 27일부터 전날(11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사들인 규모만 1조8000억원이 넘는다. 전날 순매수 규모는 5000억원에 육박하며 갈수록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덕분에 코스피 지수는 지난 11일 전일대비 30.05포인트(1.47%) 오른 2075.17에서 마감했다. 연중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물론 지난 2015년 7월21일 2083.62  이후 근 1년반만의 최고치다.

 

이런 흐름은 연말연초 달러가 강세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더욱 의외다. 대개 달러-원 환율이 오르면 원화자산 매력이 반감되며 외국인이 주식을 팔기 마련이다. 지난 2014년 이후 달러-원 환율이 빠르게 상승한 경우 어김없이 외국인은 순매도로 대응했다.

 

이번에는 예외였다. 달러-원 환율이 1200원을 상회하는 등 환율 불안이 심화된 가운데서 줄곧 한국 주식을 쓸어담은 것이다.  

 

◇ 실적이 수급우려 잠재워

 

외국인이 환율을 신경쓰지 않고 한국 주식을 매수하는 이유로는 무엇보다 기업 실적 호전이 주목받는다. 단순히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넘어 숫자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보여줬듯이 기업들의 실전 전망 상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 기업의 순이익 규모는 90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100조원 돌파가 전망되고 있다.

 

과거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가 상향됐던 시기에는 어김없이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섰다. 2010년과 2012년에도 그랬고 현재 역시 지난해 이후 EPS가 지속적인 반등 흐름에 놓여있다.

 

외국인 순매수는 실적 상향을 이끄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IT)와 함께 에너지, 화학, 철강업종에 집중되고 있다. IT업종의 경우 한국뿐 아니라 대만 IT업종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는 등 호황기를 맞고 있는 글로벌 IT 업종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다.

 

전날 급등세를 연출한 철강업종의 경우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감과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 전망, 중국의 재고과잉 해소 기대 등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 환율 부담 자체도 반감중

 

여기에 최근 달러가 강세를 보였지만 원화가 다른 통화에 비해서는 견조했고, 가파르게 오르던 달러값이 최근 고점에 다다랐다는 관측도 외국인 매수 강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원화가 달러대비 하락하긴 했지만 엔화 대비로는 강세를 보였고 유로화대비로도 약세가 제한됐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외국인 순매수 중 유럽계 자금이 3분의 2를 치자한 것을 감안할 때 환차손을 우려한 매도 압력이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SK증권도 "달러-원 상승에도 코스피가 강했던 이유는 유로화대비 원화가 강했기 때문"이라며 "유로 캐리자금 유입으로 달러-원은 무시해도 좋을 요인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2015년 초와 지난해 초 사례를 볼 때 달러-원 상승에도 주가가 잘 버티면 그 이후엔 단기 랠리가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최근 위안화 약세가 주춤하는 등 달러가 단기고점 부근에 와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당선으로 크게 올랐던 달러값이 취임 이후에는 진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외국인 역시 달러 단기 고점 인식으로 부담없이 한국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향후 코스피 추가 상승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부분이다.

 

KTB투자증권은 "달러 고점과 위안화 안정 조합은 외국인 투자 관점에서 비달러 표시자산의 가격 매력을 극대화시킨다"며 "한국 주식의 주가 차익과 환차익 기회발생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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