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자회사인 항셍은행 산하의 항셍지수회사(Hang Seng Indexes)가 '항셍테크지수(Hang Seng TECH)'를 출시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이 지수는 샤오미, 알리바바, 텐센트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중국의 주요 테크 기업들의 주가를 추종하도록 설계됐는데요. 연이어 론칭한 상장지수펀드(ETF)도 시장의 호응을 얻고 있어 해외 주식시장에 주로 투자하는 직구족들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항셍테크지수는 항셍지수(HSI),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에 이어 3번째 벤치마크 지수로 지난 7월27일 정식 출시됐습니다. '동양의 나스닥'을 표방하며 야심차게 모습을 드러낸 이 지수는 중국의 30개 테크 기업들의 주가를 추종하는데요.
지수는 출시 이후 준수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첫날 6774.78포인트로 마감한 이후 이달 2일까지 7909.39포인트까지 오름세를 보이며 2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출범 전부터 곳곳에서 기대감이 감지 됐는데요.
지수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글로벌 유수 펀드들로부터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표 테크 종목 중 하나인 알리바바 주가는 꾸준한 상승세입니다.
지수 출범과 동시에 연계 상품도 등장했는데요. 지난 달 28일 홍콩 소재의 중국남방자산운용(CSOP Asset Management Limited)가 항셍 테크지수 ETF를 시장에 내놨습니다. 상품명에서 알 수 있듯이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습니다.
이 상품은 테크 지수 출시 이후 처음 나온 연계 상품인데요. 메인 투자 섹터는 IT 분야로 약 48%를 차지하고 있고, 자유소비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등에도 각각 28%, 14%의 비중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해당 분야에 속해 있는 기업들의 수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성 종목 비율을 보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샤오미(XIAOMI)가 약 1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중국판 배달의 민족 메이투안디엔핑(Meituan Dianping)이 10%,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Alibaba)가 9% 등 비교적 고른 구성 비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상품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첫 거래일에만 한화로 4700억에 달하는 거래액을 기록하며 잉푸펀드(Tracker Fund of Hong Kong)가 갖고 있던 4400억원을 21년 만에 갈아치웠습니다.
향후 전망도 비교적 밝은 편입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에도 중국 테크주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꾸준한 자금 유입이 기대되고 있다"며 "기타 운용사들도 항셍테크지수에 투자 가능한 ETF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지에서도 이를 두고 긍정적인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ETF 상장을 통해 중국과의 갈등으로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 입지가 흔들린 홍콩의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자금을 유치하는 유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패트릭 웡 홍콩상하이은행(HSBC) 증권 서비스 중국 영업·비즈니스 개발 담당 이사는 "신규 기술 지수는 새로운 경제 테마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술 분야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이런 ETF의 도입은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투자수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국제금융중심지로서의 홍콩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테크 지수를 출범한 항셍지수회사의 최고 경영자인 애니타 모 회장은 "테크 지수와 연계한 ETF 상장은 주요 글로벌 테크 기업들에게 홍콩을 금융 중심지로 홍보하는 효과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유수의 펀드 자금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최근 10년간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투자는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홍콩도 예외는 아닙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4400억원 수준을 나타냈던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홍콩 주식 매수액은 지난해 2조7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됐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미국 다음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과연 항셍테크지수 ETF가 우리나라에서도 매력을 발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