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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죽은 공모주 시장, '대어'들이 되살릴까

  • 2022.04.11(월) 06:05

수요예측·공모청약 부진 뚜렷…상장기업 감소
2분기 SK쉴더스·컬리 등 출격…"관심 커질 것"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공모주 투자 열기가 올 들어 눈에 띄게 꺾인 모습이다.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대다수 기업이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에서 잇달아 흥행에 실패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마저 살얼음판을 걷자 일부 기업은 상장 추진 계획을 아예 접었다. 

그러나 2분기로 접어들면서 공모주 시장에 다시 봄바람이 일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기업가치가 조(兆) 단위에 이르는 대어들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가운데 상장 예비심사에 들어간 기업도 40곳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공모가 기대 이하…상장기업도 30% 급감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 20곳(스팩·리츠 제외) 가운데 기관 수요예측에서 희망 가격범위(밴드) 상단이나 그 이상으로 공모가를 확정한 곳은 전체의 절반을 약간 넘는 11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요예측 기업 100%가 희망밴드를 뛰어넘는 가격에 공모가를 결정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이는 최근 3개년 분기 기준으로도 최저 수준이다.

희망밴드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한 기업도 눈에 띈다. 지난 2월16일 상장한 보험대리점업체 인카금융서비스를 비롯해 같은 달 25일 증시에 입성한 벤처캐피털(VC) 스톤브릿지밴처스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10일과 23일에 각각 상장한 빅데이터 기업 모아데이타와 빅사이즈 의류 쇼핑몰 운영사 공구우먼은 희망밴드 하단보다도 20~30% 낮은 가격에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했다.

이들 공모주는 상장 이후 성적표도 저조하다. 증시 입성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이 8곳이나 되고, 시초가가 공모가를 하회한 기업 또한 7곳에 달한다.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그 결과 1분기 상장기업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수익률은 43.9%로 2020년(50.5%)과 2021년(54.4%)보다 떨어졌다. 

상장 자체도 줄었다. 지난해 1분기에는 기업 28곳이 코스피·코스닥에 입성했지만 올해는 30% 가까이 줄어든 20곳에 그쳤다. 유니콘 특례 상장 1호로 관심을 모았던 약물설계 전문기업 보로노이가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 계획을 철회했고 풍력발전 전문기업 대명에너지는 공모가를 40% 이상 낮춰 내달 다시 증시 입성에 도전한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상승으로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진 가운데 기술성장기업으로 상장한 기업들의 성과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SK쉴더스·원스토어 이어 쏘카·컬리 대어 기대감 'UP'

이런 가운데 IPO 시장에선 분기가 바뀌면서 투자심리가 점차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장 대어들이 연이어 상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SK그룹의 투자사업을 담당하는 SK스퀘어 자회사 2곳이 다음 달 공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원스토어는 증권신고서에 희망밴드로 3만4300~4만1700원을 제시한 상태다. SK쉴더스는 3만1000~3만8800원을 적어냈다. 이에 따른 예상 시가총액은 원스토어가 9000억~1조2000억원, SK쉴더스는 2조8000억~3조5000억원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원스토어는 향후 당국이 국내 플랫폼 육성을 목적으로 구글과 애플에 규제를 가할 경우 반사이익을 얻을 여지가 있다"며 "'원스토리'라는 콘텐츠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어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상장을 앞둔 기업 수 자체도 절대적으로 많다. 상장 심사 승인을 받은 기업만 지난달 말 기준 12곳이고 심사 청구 기업은 37곳에 달한다. 

차량 공유플랫폼 쏘카와 새벽 배송업체 마켓컬리, 교보생명, 현대오일뱅크도 2분기 상장이 기대되는 대어들이다. 다만 아직 한국거래소에 상장심사를 청구만 한 상태여서 이후 심사 승인과 수요예측, 공모청약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첫 상장 시도에 나선 쏘카와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분류되는 컬리의 상장은 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한번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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