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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에 때아닌 한파…증권가, 유튜브 확장에 주식 할인까지

  • 2022.05.09(월) 16:45

자금이탈 가속화에 투자자 이목 끌기 한창
선제 마케팅으로 고객 확보…"차별화 기대"

금융시장 불안 여파로 투자심리가 한껏 얼어붙으면서 때아닌 한파를 맞은 증권사들이 투자자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튜브 채널 내 콘텐츠 확장은 다반사고 주식을 할인해 판매하는 증권사까지 등장했다.

이는 전 세계적 긴축과 금리 인상으로 증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수익 급감이 가시화된 영향이 크다. 증권사들은 선제적 마케팅과 차별화된 이벤트로 투자자를 확보하는 한편 이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키우려 애쓰는 모습이다. 

/사진=비즈니스워치

콘텐츠 확장 투자…신규 고객엔 주식 할인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자사 공식 유튜브 계정인 '알파TV'에 '꼭따리, 부동산!'이란 꼭지를 론칭했다. WM(자산관리)솔루션부 부동산컨설팅팀 애널리스트가 직접 출연해 부동산 투자 콘텐츠를 제공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25일 디지털자산 콘텐츠인 '신투자인류 디지털펑크'를 선보이기도 했다. 투자 규모가 급증한 블록체인과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디지털자산 투자 전략을 전담 애널리스트가 소개하며 트렌드를 짚는 코너다. 이미 아침 생방송으로 국내외 시황을 브리핑하는 가운데 또 다른 콘텐츠를 계속 만들면서 유튜브 채널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구독자 100만명을 넘어 '골드 버튼'을 확보한 대형 증권사들도 유튜브에 열을 올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구독자 수가 114만명에 달하는 미래에셋증권은 매일 아침 생방송으로 세계 금융시장 시황을 전하는 '글로벌 모닝브리핑'을 이달 들어 오전 7시30분으로 30분 앞당겼다. 여기에 더해 대형 발광다이오드(LED)월을 생방송에 활용해 직관적이고 임팩트있는 브리핑을 제공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시리즈별 콘텐츠도 강화하고 있다. NFT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신사와 NFT'를 총 10부작으로 제작해 지난달 9부까지 공개했다. 작년에 자체 제작한 웹드라마 '미래의 회사'의 경우 티저 영상까지 포함해 누적 조회 수가 63만뷰를 넘어서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앞서 미디어콘텐츠본부를 신설해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업계 최초로 버추얼 스튜디오 제작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한 고객 확보 외에 주식을 싸게 팔면서 투자자들을 불러 모으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SK증권은 주식을 할인해 판매하는 '주식 타임특가' 이벤트를 지난 3월부터 석달째 진행하고 있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선착순으로 특정 종목을 40~70% 할인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할인 종목은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NAVER, 삼성SDI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알짜들이다. 

대상은 비대면 신규 고객으로, 1인당 1주씩 구매 예약을 할 수 있다. 다만 예약일부터 다음주 금요일까지 100만원 이상을 SK증권에서 거래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9일 이벤트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은 할인을 진행한 지 한 시간이 채 안 돼 매진됐다. SK증권은 "이 이벤트로 5000여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1분기 순익 두자릿수 감소…"고객기반 확보 관건"

증권사들이 이처럼 다양한 이벤트 공세에 나서는 것은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탓이다. 긴축 강화에 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하고 있는데다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 역기저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분기 개인투자자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2조115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5조7419억원)보다 52% 넘게 줄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3000포인트선을 활보하던 코스피가 연초 2600대로 추락한 뒤 회복이 요원해지면서다. 이에 증권사 실적잔치의 '일등공신' 역할을 해 온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그 결과는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작년 순이익 상위 톱5 증권사 가운데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만 하더라도 순이익 감소폭이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21.69% 쪼그라든 2745억원, NH투자증권은 무려 60.23% 급감한 1024억원에 머물렀다. 

아직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하지 않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들 3사의 1분기 순익 전망치(최근 1개월 이내) 합계는 5247억원으로 작년 1분기 8526억원보다 62.49% 적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등 시장 상황에 민감한 사업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진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 부문의 피크아웃(고점통과) 우려가 있다"며 "앞으로 고객 기반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따라 증권사 실적의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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