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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 공시기준 추가공개… ESG공시 체계화될까

  • 2023.01.08(일) 12:00

금융위 SASB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추가번역본 공개
77개 산업 중 40개 공개…나머지는 수요 있을 시 번역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책임투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ESG준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업공시(지속가능성 공시)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한국회계기준원은 6일 지속가능성 공시의 기준점이 될 수 있는 산업별 지속가능성 공시기준(SASB) 국문번역본을 추가 공개했다.

SASB는 2018년 미국 가치보고재단(VRF)에서 제정한 것으로 금융, 소비재, 운송, 인프라, 기술 및 통신, 헬스케어 등 77개 산업별로 지속가능성 공시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제시하고 있다. 

가령 해상운송 산업은 선박 총 운항거리 및 운항일수, 선상 종업원 수 등을 활동지표로 삼아 온실가스 배출량, 종업원의 보건 및 안전, 기업윤리(부패지수) 등을 기록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위가 6일 공개한 내용은 지난 2021년 11월 일부 공개에 이어 두번째로 나온 추가 번역본이다.

이번 추가 번역본에는 △소비재(대형·전문 유통 및 배급. 가전제품 제조) △헬스케어(바이오기술 및 제약, 의료장비 및 의약품) △식음료(가공식품, 담배) △금융(증권 및 상품거래소, 보험) △기술 및 통신(소프트웨어, 반도체, 통신) 등 30개 산업에 대한 공시기준이 들어갔다. 

한편 미국 국제재무보고기준(IFRS)재단 산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만들기 위해 SASB기준과의 통합을 추진 중이다. 

현재까지 ISSB가 공개한 공시기준 초안의 상당부분이 SASB 기준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번에 금융위와 회계기준원이 추가 공개한 SASB 국문번역본이 향후 글로벌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의미다.

금융위는 ISSB의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이 완전히 만들어지고 시행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전까지는 SASB 기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표준협회에 따르면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공시한 우리나라 기업의 24.6%(2021년 기준 34개사)만 SASB기준을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506개사가 SASB 기준을 활용해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공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은 활용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현재 금융위는 ESG공시의 단계적 의무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는 기업 자율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위는 오는 2025년까지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들이 의무적으로 지속가능성 공시를 올리도록 하고 2030년에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의무화를 계획하고 있다.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공시하는 것이 기업 자율에 맡겨진 만큼 공시기준도 기업마다 제각각이다. SASB기준을 활용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의 기준을 따르는 기업도 있다. 한 마디로 ESG공시가 명확하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추가 공개로 SASB기준 총 77개 산업 중 40개 산업의 공시기준 번역본 공개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절반(52%) 정도만 번역한 수준으로 금융위는 아직 번역하지 못한 나머지 산업은 해당 기업의 수요가 있을 시 순차적으로 번역해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서는 한국의 ESG공시 의무화가 너무 늦다는 시각도 있다. 아시아 기업지배구조를 평가하는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는 지난 2020년 발표한 CG Watch2020 보고서를 통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한국의 ESG공시 의무는 너무 늦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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