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회사 지배구조 등을 다루는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자산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 개선 작업에 착수한다. 상반기 내 모범규준을 개정해 운용사들의 책임있는 의결권 행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과 금융투자협회는 자산운용사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 개정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TF 킥오프 회의는 12일 오후에 열렸으며, 주식형 펀드 운용규모와 의결권 행사 업무 전담조직 운영 현황을 고려해 7개사가 참석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월에 열린 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책임있는 의결권 행사를 주문한 바있다. 이 원장은 당시 "자산운용사가 스스로 깊은 고민을 통해 책임있는 의결권 행사 방향을 모색하고 ESG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금투협 모범규준에 따라 운용사의 충실한 의결권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찬성 또는 반대)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운용사들의 의결권을 행사할 때 참고할 수 있는 판단기준이나 ESG 관련 사례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금투협이 제공한 운용사의 의안별 의결권 행사 실태를 살펴보면 의안 평균 찬성표 행사 비율은 81.4%이다. 반대표를 던진 건 4.0%에 그친다. 중립이나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은 비율은 14.6%였다.
TF는 의결권 행사 및 공시 현황을 살피는 동시에 해외 주요국의 규제 현황을 분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최신 주요 이슈에 대한 판단기준을 보완하고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타 제도개선을 검토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논의를 통해 운용사가 책임있게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건전한 기업경영 문화를 선도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주주가치의 제고를 통해 투자자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중 개선방안을 마련한 후 의견수렴을 거쳐 모범규준 개정 등 후속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