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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출범 2주차 ATS 또 잡음…이번엔 정규장 주문 체결 실수

  • 2025.03.12(수) 19:33

정규장 지원않는 증권사 창구서 매매 체결
NXT 실수로 프리마켓 주문 정규장서 체결
금감원도 사고 확인 후 세부 경위 파악 중

지난 4일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트레이드 출범 이후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엔 정규장에서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 증권사에서 정규장 시간에 거래가 체결되는 일이 발생했다. 넥스트레이드 측이 실수로 주문 체결을 열어주면서다. 

이에 해당 증권사는 부랴부랴 거래를 취소했고 관련 투자자들에게 피해 보상을 검토 중이다. 금융감독당국에서도 잇단 오류가 발생하자 ATS 운영을 주시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ATS 정규마켓 거래에 참여하지 않는 증권사 주식거래시스템에서 정규마켓 시간에 매매가 체결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ATS의 운영시간은 △오전 8시~오전 8시50분(프리마켓) △오전 9시~오후 3시20분(정규마켓) △오후 3시40분~오후 8시(애프터마켓) 순으로 이어진다.

ATS가 정식 출범한 만큼 정규마켓 시간에 거래가 체결되는 것은 당연해보이지만, 현재 모든 증권사가 정규마켓 거래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프리마켓과 정규마켓, 애프터마켓에 모두 참여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14곳이다.

반면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 14곳은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만 우선적으로 참가하고, 향후 정규마켓 거래 중개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들 증권사는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 테스트를 통해 거래안정성을 확인한 이후 정규마켓 거래에 참여할 계획이었다.

이번 매매체결 오류 원인은 ATS 운영주체인 넥스트레이드의 운영 미숙으로 보인다. 정규마켓 거래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증권사의 경우, 정규마켓 시간이 되면 프리마켓에 들어온 호가는 자동으로 취소처리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난 10일 넥스트레이드가 실수로 특정 증권사에 정규마켓 참여를 열어주면서 프리마켓에 접수된 호가 일부가 정규 시간에 체결된 것이다. 

오류가 발생한 3월 10일은 해당 증권사의 SOR 테스트 첫 날이었다. 증권사들은 정규마켓 시간에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중 투자자에게 더 유리한 주문이 집행될 수 있도록 SOR을 구축해야 한다. 이에 해당 증권사도 정규마켓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전 모의 거래를 진행했는데, 넥스트트레이드 측의 혼동으로 모의거래가 아닌 실제거래를 허용해주면서 체결되서는 안되는 주문이 거래로 이어졌다.

정황을 종합하면 이번 사안은 구조적인 시스템 오류가 아닌 운영상 단순 실수에 무게가 실린다. 증권사 측은 오류를 인지하자마자 체결된 거래를 취소하고, 투자자 보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사안이 넥스트레이드의 운영 미숙으로 발생한 만큼 넥스트트레이드 측도 보상 책임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서도 해당 사안을 보고받아 살펴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오류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며 "세부적인 내용은 현재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첫 ATS가 출범한지 2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일부 오류가 발견되고 있다. ATS 출범 직전 한국거래소가 진행한 모의테스트에서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음에도 대량·바스켓매매가 그대로 체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급등하거나 급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경우 매매 거래를 중단하는 조치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면 장중 경쟁매매는 모두 중단돼야 한다. 한 종목을 대량으로 거래하는 대량매매와 여러 종목을 한 번에 묶어서 매매하는 바스켓 매매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룰이다.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자 넥스트레이드는 대량·바스켓매매 시장의 개장 시점을 미뤘다.

증권거래세 산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주식·장내파생상품 등을 팔 때 매각할 때 증권거래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매도금액에 따라 매겨진다. 거래소가 한국예탁결제원에 과세 대상을 제출하는데, 이때 매도 건별로 데이터를 산출해야한다. 그러나 넥스트레이드는 같은 계좌의 동일 종목, 가격인 경우 체결 수량과 금액을 합산한 내역을 예탁원에 제공했고, 증권거래세가 잘못 산정됐다. 

시장에선 지금은 ATS에서 거래 가능한 종목 수가 10개에 불과하지만 향후 거래 종목 확대에 대비해 시스템 보완에 촉각을 기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TS는 거래 종목을 오는 17일부터 110개로 늘릴 예정이며 4주차에는 350개, 5주차에 돌입하는 3월31일부터는 800개로 늘릴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에는 거래 종목이 800개로 늘어나는데 과연 그때는 문제가 없을지 지켜봐야한다"며 "마냥 종목을 늘리기 보다는 투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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