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상장한 반도체 소부장 기업 월덱스가 이사 보수 한도 상향 의안을 주주총회에 상정했으나 부결됐다. 올해 벌써 두 번째 부결이다. 2대 주주 VIP자산운용이 3월 정기주총에 이어 이번 임시주총에서도 반대 의견을 냈고, 다른 일반 주주 대다수도 VIP자산운용의 손을 들었다.
VIP자산운용은 월덱스가 탄탄한 수익성을 갖췄는데도 주주환원에는 비교적 소홀했다는 이유로 올해 행동주의 활동을 본격화했다. 월덱스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을 내놓으면서 대응에 나섰으나 소액주주의 표심을 돌리지 못했다.
월덱스는 29일 경상북도 구미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총에 의안 2개를 상정했는데 모두 부결됐다. 첫 번째 의안은 임원 보수 한도를 기존 70억원에서 80억원으로 높이는 이사 보수 규정 제정의 건이다. 이 의안은 주주 투표 결과 반대율 94.6%로 부결됐다.
두 번째 의안은 △2-1. 사내·사외이사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배종식 대표를 제외한 전체 5명, 한도 50억원) △2-2. 대표이사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배 대표 본인 1명, 한도 20억원)의 하위 의안으로 나뉜다. 2-1 의안은 반대율 51.7%, 2-2 의안은 반대율 94.2%로 모두 통과되지 못했다.
월덱스 사내이사에는 배 대표와 그의 자녀인 배영수 WCQ영업총괄 부사장, 배기화 WDX제조총괄 겸 경영전반총괄 이사가 모두 이름을 올렸다. 배 대표는 1분기 말 기준 월덱스 지분 34.7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대 주주는 VIP자산운용(15.49%)이다.
앞서 월덱스는 올해 3월 정기주총에 이사 보수 한도를 80억원으로 높이는 의안을 상정했으나 반대율 69.2%로 부결됐다. 상법상 이사인 주주는 자신의 보수 한도 결정 의안에 자신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당시 VIP자산운용은 월덱스의 주주환원 소홀을 이유로 이사 보수 한도 상향에 반대했다. 정기주총 이후에도 자사주 소각과 장기적인 주주환원정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번에 월덱스가 같은 내용의 의안을 다시 상정하자 거듭 반대하면서 일반 주주의 의결권 대리 권유에 나섰다.
이를 고려한 듯 월덱스는 이번 임시주총에서는 2-2 의안을 배 대표가 의결권을 온전하게 행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마련했다. △사내·사외이사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전체 5명, 한도 50억원)의 경우 배 대표 본인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의결권 행사 제한이 없다.
더불어 월덱스는 밸류업 공시 카드도 꺼냈다. 2030년까지 2600억원을 설비와 신성장동력 마련에 투자하고, 배당성향도 최근 3개년 평균 2.3% 수준에서 2030년까지 평균 10%로 높이기로 했다. 중간 배당 도입을 검토하고 기업설명회(IR) 같은 소통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첫 번째 의안의 경우 정기주총 때보다 반대율이 2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두 번째 의안 역시 배 대표가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한 2-1 의안도 반대율이 50%를 넘어섰고, 역시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는 2-2 의안은 반대율이 90%를 웃돌았다.
소액 주주 상당수가 VIP자산운용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월덱스는 전체 지분의 51%를 소액주주가 쥐고 있다. VIP자산운용이 자사주 소각을 비롯한 구체적 주주환원 정책을 월덱스에 요구하면서 소액주주의 공감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비즈워치와 통화에서 “월덱스에서 주주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전향적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며 “한두 가지만 고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정책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찾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월덱스가 임시주총을 다시 열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에 관련한 의안을 어떤 내용으로 올릴지도 관심사다. 상법상 이 의안이 주총을 통과하지 못하면, 배 대표를 비롯한 월덱스 사내·사외이사는 올해 급여와 상여금 같은 보수를 받는 것이 힘들어진다.
이와 관련해 월덱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다음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