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장 초반 13% 넘게 폭등하며 630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주 급등으로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가 완화된 데다 외국인이 1조7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 넘게 치솟고 있다. 급격한 상승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에서는 매수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됐다.
31일 오전 9시5분 현재 코스피는 어제보다 753.93포인트(13.48%) 오른 6347.49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6968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개인은 1조6375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134억원을 팔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에서도 1조5260억원의 매수 우위가 나타났다.
지수가 개장 직후부터 급등하면서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5분2초 유가증권시장에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전날보다 129.90포인트(14.97%) 오른 997.50을 기록한 데 따른 조치다. 매수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기준 가격보다 5% 이상 오른 상태가 1분 이상 이어질 경우 발동된다. 발동 시점부터 5분간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이 정지된다.
코스닥시장에도 1분 뒤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오전 9시6분3초 코스닥150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99.40포인트(9.33%) 오른 1163.80을 기록했다. 코스닥150 현물지수도 7.91% 상승하며 발동 기준을 충족했다.
반도체 대형주가 폭등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만3000원(20.77%) 오른 2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29만8000원(22.54%) 급등한 162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우는 20.86% 올랐고 SK스퀘어도 29.04%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삼성물산은 각각 16.72%와 14.12% 오르고 있다. 현대차도 6.70% 상승 중이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와 대형 기술주가 급등한 영향이다. 마이크론은 18.4% 폭등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15.5% 올랐다. 샌디스크는 26.0% 상승했다.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아마존도 시간외 거래에서 9%대 강세를 나타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클라우드 성장률과 아마존웹서비스 매출 증가율이 시장 기대를 웃돌면서 AI 투자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되살아났다. 최근 반도체주 급락을 키운 글로벌 레버리지 펀드의 강제 매도가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는 관측도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증권가에서는 장 초반 상승 폭이 지나치게 큰 만큼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전날에도 코스피는 삼성전자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에 장중 5% 넘게 올랐지만 장 막판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기 때문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기계적인 매매도 변수로 꼽힌다. 개인은 이번 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정방향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을 약 1조2000억원 순매수했다. 주가가 다시 급락할 경우 이들 상품의 리밸런싱 매도가 낙폭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레버리지 상품의 시장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지난 30일 기준 단일종목 레버리지 순자산총액은 약 5조7000억원으로 5월30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폭락을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시장 영향력이 상당 부분 축소됐다"며 "주가 및 밸류에이션상 역대급 낙폭 과대 인식을 고려하면 상방 재료가 우위에 있는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