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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의 남자 문태식, 카겜 잭팟 이을 스톡옵션

  • 2020.10.06(화) 17:14

[테크&머니]스크린골프 계열 카카오VX 이끌어
옛 한게임 창업멤버, 언택트 최적 골프사업 추진
카겜 보유 주식가치 120억, 첫 스톡옵션 물량 눈길

카카오에는 스크린골프 사업을 하는 카카오VX란 계열사가 있다. 이 회사는 스크린골프 뿐만 아니라 골즈장 예약 서비스와 골프공·모자 등의 액세서리 판매도 같이 한다.

스크린골프 사업은 지난 7월 기준 전국 1900여개 매장을 확보할 정도로 규모가 꽤 크다.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2위다. 국내 최대 모바일 기업 카카오가 첨단 정보통신(IT) 서비스와 거리가 먼 골프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카카오와 골프'라는 독특한 조합의 중심에는 문태식(51) 카카오VX 대표이사가 자리잡고 있다. 문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함께 삼성SDS에서 근무하다 의기투합, 옛 한게임을 공동창업한 원년멤버다.

또 다른 한게임 개국공신인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와도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카카오란 새로운 지붕 아래 한게임 올드멤버들이 서로를 밀고 끌어주고 있는 것이다. 

문 대표가 이끄는 카카오VX는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맞아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스포츠와 IT를 결합한 통합 골프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으며 헬스케어에 IT 기술을 접목한 이른바 '스마트홈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문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에게 처음으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풀기도 했다. 임직원의 주인의식을 고취해 AI(인공지능)와 VR(가상현실)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서비스에 속도를 내려는 모습이다.

◇ 김범수 의장과 한게임 창업멤버 

문 대표는 스크린골프 같이 골프-IT 기술을 결합한 분야의 전문가다. 연세대 전산과학과 89학번이며, 김범수 의장과 함께 삼성SDS에서 근무하다 한게임을 창업했다.

한게임 설립 초기 PC방 요금정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주로 개발 분야를 맡았다. 문 대표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또 다른 창업멤버인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전국 PC방을 돌아다니며 영업을 하면서 사업 자금을 보탰다고 한다. 

그는 한게임커뮤니케이션 부사장과 NHN게임스 대표, NHN USA 대표를 거친 후 회사를 나와 2007년 온라인게임 개발사 엔플루토를 차렸다. 게임사 운영과 함께 한게임 시절 골프게임 '당신은 골프왕'을 개발한 경험을 살려 아예 골프 회사를 차리기도 했다.

2011년에 스크린골프인 티업비전을 개발했고 이듬해 마음골프(현 카카오VX)를 설립해 골프 사업을 본격화했다. 2017년에 스크린골프 경쟁사인 지스윙을 인수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현재 '프렌즈 스크린'이란 브랜드의 티업비전은 스크린골프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1위 골프존(60%)에 이어 2위(20%)를 차지하고 있다. 

이후 2017년 카카오 계열로 편입하면서 지금의 사명인 카카오VX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당시 카카오게임즈는 스크린골프 사업을 하는 마음골프 지분 100%를 사들이고 가상현실 기반 차세대 게임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 언택트 시대 맞춰 차세대 '홈트' 서비스 속도

카카오 품에 안긴 카카오VX는 주력인 스크린골프 외에도 가상현실과 인공지능 첨단 기술을 융합한 신사업에 역량을 끌어모으고 있다.

우선 스크린골프 사업에선 카카오프렌즈의 유명 캐릭터인 '라이언' 등을 시스템에 도입해 2030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음성인식 인공지능(AI) 기능을 도입, 복잡한 기계 조작을 안해도 음성으로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에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골프 예약 서비스 및 카카오프렌즈의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활용한 골프용품 브랜드를 내놓기도 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동작인식 기능을 적용한 이른바 홈트(홈트레이닝) 앱을 통신사와 협업해 선보였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면서 예상치 못한 호응을 얻고 있다.

LG유플러스를 통해 선보인 '스마트홈트'란 서비스의 올 8월 이용자수(MAU)는 올 1월에 비해 거의 두배 이상, 앱 설치수도 두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카카오 VX는 언택트 시대에 최적화된 비대면 기반의 '스마트 골프장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골프 사업을 통해 쌓아온 빅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에 접목한 것인데, 비대면 자동 체크인부터 라커번호 알림톡, 스마트 통계, 스마트 무인 그늘집, 자동 결제까지 이어지게 하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다.

◇ 한게임 올드멤버와 끈끈한 관계

문 대표가 이끄는 카카오VX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현 보유 지분율 74.79%)다. 아울러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의 자회사(현 보유 지분율 46.08%)다. 지배구조 상으로 김범수 의장을 정점으로 카카오-카카오게임즈-카카오VX로 이어지는 구조다. 

한게임 올드멤버인 김 의장과 남궁 대표, 문 대표가 각자 회사를 통해 지분 투자와 사업 제휴 방식으로 끈끈한 협업 관계를 맺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실제로 문 대표는 이들 다른 올드멤버와 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문 대표는 현재 남궁 대표의 개인 회사이자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플러스투퍼센트'에 2대 주주(48.4%)로 참여하고 있다. 플러스투퍼센트는 남궁 대표가 2014년 7월 창업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 남궁 대표가 지분 51.6%(32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문 대표는 한때 카카오의 2대 주주(11.31%)인 케이큐브홀딩스에 감사로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의 개인 투자회사로 유명하다.

◇ 120억 주식 자산가, 스톡옵션 추가 잭팟 기대

문 대표는 주식 자산가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의 주식 22만여주를 들고 있다. 전체 주식수 가운데 1%에 못 미치는 미미한 수준이긴 하나 카카오게임즈 현 시세(전일 종가 기준)로 120억원에 달하는 적지 않은 지분 가치다. 

문 대표가 또 다른 주식 대박을 터트릴지 관심이 모인다. 카카오VX로부터 처음으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받았기 때문이다.

카카오VX는 지난달 21일 이사회에서 문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 18명을 대상으로 총 11만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지급키로 결의했다. 2012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쥐어주는 것이다.

행사가는 액면가(5000원)의 9.5배인 4만7603원으로 잡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실제 주식 발행 여부나 수량, 금액 등은 향후 행사 가능시점에 스톡옵션 부여자의 행사 결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향후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하고 스톡옵션 지급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는 전체 물량의 32% 가량인 3만5000주를 받았다. 다른 임직원들이 받은 물량에 비해 단연 많다. 문 대표가 받은 스톡옵션 전체를 행사한다면 카카오VX 지분 1.75%(보통주 기준)를 보유하게 된다. 비록 2%에도 못 미치는 미미한 규모이긴 하나 처음으로 자사 주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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