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받아쓰는 것 자체가 너무 큰 노동이잖아요. 그런데 받아쓰지 않으면 음성 녹음을 활용하기 어렵죠. 음성 녹음을 텍스트로 바꾸는데 드는 엄청난 노동을 절감시켜준다는 것. 그것이 저희 서비스의 장점입니다"
액션파워 조홍식 공동대표는 비즈니스워치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최초 인공지능(AI) 받아쓰기 '다글로'(daglo)를 개발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다글로는 액션파워가 자체 개발한 음성인식 기술과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한 AI 받아쓰기 서비스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스페인어, 페르시아어, 태국어 등 9개국어를 지원한다. 액션파워는 해당 서비스를 음성뿐 아니라 동영상 영역까지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고 수준 정확도 '자신'
액션파워는 2016년 설립된 인공지능(AI) 기술 스타트업이다. 사명인 '액션파워'는 '행동력'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회의실에서 결론을 내리기 힘든 문제도 직접 부딪혀보자는 의미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이 경쟁력을 갖는 데 있어 '일단 뭔가를 해보고 결과를 보면서 움직이자' 이런 것들이 굉장히 도움이 된다"라며 "액션파워하자라고 하면 다들 쉽게 공감할 수 있어서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고 앞으로 나아가는 툴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가 강조한 다글로의 장점은 '국내 최고 수준의 정확도(95%)'이다. 특히 발음이 좋은 사람이 스튜디오처럼 노이즈가 없는 환경에서 녹음하면 정확도가 거의 100%에 달한다.
이 대표는 "일반적인 AI 기술 모델은 데이터에서 어떤 것을 뽑아내고 학습했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결정된다"며 "특히 얼마나 양질의 데이터를 갖고 있느냐가 AI 모델의 최종 정확도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데, 7년 동안 다글로 서비스를 하면서 쌓인 노하우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했다.
네이버 '클로바노트'와 같은 경쟁사 서비스가 회의록 작성 등 비즈니스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액션파워는 '성취'와 '학습'이라는 좀 더 포괄적인 형태의 서비스를 지향한다.
조 대표는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좀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공부하고 싶어 한다. 회의를 기록하고 다시 보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며 "다글로는 사람들이 공부하고 싶어 하고 자기계발하고 싶어 하는 욕망을 좀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툴"이라고 했다.
고객사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던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하기도 한다. 발음 테스트를 한다거나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을 위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해당 서비스는 문법적인 교정 없이 발음 나는 그대로 써주는 맞춤형 모델이다.
이 대표는 "외국 회사에서 특히 이런 의뢰가 많이 오고 있다"며 "한류 콘텐츠가 발전할수록 회사에도 도움이 되고, 한류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이런 것들이 좋은 선순환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음성 다음은 동영상
액션파워는 음성뿐 아니라 동영상으로도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시작은 음성이었지만 다음 먹거리는 동영상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동영상 파일을 텍스트로 변환해 긴 영상을 다 볼 필요 없이 필요한 부분만 요약·추출해주는 기능을 만들었다.
이 대표는 "유튜브 등 영상이 넘쳐나지만 이러한 영상이 모두 나에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며 "동영상 자막을 검색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내가 필요한 것을 검색하면 장면을 쭉 찾아서 보여주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텍스트 검색이 주를 이루지만 언젠가는 동영상 검색이 나올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면 글로벌로 가도 멋진 회사가 될 것이다"고 했다.
현재 액션파워의 구성원은 40여명 정도다. 조 대표는 "최근 개발자 임금도 많이 오르고 주변 환경들이 녹록지 않았는데 감사하게도 초창기 개발자분들이나 공동 창업자분들이 다 남아 있다"며 "7년 동안 연구개발진들의 퇴사율이 거의 없었는데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즐겁게 오래 일할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라고 했다.
액션파워의 목표는 좋은 서비스, 더 사랑받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조 대표는 "추상적일 수도 있지만 '사랑받는 기술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면 다음 세대에 희망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며 "다음 세대들이 즐겁게 살고 일할 수 있는 산업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