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주동일 기자]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블록체인 게임 업계의 '스팀'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스팀은 글로벌 PC게임 유통 플랫폼이다. 장 대표는 위메이드가 기존 게임에 블록체인을 쉽게 접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1분기, 100개 게임 온보딩
장 대표는 17일 벡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위메이드가 미르4 글로벌을 출시할 때 IP를 중시했다면, 이젠 스팀처럼 되려고 한다"며 "엄밀히 따지면 스팀같은 유통 플랫폼이라기보단, 각 게임이 가상자산 경제 생태계를 갖게 해주는 '디지털 이코노미 솔루션 플랫폼'이 되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올해 초 연내 자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에 100개 게임을 온보딩(블록체인 플랫폼 입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실질적으로 올해 안에 목표치를 달성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장 대표는 "작년에 오픈 블록체인 플랫폼이 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지난 1년을 돌아보면 많은 진전을 이뤘다"며 "현재 게임이 스무개 정도 돌아가고 있고, 연말까지 100개 게임을 채우겠다고 한 건 조금 지연돼 내년 1분기 100개쯤 될 것 같다.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년엔 오픈 플랫폼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미르4 글로벌에 블록체인 경제 생태계를 적용해 성공을 거뒀지만 완벽하진 않았다. 조금 더 고민하고 그간 성공과 실패를 학습하다 보니 게임 기획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현재 기술적으로는 게임에 블록체인 경제 생태계를 적용하는 데에 채 한달이 안걸려 기술적인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3년 내 대부분 게임이 블록체인 적용"
P2E(블록체인 게임)가 조만간 주류 게임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장 대표는 "3년 안에 거의 모든 게임이 블록체인 경제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 믿는다"며 "각 게임이 토큰을 발행하고 NFT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이유는 게임이 더 재미있어지기 때문"이라며 "모든 게임이 이런 흐름이 따라갈 것이고 유저들이 먼저 요구하기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많은 게이머들이 게임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블록체인 접목을 반발한다"며 "윷놀이를 예로 들면, 게임에 사용하는 바둑알에 개당 100원씩 가치를 부여한다고 게임성이 헤쳐지진 않는다. 오히려 훨씬 재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인 생태계, 유저 먼저 위해야"
장 대표는 게임에 구현한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토크노믹스)가 이용자를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토크노믹스를 적용하면서 얻은 깨달음은 토크노믹스는 유저를 위한 것이라는 점"이라며 "단순히 회사가 코인을 만들어 파는 것만으로 성공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가능하지 않은 모델을 택하는 서구권 기업들이 있는데, 그러다보니 서구권 유저들 사이에선 블록체인에 대한 반발심이 높아지고 블리자드같은 회사는 NFT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선언까지 했다"며 "오히려 그런 오해가 있을 때 저희가 잘해서 경쟁자들보다 앞설 수 있는 일을 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코인) 위믹스의 유통량이 투명하게 운영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대해 장 대표는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얼마나 큰 잘못인지를 떠나 코인 투자자와 주주들이 불확실한 상황을 겪게 한 건 굉장히 큰 잘못이고, 그 잘못은 회사의 가장 큰 책임자인 대표이사에게 있다고 생각해 이 자리를 빌어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위메이드는 이제 틀을 갖춘 단계고, 이 위에 여러 서비스를 올리는 게 과제"라며 "어려운 환경에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한 덕분에 선두 자리에 섰고, 앞으로 범용 블록체인으로서도 1등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