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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바이오]"정치 불확실성에 투자유치도 난망"

  • 2025.01.22(수) 08:10

계엄 여파로 투자유치 등 일정 줄줄이 밀려
국가 신뢰도 하락, 글로벌 경쟁력 약화 '우려'

바이오 업계가 비상계엄, 대통령 탄핵 사태 등이 촉발한 시장 불안으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투자 유치 등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A사는 유상증자 계획을 확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치 관련 돌발 이슈로 주가하락 등 시장에 혼란이 발생해 유상증자가 불발될 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정치 불안에 시장변동성 커져…맘놓고 자금조달 못해 

이 회사는 작년 연말 유상증자 계획을 세웠다가 비상계엄 사태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일정을 미뤘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주가 흐름은 나쁘지 않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이 또 발생할지 몰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모 시장을 살펴보더라도 비상 계엄 이후 시장의 불안이 얼마나 큰지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에 상장한 온코닉테라퓨틱스, 온코크로스, 듀켐바이오는 공모가 하단밴드보다 27~34%로 하향 조정해 코스닥에 입성할 수 있었다. 이들 회사의 현재 주가 역시 공모가 수준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비상장 바이오기업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재무적·전략적 투자 유치나 공동 개발 계획이 줄줄이 밀리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비상장 기업들은 단 몇개월만 투자가 지체되더라도 경영난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는 설명이다. 

B사 관계자는 "계엄 사태 이후 투자사와 출자자(LP) 보수적 기조가 더 강해졌다"면서 "기업들 역시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스탠스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에 뒷목, 정책 혼선도 가중

업계에서는 환율 상승으로 해외 임상 등의 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도 걱정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계엄 사태 지속이 국가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글로벌 기술 수출이 필요한 국내 바이오기업의 신뢰도를 떨어뜨리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업계가 비상계엄 사태의 조기 종식을 통한 시장 안정화를 한 목소리로 외치는 이유다.  

정책 분야에서도 혼선은 가중되고 있다. 바이오벤처 육성 방안을 발표하고 국가바이오위원회 구성을 예고하는 등 산업진흥책을 내놓고 있지만 당장 현실에 와닿지 않는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바이오 산업을 부흥시키겠다고 하지만 실무에서는 올해 R&D 예산을 깎는 모순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어려운 바이오산업을 위한 즉각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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