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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노트]"부자들이요? 액션이 빠릅니다"

  • 2019.05.14(화) 10:29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도심내 빌딩, 수익률보다 잘 팔릴 수 있는 상품 찾아야"
"내집마련, 최고점 대비 몇% 빠지면 사겠다는 목표 있어야"

부자들은 어떤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릴까. 그들은 자산을 어떻게 관리할까. 그들은 어떤 투자철학을 갖고 있을까.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지만 그들에게 직접 얘기를 들어볼 기회는 적다. 그래서 우회해보기로 했다.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금융, 부동산, 세금 전문가들을 만나보기로 했다. 전문가들의 조언과 함께 자산가들에 대해 살짝 귀동냥을 해보기로 했다.[편집자]

"부자들이요? 액션이 빠릅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부자들과 일반인의 가장 큰 차이를 이 한마디로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10여년 전 압구정지점 고객을 상대로 강의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서울에서 뜰 수 있는 땅이 정해져 있었는데 압구정을 마주보고 있는 성수 지역이 포텐셜(잠재력)이 큰 땅이라고 추천했더니 바로 다음날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같은 정보를 받아도 부자들은 액션을 하고 보통 사람들은 안한다"면서 "10년 전 금융위기 당시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다 망하는거 아니야 하면서 아무 것도 안했지만 일부 돈 있는 사람들은 건물도 사고 아파트도 사면서 더욱 부자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여유가 있어서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쉽게 사서 오랫동안 안파는 경향도 짙다"고 설명했다. 10년, 20년 보유하면서 자산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얘기다.

이 센터장은 은행의 PWM(Private Wealth Management)고객을 상대로 부동산컨설팅을 한다. 집이나 부동산을 제외하고 현금자산 30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자산가를 주로 만난다.

요새 부자들의 관심사는 역시나 변동성이 큰 금융시장에서 변동성을 헤지할 수 있는 상품들에 쏠려 있다.

이 센터장은 "수익률이 높지 않지만 안전한 상품에 관심이 많다"면서 "채권형 혹은 주식형이라도 변동성이 적은 대체상품쪽이나 부동산펀드 등을 주로 한다"고 설명했다.

추가 매수 타이밍 묻기도

이어 "임대사업에 등록하신 분들은 마음이 편한 듯하고 등록 안한 다주택자들은 고민이 많다"면서도 "시장이 살 수도 팔 수도 없는 상황인데다 대부분 좋은 물건들이라 종합부동산세 때문에 팔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추가로 자식들 때문에 집을 사야 하는지 타이밍에 대한 고민을 하거나 요즘엔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을 사야 하느냐는 문의도 꽤 들어온다"고도 말했다.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니즈는 여전히 많다고 한다. 자산규모에 따라 조금 투자하는 경우 오피스텔, 그 위는 상가, 자산이 더 많은 사람들은 도심내 중소형 건물 순으로 투자를 한다.

자산가들이 주로 선호하는 것은 도심내 중소형 건물이지만 최근 도심내 땅값이 큰폭으로 상승하고 공실도 많아지면서 투자리스크가 커졌다는 것이 이 센터장은 물론이고 많은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서울내 중소형건물 인기 여전하지만…

이 센터장은 "요즘은 한번 공실이 발생하면 1년 이상 장기화되는 듯 하다"면서 "자산가들은 공실이 나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임대를 넣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임대인들이 이렇게 버틸 수 있는 것은 금리가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공실이 많이 생기면 임대료가 낮아지고 이 경우 매매가가 떨어져야 하는데 오히려 매매가는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 이유를 여전히 수요가 많은 점을 꼽았다. 그는 "시중에 돈이 너무 많다"면서 "서울 땅은 전국에 있는 자산가들이 투자를 하려고 몰리고 최근엔 자산운용사나 연기금, 법인 등 그런 건물을 찾으려는 곳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런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엑싯(현금화)을 잘 할 수 있는지 여부"라면서 "수익률 높은 곳은 경기도나 인천에 7~8%까지 가는 상품도 있지만 결국 엑싯이 문제이기 때문에 서울 안에 강북권을 포함해 잘 팔릴 수 있는 상품을 사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새 젊은 직원들, 특히 40대 전후의 직원들로부터 언제 집을 사야 하느냐는 문의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최근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세미나에서도 참여율이 너무 높아 다 받지 못할 정도로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이 센터장은 "대출을 활용해야 한다"면서 "3억원 정도 종잣돈이 있으면 2억원을 대출받아 집을 마련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처음에는 핵심지역에 접근하기 어려우니 핵심지역 옆이나 신도시 등을 싸게 분양받은 후 점점 불려나가는 스노우볼 효과를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건축보다 초기자본 덜 드는 재개발 노려볼만

그는 "섣불리 집을 사는게 아니라 시장을 주시하면서 두세군데 후보지를 정해놓고 작년 최고점 대비 10% 빠지면 사겠다는 등의 목표가격을 정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않으면 이도저도 못하고 조정기를 흘려보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센터장은 또 목돈이 들어가는 재건축보다는 서울 상계·수색·신림동 등의 재개발 초기단계를 노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3억~4억원 이내로 초기자본이 재건축보다 덜 들어가는 곳들이 있다"면서 "전세를 살면서 10년 이상을 바라보고 투자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는 2022년부터 분양하는 3기 신도시 역시 내집마련을 하는 입장에선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이 센터장은 "3기 신도시는 서울 수요를 분산하기보다는 서울을 확장시키는 역할"이라며 "그런 면에서 서울 집값을 떨어뜨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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