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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종부세' 나올 매물도 들어간다

  • 2021.04.28(수) 14:13

종부세·양도세율 높여 매물출회 유도 '7.10대책' 무력화
4월 거래 감소·강남 중심 증여만 늘어…거래위축 지속

정부와 여당의 '오락가락' 세금 정책이 집값을 떨어뜨리기는커녕 불확실성을 확대해 기대감만 키우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애초 오는 6월 과세기준일 이전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등의 보유세 부담에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이것이 집값안정으로 이어지도록 하는게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7.10대책의 정책 목표다.

6월 이전 집을 팔려면 사실상 이달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해야 하는데 4월 막바지에 이르도록 매매는 큰폭으로 감소했고 증여만 늘어난 상황이다. 최근 여당 내에서 종부세와 재산세 등 부동산 세금을 완화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사실상 '세금'으로 압박해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은 무력화된 상황으로 풀이된다.

◇ 정치권 '갈팡질팡' 7.10대책은 사실상 무력화

여당 내에서 부동산 세금관련해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이어지고 있다. 재보궐선거 직후엔 종부세 기준을 현행 9억원(공시가격)에서 12억원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등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완화 쪽으로 기우는듯 했다.

이내 당내외 반발이 커지면서 부동산 세금 논의를 중단키로 하더니 또다시 어제(27일)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부동산 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앞으로 부동산특위는 주택공급, 주택금융, 주택세제 및 주거복지 등 관련 현안 모두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언론인터뷰 등을 종합할 때 재산세, 양도세, 종부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되 6월 이전에 결론을 낸다는 방침으로 읽힌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역시 26일 주택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종부세 기준 완화 여부에 대해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정부는 지난해 7.10대책을 통해 종합부동산세율을 현행 0.5~3.2%에서 0.6~6.0%로 큰폭으로 인상했다. 과세기준일인 6월1일 이전 집을 팔면 종부세 폭탄을 피할 수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가산세율 또한 현행보다 10%포인트씩 인상했다. 이 역시 올해 6월부터 적용, 6월 이전 매물 출회를 유도해왔다.

특히 올해 공시가격까지 큰폭으로 뛰면서 세금 부담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애초 3~4월 일부 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왔지만 현재로선 이같은 기대는 사라진 상황이다.

매물은커녕 오히려 내놓으려던 매물도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올해들어 감소세를 보였던 증여 또한 큰폭으로 늘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거래 줄고, 증여만 는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는 7524건을 찍더니 ▲올해 1월 5771건 ▲2월 3853건 ▲3월 3692건으로 감소세다. 4월은 한달이 거의 지난 상태이지만 1048건(28일 기준)에 불과하다. 

이미 시장에서는 올해 세금부담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지난 연말 매매든 증여든 사실상 정리가 된 상황이어서 올해 나올 매물은 많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세금 완화뿐 아니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까지 커지면서 매매는 더욱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대신 올해들어 감소세를 보인 증여가 지난 3월 또다시 큰폭으로 늘어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증여가 지난해 11월 2400건을 찍더니 ▲12월 2167건 ▲1월 1026건 ▲2월 933건 등 감소세였으나 ▲3월 2019건으로 큰폭 증가했다.

이는 강남에서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84건 ▲1월 65건 ▲2월 129건에서 ▲3월 812건으로 폭증했다. 강남 증여 건수로는 역대 최대치다. 심지어 강남에선 매매보다 증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종부세 등의 완화 여지가 있어서 더욱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고 증여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엔 고액자산가 중심으로 증여상담이 많았고 부자들만의 문제로 생각했는데 최근엔 증여 등을 고민하는 범주가 자산규모 상으로 보면 상당히 아래로 내려왔다"며 "집 두채 정도만 있어도 증여 등을 고민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제 나올 수 있는 매물은 다 나왔을 것"이라며 "시장은 강압적으로 쥐어짜듯 옥죄면 결국 다른 출구를 찾기 마련이어서 앞으로도 증여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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