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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비싸다더니, 이젠 합리적?…분양가 체감 달라졌나

  • 2023.03.10(금) 06:35

영등포자이, 국민평형 12억원대도 흥행 거뜬
분양가 지금이 최저?…하락세 잦아든 영향도

부동산 시장 침체 흐름 속에서도 최근 서울 주요 분양 단지에 수요가 몰려들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 분위기가 다소 바뀌고 있다는 분석에 더해 입지와 가격 등에 따라 일부 단지에 수요가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분양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인식에 더해 최근 집값 급락세가 잦아들면서 서둘러 움직이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각종 규제가 완화하면서 분양가가 과하게 높지 않으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분양가 평가 엇갈렸던 영등포자이, 흥행 성공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최근 진행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아파트의 1순위 청약에 약 2만명이 몰리면서 200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해 흥행에 성공했다. ▶관련 기사: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청약 2만명 몰렸다…"최고 356대 1"(3월 8일)

이 단지는 1.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에서 진행한 첫 분양 단지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하는 시장 침체기 속에서 과연 정부의 규제 완화 효과가 나타날지가 관건이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초역세권에 목동과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입지는 좋다는 평가가 많았다. 공급 물량이 많지 않은 서울인 데다가 대단지(707가구)의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에서 흥행 가능성은 충분했다.

다만 분양가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이 단지 분양가는 3.3㎡(평당) 평균 3411만원으로 필수 옵션 등을 고려하면 국민평형(84㎡)이 12억원대다. 조합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한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인근 신축에 비해 1억~2억원가량 저렴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반면 앞서 분양을 진행했던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의 84㎡ 분양가가 13억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입지 등을 고려했을 때 다소 비싼 것 아니냐는 인식도 있었다. ▶관련 기사: 활기 찾은 견본주택 "영등포자이, 입지 좋은데 분양가 고민"(2월 24일)

시장 침체기 속에서 집값이 지속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였다. 당장은 시세보다 저렴할지 몰라도 주변 집값이 지속해 떨어질 경우 2~3년 뒤에는 비싼 가격이 될 거라는 우려였다.

잦아든 급락세에 규제 완화 영향…가격 인식 변화

결과적으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흥행에 성공했다. 입지나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한 수요자들이 많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추첨제를 적용하고 전매제한 기간이 1년으로 대폭 줄어드는 등 규제 완화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특히 올해 들어 분양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하고 가격 하락세가 완화하기 시작하면서 수요자들이 분양가를 바라보는 인식이 다소 달라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집값이 급락할 때는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해도 비싸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컸는데, 이제는 '합리적'이라고 여길 수 있을 만한 환경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서울 주요 분양단지 평당 분양가. /그래픽=비즈워치.

실제 지난해 말 분양을 시작한 둔촌주공의 경우 당시에는 분양가가 비싸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청약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진행한 무순위 청약에는 4만명이 몰리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무순위청약 규제 완화로 전국 수요가 몰린 영향도 있지만 가격 경쟁력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수요자 입장에서는 집값 침체기 속에서 영등포 자이 디그니티의 분양가가 다소 비싸게 인식됐을 수는 있다"며 "하지만 아주 저렴하지는 않더라도 건축비나 인건비, 토지 가격 등이 오르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는 비싸다고 보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서 둔촌주공이나 장위자이가 분양을 시작했을 때는 집값이 급락하던 시기라 가격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이제 서울의 경우 하락세가 완화하고 있는 만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면 합리적이라고 여길 여지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도 이런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전매 제한 등의 규제가 있을 때는 해당 기간에 재산권 행사를 못 하는 등의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분양가가 시세보다 10%는 저렴해야 메리트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런 규제가 사라진 뒤에는 주변 시세와 같은 가격이라도 신축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메리트가 있다고 여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분양가가 앞으로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인식이 수요자들을 움직이게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지금 서울에서 청약을 하려는 수요자들은 지금보다 분양가가 더 내려가지는 않을 거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원하는 아파트 단지의 분양이 언제 나올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최근에는 시장이 바닥을 다지는 흐름이 나타나자 청약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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